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으로

이슈

성경적 창조의 관점‘들’ (1)

PCA 창조연구위원회 보고서

by 이윤석2023-05-06

기독교 세계관 운동 2.0 위하여

서울기독교세계관연구원(SIEW)과 함께 기독교 세계관 운동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섭니다.  

창조에 대한 팀 켈러의 관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자료 중 하나가 미국장로교회(PCA) 교단의 창조연구위원회 보고서이다. 팀 켈러가 사역했던 리디머교회도 이 PCA 교단 소속이다.


PCA 교단은 점증하는 다윈주의 진화론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자 창조연구위원회(Creation Study Committee)란 명칭을 부여한 특별 위원회를 1998년에 구성했다. 이 위원회는 2년간 연구를 진행했고 2000년 제28차 PCA 교단 총회에 그 결과를 보고했으며, 총회는 이 보고서를 인준했다. 


이 창조연구위원회 보고서(Report of the Creation Study Committee)[1]는 창조에 대한 여러 관점을 많은 인력을 투입하여 연구하고 정리하여 교단 차원의 입장으로 정리한 최초의 사례이다. 이 PCA 보고서는 창조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상당히 철저하게 검토했으며, 개혁주의 신학에 입각하여 작업이 진행되었으므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개혁주의 신학 또는 보수적인 복음주의 신학을 지향하는 교단이 참조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지침이 된다. 특히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를 따르는 교단과 교회에 유용할 것이다.


먼저 PCA 창조연구위원회는 어떤 신학적 입장에서 이 작업을 할 것인지 합의하였는데,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성경, 그리고 창세기 1-3장이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임을 믿는다. 

2. 우리는 창세기 1-3장이 모세의 일관성 있는 진술임을 확언한다. 

3. 우리는 신화가 아니라 역사가 이 장들을 나타내는 타당한 범주라고 믿으며, 더 나아가 그 역사도 참이라고 믿는다. 

4. 이 장들에서 우리는 무로부터의 하나님의 천지창조 기록, 그리고 모든 인류의 부모이자 실제 인간 존재인 아담과 하와의 특별한 창조(따라서 그들은 낮은 형태의 생명체로부터의 진화의 산물이 아니다)를 발견한다. 

5. 우리는 또한 이 장들에서 모든 인류를 죄와 비참의 상태로 만든 역사적 타락에 대한 진술, 그리고 구속자에 대한 하나님의 확실한 약속을 발견한다. 

6. 성경은 창조주이자 모든 존재의 통치자이신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역사적 과학적 연구로 탐구되는 주제들에 대하여 권위 있게 말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옳다. 

7. 우리는 또 비-지구중심 천문학(non-geocentric astronomy)을 수용하는 것이 성경적 권위에 대한 완전한 복종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8. 우리는 자연주의적 세계관은 참된 기독교 신앙과 조화되지 않음을 인정하며, 기꺼이 성경적 초자연주의 입장에 선다.[2]


팀 켈러를 비판하는 일부 편협한 젊은지구론자들에게는 못마땅한 일이겠지만, 이 위원회가 작성한 PCA 보고서는 젊은지구론만을 타당한 창조의 관점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일부 편협한 젊은지구론자들은 젊은지구론이 아니면 무엇이든 유신진화론인 것처럼 싸잡아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 PCA 보고서는 ‘창조에 대한 네 가지 관점’을 허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관점으로 인정한다. 그 네 가지 관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역일 해석(the calendar-day interpretation) 관점은 창세기 1장의 창조의 날들의 하루를 24시간으로만 보는 관점이다. 창세기 1장을 역사적 내러티브로 보며 문자적 해석만을 주장하고 역사성을 인정하는 관점이다. 이 역일 해석 관점은 부인할 수 없는 다수 견해이다. 그래서 PCA 창조연구위원회도 이 관점을 첫 번째로 언급한다. 그러나 이 역일 해석 관점의 설명에 약점이 없는 것이 아니다. 


둘째, 날-시대 해석(the day-age interpretation) 관점은 창세기 1장의 창조의 날들이 24시간 하루가 아닌 아주 긴 기간 또는 시대일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그리고 각 시대는 대체로 순차적이긴 하지만 중첩되거나 포함될 수도 있다고 본다. 이 관점도 창세기 1장의 역사성은 인정한다. 날-시대 해석 관점은 역일 해석 관점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 특히 현대 과학이 밝혀낸 사항들을 좀 더 잘 설명하는 장점이 있다. 물론 여러 가지 약점도 있다.


셋째, 틀 해석(the framework interpretation) 관점은 창세기 1장의 창조의 날들을 은유로 이해하며, 창조의 날들이 시간적 순서가 아니라 주제별로 배열된 것으로 보는 관점이다. 창세기 1장의 창조의 날들을 일반적인 날들이라 여기지만 24시간 하루의 특정한 기간으로 보지 않으며 비유적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기원에 대한 진화론적 설명은 일체 반대한다. 틀 해석 관점은 역일 해석 관점이나 날-시대 해석 관점과 달리 창조의 날의 길이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는 창의적인 해석이다. 물론 이 관점도 여러 가지 약점을 갖고 있다.


넷째, 유비적 날들 해석(the analogical days interpretation) 관점은 창세기 1장의 창조의 날들이 인간 관점에서의 날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에서의 하나님의 창조 사역의 날들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인간 기준에서의 날이 아니라 하나님 기준의 날이기 때문에 날의 길이도 24시간에 제한되지 않는 것으로 여기고, 또 초자연적이면서도 역사적이고 연속적인 것으로 여긴다. 유비적 날들 해석 관점은 젊은지구론이나 오래된지구론과는 양립할 수 있지만 유신진화론과는 양립할 수 없다. 물론 이 관점도 여러 가지 약점을 갖고 있다. 


PCA 창조연구위원회는 위 네 가지 관점을 교단 차원에서 수용할 수 있는 관점이라고 판단하고 총회에 보고하였다. 위원회가 이 보고서를 총회에 제출하면서 제시한 핵심적인 권고 사항은 다음과 같다. “개혁신학 안에는 신학자들 간에 역사적으로 창조의 날들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있었고, PCA 교단의 시작부터 다양성을 허용해 왔으므로, 총회는 어떤 관점이 이 보고서에서 다루어진 내용대로 창조에 대한 설명이 충분한 역사성을 받아들이는 한 수용 가능한 관점이라고 확언한다.”[3] 위원회의 이런 권고는 우리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우리는 PCA 교단 소속인 팀 켈러가 일부 편협한 젊은지구론자들보다는 훨씬 유연한 관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그들은 도무지 이해하지도 못하겠지만, 세상의 기원에 대한 성경적 해석이 젊은지구론‘만’ 가능한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1. PCA, Report of the Creation Study Committee, 2302.

2. PCA, Report of the Creation Study Committee, 2364.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공유하기
  • 공유하기

작가 이윤석

충청남도 아산시청에서 시장을 보좌하는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KAIST(경영공학 박사)와 총신대학교(조직신학 박사)에서 공부했으며, 삼성SDS, 포스코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고, 신학 공부 후 아산시민교회, 남서울교회, 독수리기독학교에서 사역했다. 현재 서울기독교세계관연구원 원장/연구위원, 창조론오픈포럼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조나단 에드워즈의 성화론, 성화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과 그리스도인, 온라인으로 선교합니다(공저), 현대 칭의론 논쟁(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