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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나노 사회의 그늘

4월 7일 와플 QT_주말칼럼

2024-04-07
주말칼럼 - 나노 사회의 그늘 

호모 커네티쿠스, 관계를 갈망하며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일컫는 말입니다. 물론 관계 속에서 상처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계 속에서 얻는 기쁨은 우리네 삶의 큰 행복이며 살아가는 이유가 됩니다. 서울대 소비 트랜드 연구팀은 해마다 책을 발간하고, 그 해의 트랜드 키워드를 발표합니다. ‘평균 실종’, ‘도파밍’, ‘소확행’, ‘분초 사회’ 등 그동안 연구팀이 만든 많은 키워드 가운데 ‘나노 사회’라는 키워드에 관하여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전체 인구의 40%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가구 기업 이케아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 38개국의 소비자 3만 7천 428명을 대상으로 2023년 한 해 동안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설문조사 리포트 ‘2023 라이프 엣 홈’을 통해 한국인의 고독 지수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공동체나 이웃과 더불어 지내는 것보다 집에 홀로 있을 때가 더 행복하다는 답이 40%입니다. 일본 35%, 미국 31%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식구들과 함께 웃는 기쁨도 하위입니다. 세계의 평균은 33%인데 우리나라는 14%에 그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30대 미혼 남성 비율이 50%를 넘겼습니다. 여성을 합쳐도 30대의 혼인율은 42%에 불과합니다. 결혼 적령기 남녀의 미혼 비율이 갈수록 높아집니다. 이제 25세에서 49세까지의 우리나라 남성 중 거의 절반 정도인 47.1%가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습니다. 같은 연령대에서 여성은 3명 중 1명꼴인 32.9%가 미혼입니다. 이것은 2020년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현재까지 가장 최신 자료입니다. 그런데 10년 전 자료인 2010년과 비교했을 때 남성은 무려 11.8% 포인트, 여성은 10.3% 포인트나 미혼율이 늘어났습니다. 한국 사회는 현대에 들어서 늘 급변해 오긴 했지만, 인구에 관한 것도 10년 사이에 극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인간은 에덴동산에서 죄를 지어 실낙원 했을 때 무화과나무(FIG LEAF)로 수치를 가렸습니다. ‘FIG LEAF’ 두 문자를 따오면, 실낙원 이후 두려움(Fear), 소외(Isolation), 죄의식(Guilty Feeling), 고독(Lonliness), 추방당한 느낌(Exileness), 분노(Anger), 좌절감(Frustration)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고독을 느끼고, 이러한 고독은 가족을 통해 치유됩니다. 만일 가정에서 고독이 치유되지 못한다면 인생은 정말 방황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결혼은 인간의 원초적 고독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편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결혼으로 인해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자라온 환경과 가치관이 다른 두 사람이 한 지붕 아래에서 살아가는 것은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모난 인격이 다듬어지고 성장하며, 서로가 협력하며 얻는 기쁨은 모든 힘듦을 이기는 큰 힘이 됩니다. 비바람 치는 추운 세상에서 서로의 지붕이 되어 이제는 더 이상 비 맞지 않으리, 더 이상 추워하지 않으리라는 아파치족 추장의 결혼 축시처럼 결혼은 세상이 줄 수 없는 깊은 안식과 기쁨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생명보다 더 사랑하는 존재를 가진 삶은 행복할 것입니다. 주는 사랑이 더 행복한 유일한 곳, 아가페 사랑이 꽃피워질 수 있는 유일한 곳이 결혼이고 가정입니다. 된장찌개 하나 오글보글 끓여놓고 알콩달콩 행복할 수 있는 곳이 가정이고 결혼입니다.


아직 결혼 적령기를 맞이하지 않은 청년들을 돌아보며 생각해 봅니다. 청년기 소외 중 가장 무서운 소외는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소외입니다. 나노 사회의 그늘에서 일어나 공동체로 들어가십시오. 그리스도를 만나면 아무리 힘들어도 마음의 천국을 누리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외롭지 않게 심중 천국 누리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노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수식을 통해 자녀를 다 떠나보내고, 배우자도 하늘나라로 먼저 보낸 후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 역시 나노 사회의 어둠으로부터 나와야 합니다. 가까운 노인복지센터에서 학습이나 운동 혹은 힘닿는 대로 봉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공동체가 주는 기쁨과 행복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크리스천에게 은퇴란 없습니다. 끊임없이 주님과 동행하는 삶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 시대의 모든 이들이여, 이제 나노 사회에서 나와 하늘 비전 품고 날아봅시다!”




작성자 : 엄정희 교수 (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 북쌔즈 가족상담소 소장, 유튜브방송,<Dr.Duck 결혼에비학교> 진행, 도서출판 북쌔즈 대표)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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