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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1927-2022): 그의 삶과 유산
by Leonardo De Chirico2023-01-02

베네딕토의 저작은 오늘날 로마가톨릭교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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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제프 라칭거(교황 베네딕토 16세)가 95세로 2022년 12월 31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은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었다. 며칠 전, 그의 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트의 임종을 앞두고 전 세계 로마가톨릭 신자들에게 그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베네딕토는 20세기 로마가톨릭 신학계에서 탁월한 인물에 든다. 1927년에 태어난 베네딕토의 인상 깊은 삶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 신학 전문가, 뮌헨과 본, 뮌스터, 레겐스부르크(1957-1977)에서 역임한 다양한 교수직도 포함된다.


그는 뮌헨 대주교(1977-1981)이자 추기경이었으며, 신앙교리성 장관(1981-2005)이었다. 마침내 그는 교황(2005~2013)이 되었고, 성 학대 추문, 불투명한 재정 운용, 바티칸 내부의 끔찍한 음모 속에서 2013년에 사임하여 명예 교황이 되었다. 그의 오페라 옴니아(Opera Omnia/전집)는 총 16권으로 이뤄져 있는데, 학문적 깊이를 겸비한 이 저작은 신학과 교회 생활의 거의 모든 측면을 다루고 있다.


베네딕토의 저작은 오늘날 로마가톨릭교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적인 삶


베네딕토의 영적인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가 독일 언론인 페터 제발트(Peter Seewald)와 가진 인터뷰, Light of the World: The Pope, the Church, and the Signs of the Times에서, 우리는 베네딕트의 개인적인 기도 생활을 엿볼 수 있다. 매일 수행하는 영성 훈련과 관련하여, 그는 하나님께 기도드리는 것은 물론이고, 성인들의 이름도 부르면 호소한다고 했다. 그가 특별히 뽑은 그 성인 목록―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 보나벤투라(Bonaventure),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에는 그의 신학 프로그램이 반영되어 있다. 그는 성자 하나님의 어머니에게뿐만 이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


이 인터뷰에서 제발트는 베네딕트가 (그의 전임자 요한 바오로 2세와는 달리) 마리아중심적이라보다는 더 그리스도중심적이라는 일반적인 가정(심지어 일부 복음주의자들도 이렇게 생각한다)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베네딕토는 이 인터뷰에서 자신은 파티마의 성모(Our Lady of Fatima)와 매우 가깝다고(그녀의 발현을 믿는다고), 그리고 마리아에 대한 최고의 공경(Mary’s hyper-veneration)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2012년에 한 어느 강론에서는 “하나님이 가까이 계시고, 마리아는 더 가까이 계십니다”라고 말했다.


복음주의와 성경에 대한 그의 시각


베네딕토는 복음주의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제발트와 가진 그 인터뷰에서 베네딕토는 프로테스탄티즘을 “고전적 고백들”(classic confessions)과 “새로운 프로테스탄티즘“(new Protestantism)으로 구별했다. 베네딕트가 보기에, 복음주의자들은 개발도상국의 종교 지형을 바꾸어놓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계속해서 베네딕토는 복음주의 운동은 교회가 아니며, 교회라고 불러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그는 복음주의 운동에는 교회를 정의하는 몇 가지 속성―즉, 올바르게 전수된 성품 직제, 교황이 다스리는 주교 직제, 바르게 집전되는 성체성사―을 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딕토에 따르면, 교회에 대한 복음주의자들의 이해는 “새로운 개념”일 뿐이다. 곧 복음주의자들의 교회란 단지 말씀이 불러 모은 공동체일 뿐이라는 것이다. 베네딕트는 영적 호기심과 로마 중심의 당혹감이 뒤섞인 눈으로 복음주의자들을 바라보았다.


베네딕토가 성경을 높이 평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집필한 책들은 복음서의 역사적 설명을 따르면서 예수의 삶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진짜 입장을 파악해야 한다. 2010년에 그가 발표한 교황권고 ‘주님의 말씀’(Verbum Domini)에서, 그는 하나님의 말씀이 “성경보다 앞서고 성경을 능가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영감을 받은 성경은 신성한 말씀을 담고 있다”(17)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성경은 말씀을 담고 있다는 의미에서만 하나님의 말씀이다.


중요한 것은 성경의 신적 영감(교황권고 ‘주님의 말씀’도 이 점은 단호하게 주장한다)이 아니라 성경의 충분성(sufficiency)과 최종성(finality)이다. 베네딕토가 보는 성경은 이렇다: 성경은 어떤 의미에서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성경보다 더 크다. 그의 사고방식에 따르면, 성경은 “교회의 살아 있는 전통의 중요한 표현이며 신앙 교육을 위한 확실한 규범”인 가톨릭교회 교리서(Catechism of the Catholic Church)로 보완되어야 한다.


‘정통파’ 교황?


베네딕토는 종종 “정통파” 교황으로 불린다. 심지어 복음주의 진영에서도 일부 그렇게 평가한다. 베네딕트가 ‘로마가톨릭’ 정통파였음은 확실하다.


그의 신학에서 성경은 항상 권위 있는 교도권(authoritative magisterium)에 비추어 읽어야 한다. 니케아 그리스도론은 항상 “객관적” 로마가톨릭 교회론과 얽혀 있었다. 사도신경도 고백했지만, 트리엔트 및 제1차 바티칸 공의회 강령도 고백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항상 성체 희생의 표상과 연계되었다. 성령은 항상 교회의 위계 구조와 연결되었다. 에큐메니즘은 로마가톨릭 밖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결함이 있고 로마 교회만이 유일한 보편 교회(the catholic)라는 관점에서 늘 논의되었다. 로마가톨릭교회의 선교는 언제나 온 세상을 품겠다는 가톨릭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추진되었다. 로마가톨릭교회가 교회로서 가지는 태도는 본질적으로 교회의 정치적 역할과 결합해 있었다. 이처럼 모든 면에서 베네딕토는 로마가톨릭 정통의 옹호자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신학 전문가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베네딕토는 비성경적인―심지어 반성경적인―교리(예를 들어, 트리엔트 공의회의 반종교개혁 교의나 마리아 교의, 교황 무류성)를 바로잡으려는 의지는 전혀 없이 “내부로부터의” 갱신을 도모했다. 그는 로마 교회의 성례전 구조 및 위계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도 전혀 하지 않았다.


베네딕토의 “보편성”(catholicity)은 항상 로마 중심 체제에 봉사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는 세상의 세속화 경향과 자신이 속한 교회의 자유주의 경향에 맞서 싸웠다. 많은 사람이 그의 2013년 사임을 패배로 해석했다. 개인적인 항복이었음은 분명하다. 베네딕토의 후임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보다는 훨씬 더 “보편교회적”(catholic)이고 훨씬 덜 “로마교회적”(Roman)이며, 여러 면에서 베네딕토와는 정반대이다. 베네딕토는 로마교회의 교리와 구조가 항상 앞장서기를 원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는 로마 교회의 체제를 중시하지 않으면서 그의 교회를 더욱 “보편적인” 교회로 (곧, 더욱 포용적인 교회로)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고 로마가 이미 베네딕토를 거부했다는 것일까? 그렇게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확실히 오늘날 로마가톨릭교회는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 시스템은 항상 똑같지만, 프란치스코는, 베네딕토와는 달리, “로마”(Roman)보다는 “가톨릭”(catholic)을 더 강조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옵션은 (즉, 베네딕트냐, 프란치스코냐는) 성경적 개혁에 열려 있지 않은 시스템 내부에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원제: Pope Benedict XVI (1927-2022): His Life and Legacy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김은홍



베네딕토가 보는 성경은 이렇다: 성경은 어떤 의미에서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성경보다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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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Leonardo De Chirico

레오나르도 데 키리코는 Breccia di Roma 교회의 목사이자 Instituto di Formazione Evangelica e Documentazione의 역사신학 강사이다. 저서로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황 가이드(A Christian's Pocket Guide to the Papacy)’ ‘같은 말, 다른 세상: 로마가톨릭과 복음주의자는 같은 복음을 믿는가?(Same Words, Different Worlds: Do Roman Catholics and Evangelicals Believe the Same Gospel?)’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