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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성경 모든 본문에서 그리스도를 설교하라

팀 켈러의 스승 에드먼드 클라우니에게 배우는 설교

저자명 Edmund P. Clow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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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고상섭 목사(그 사랑교회) /  출판사 다함 / 작성일 2023-07-28

본문

팀 켈러를 통해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가 많이 알려졌지만, 막상 그리스도 중심 설교에 대해 공부하려고 하면 브라이언 채플의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외에 다른 책들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구약을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와 시드니 그레이다 누스의 <구약의 그리스도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등의 책들도 있었지만, 구약에 국한 된 내용이어서 도움이 되지만 구체적으로 그리스도 중심 설교 자체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은 면이 있었다.  


팀 켈러의 그리스도 중심 설교를 이해하려면 팀 켈러의 스승이었던 에드먼드 클라우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그동안 번역되지 못해서 소개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이렇게 번역이 되어서 그리스도 중심 설교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이해를 할 수 있게 된 점은 감사한 일이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1장 ‘성경 전체에 계신 그리스도’는 그리스도 중심 설교에 대한 토대가 되는 신학적인 이론 강의를 요약해 놓은 것이고 2장 ‘예수님을 나태는 설교 준비하기’는 그리스도 중심 설교를 할 때 어떻게 구성하고 설교할지에 대한 내용이다. 그리고 나머지 3장부터 15장까지는 에드먼드 클라우니의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의 예를 소개하고 있다.  


1장 성경 전체에 계신 그리스도  


에드먼드 클라우니의 책을 읽은 사람들 중에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1장의 이론적 배경이 함축적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 읽으면 함축적 문장 안에 담긴 의미를 이해할 수 있지만 그리스도 중심 설교를 배우고자 하는 입문자가 읽기에는 설명이 부족하다.  아마도 신학교에서 클라우니의 강의를 요약한 내용이기에 좀 더 친절한 해설이나 안내가 필요해 보인다.  


클라우니는 성경 모든 본문에서 그리스도를 선포하지 않으면 우리의 설교가 유대 랍비의 설교와 차이가 없다고 말하면서 성경의 모든 본문은 그리스도를 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예로 그리스도는 구약에서 주와 종으로 등장하고 그것은 다양한 상징과 모형으로 드러나 있음을 증명한다.  


특별히 클라우니는 성경은 인간 저자들의 작품이지만 영감된 하나님의 작품이기에 한 사람이 쓴 것 같은 통일성과 흐름이 있다고 말하면서, 단순히 본문이 말하는 의미를 넘어서 저자인 성령께서 의도하신 정경적 해석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스도에 대해 증거하는 많은 본문들이 구약에 나타나지만 저자 자신도 자신이 쓴 글을 모두 이해한 것은 아니다. “구약의 기독론이 가지고 있는 예언적 풍성함은 이스라엘을 향한 말씀의 근거를 넘어서는 것이다. 심지어 다윗 왕조차도 자신이 쓴 글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리스도에 대해 성경이 증거하는 것, 그것이 곧 성경이 기록된 궁극적인 이유이며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로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준다.”(82쪽) 


 64쪽에 나오는 클라우니의 도표는 단순히 구속의 역사를 드러내는 구속사적 설교와 그리스도 중심 설교의 차이점을 잘 보여준다. 구약의 사건에서 본문의 의미를 주해한 후 구속의 역사를 밝히고 그리스도께서 성취한 사역에 대한 의미의 적용까지 나아가기 때문이다. 이 도표는 다른 설교와 그리스도 중심 설교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팀 켈러는 이 도표를 이용하여 두 단계를 더 발전시켜서 그리스도 중심적 적용의 단계를 더 풍성하게 하기도 했다.) 


2장 예수님을 나타내는 설교 준비하기  


클라우니의 그리스도 중심 설교의 핵심은 은혜가 순종으로 이어지는 순서에 있다. 인간의 순종과 노력에 앞서 하나님이 먼저 인간을 위해 행하신 사랑이 있다. 그 사랑을 깨달을 때 사람은 자연스럽게 순종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과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행하신 그리스도의 삶을 드러내는 것이다.  


또 클라우니는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는 단순히 성경 본문 안에서 그리스도를 찾아내는 발견의 과정이 아니라 평생을 그리스도와 동행하는 연합된 삶의 과정임을 분명히 선포한다. “당신의 설교에 주님이 축복해 달라거나 혹은 설교를 잘할 수 있도록 기름부어 달라는 식의 일반적인 기도를 하지 말라. 기도로 주님과 친밀한 시간을 가지며 그분의 임재를 구하라. 당신의 설교를 듣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이 주님을 인지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라”(100쪽)  


진정한 그리스도 중심 설교는 언제나 그리스도와 동행하는 삶의 뿌리에서 흘러나온다. 마틴로이드 존스 목사는 육의 힘으로 설교하는지 영의 힘으로 설교하는지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육의 힘으로 설교했다면 행복감을 느끼고 한껏 고양된 감정을 느끼겠죠, 그러나 성령의 능력으로 설교한다면 경외감을 느끼고 겸손해질 것입니다.”   


팀 켈러는 <설교>에서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는 감정(emotion)과 정감(affection) 으로 되어 있는데 정감은 가장 깊은 욕망이며 정감의 변화가 있을 때 삶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또 정감이 변화되려면 ‘어떤 대상에 대한 아름다움과 탁월하심’을 만날 때 변화된다고 설명한다. 결국 참된 삶의 변화는 ‘어떤 대상’이 있어야 하고 그 대상의 ‘아름다움과 탁월함’을 선포할 때 생기는 것이다.  결국 설교를 통해 그리스도가 선포될 때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아름다움과 탁월함에 반하게 되고, 그리스도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게 된다.  


결국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란 단순한 설교의 기술이나 방법이 아니다.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이며 성경이 기술된 방식대로 설교하는 것이다. 모든 성경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고 그리스도 중심적일 때 비로소 성경의 본 뜻을 명확히 알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클라우니는 그리스도 중심 설교에 가장 방해되는 것이 설교자 자신의 자의식이라고 말한다. 더욱 그리스도를 닮아갈수록 설교자의 설교뿐 아니라 삶 전체가 그리스도 중심적이 된다.  “(설교자)의 자의식은 언제나 우리가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것을 방해한다. 우리가 그분의 임재를 인식하지 못하면 그분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수 없다. 주님 그분 자체를 바라보는 것이 해답이다. 청중의 눈을 돌려 그분을 보게 해야 한다.”(105쪽)  


그리스도 중심 설교는 결국 설교자가 중매자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청중이 설교자를 대단하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설교 속에 드러난 그리스도를 만나야 한다. 설교에서 그리스도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인간적인 교훈과 윤리를 강조할 수 있고, 그것은 율법주의나 반율법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  


3장~15장의 설교  


처음 등장하는 ‘아버지의 환영에 참여하기’는 누가복음 15장을 중심으로 설교한 내용이다. 팀 켈러는 자신의 스승인 에드먼드 클라우니의 이 설교를 듣고 발전시켜  <탕부 하나님>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집을 나간 둘째 아들과 집에 있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첫째 아들 모두는 다 잃어버린 사람들이고 아버지는 여전히 두 아들을 모두 용납하는 기다리시는 아버지로 등장한다. 둘째 아들로 등장하는 반율법주의와 첫째 아들로 등장하는 율법주의는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을 기억할 때 회복된다.  


클라우니는 그리스도 중심 설교의 대표적인 예를 하나씩 소개한다. 성막이라는 예표를 중심으로 하나님의 임재와 구약의 성막, 성전을 거쳐 그리스도의 성육신으로 이어지는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를 보여주기도 하고, 여호수아서에서 여호와의 군대장관을 통해 성육신전의 그리스도의 등장을 설명한다. 또 다윗을 통해 선지자와 제사장 왕의 직분이 그리스도께로 연결되어 있음을 설명하기도 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이땅에 시작되었다는 예수님의 누가복음 설교를 통해서는 구약의 배경을 연결해서 모든 성경이 그리스도로 이어짐을 설명한다.  


시편에 등장하는 다윗의 예언시를 통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고통과 연결하고 마지막 영원한 나라를 소망하며 이 땅을 살아가는 미래의 현존을 소개한다.  <성경 모든 본문에서 그리스도를 설교하라>는 그리스도 중심 설교를 공부할 때 필수적인 책이다.  팀 켈러는 에드먼드 클라우니에게 그리스도 중심 설교를 배웠지만 자신만의 관점으로 계속 발전시켜갔다. 그래서 클라우니의 책과 팀 켈러의 책과 설교를 비교해서 보면 그리스도 중심설교의 발전과정들을 이해할 수 있고 클라우니 책의 약점들도 보완할 수 있다.  


그리스도 중심 설교는 단순히 설교학의 한 가지 방법이 아니라 설교자가 설교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우리는 모든 본문에서 그리스도를 설교해야 한다. 그러나 그 길은 쉽지 않은 길이다. 험한 산을 넘어갈 때 안내자와 함께 가면 좀 더 길을 헤매지 않고 찾아갈 수 있다. 이 책은 그리스도 중심 설교라는 큰 산을 올라가는 우리에게 좋은 안내자와 이정표가 되는 책이다.   


“설교자들이여!  성경 모든 본문에서 그리스도를 설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