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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와플 QT_행동하며 기다리는 하나님 나라
2021-07-31


주말칼럼_행동하며 기다리는 하나님 나라

 

교회 안에서는 별별 일이 다 벌어집니다. 교회뿐 아니라 세상에도 별일이 다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 별일이 벌어졌을 때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가입니다. 복음의 왜곡과 변형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선명하게 보여주시는 하나님 나라의 삶을 충분히 살아내지 못할 때 복음은 왜곡되고 변형됩니다.


복음,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는 삶. 그건 분명 우리를 불편하게 합니다. 그래서 성령님은 우리에게 용기를 내라고 격려합니다. 사실 분명한 위계가 존재하는 현실의 권력 관계에서 “싫다, 아니다”라고 소리치는 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복음을 따라 말씀대로 산다는 건 두려움을 깨뜨리고 외치는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교회와 세상을 변화시킬 강력한 힘은 어디에서 올까요? 그것은 종교적 행위를 강화함으로써 이루어질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복적이고 체계적인 종교 행위는 교회 내 권력 구조를 재생산하고 이미 존재하는 위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밤낮 부르짖고, 주일마다 거룩한 모습으로 예배를 드리고, 날마다 큐티를 해도 왜 교회와 세상은 변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복음과 말씀을 이 땅에서 잘 먹고 잘살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거나, 내세를 보장하는 천국행 티켓 정도로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신과 가족, 혹은 자기 교회만을 위한 편협한 복음과 말씀으로 왜곡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믿는 대로 살지 않습니다. 복음은 살아낼 때 힘이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의 논리와는 다른 삶을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블룸하르트가 쓴 책 <행동하며 기다리는 하나님 나라>를 보면 하나님 나라에 대한 “역동적인 기대”가 가득합니다. 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블룸하르트(1842~1919)는 독일 루터교의 목사로서 그의 사상은 칼 바르트, 디트리히 본회퍼, 자끄엘륄, 위르겐 몰트만 등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의를 위한 실제적인 일 대신에 이기적이고 자기만족적이며 피안적인 종교성만을 강조하는 종교 행위로 가득한 ‘일요일 종교’로서 기독교는 인류의 진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추구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지치지 않고 ‘하나님 나라’를 기다릴 때(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기다림) 교회와 세상은 변화될 수 있습니다. 예수를 믿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살고 세상 속으로 침투할 때에야 비로소 우리가 함께 모여 예배하는 일은 종교적 형식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 하나님을 만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은 진정 교회가 예배당을 넘어서는 일입니다.


우리가 지금은 코로나의 영향으로 믿는 이들이 얼굴을 맞대고 예배하며 찬양하는 일이 어려운 시대, 겨우 온라인을 통해 생전 처음 겪어보는 비대면 예배의 시기를 살고 있기는 하지만, 하나님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이 우리에게 있다면 우리 삶은 지금과는 어떻게 얼마나 달라져야 할까요? 진정 ‘하나님 나라’는 믿음으로 행동하며 기다리는 나라입니다.




작성자 : 김신일 목사(가까운책방)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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