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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깊어지는 예술의 흑역사

3월 3일 와플 QT_주말칼럼

2024-03-03
주말칼럼 - 깊어지는 예술의 흑역사 

Visual Worship Institute(viw)’를 운영하던 중 2024년 새 학기부터는 미국 연방정부의 제도권 교육 기관인 ‘Oikos University School of Fine Art’에서 M.F.A.(Master of Fine Art) 과정(Dean / Department of Photography and Imaging)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책임진 사람으로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는 가치를 찾아 세우는 일 곧 학교의 교훈과도 같은 핵심 가치관(core value)을 정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일시적으로 누구에게 보이려는 일이 아니기에 하루아침에 만들어 낼 수도 없습니다. 그동안 예술가로 쉽지 않은 세상을 살아 내면서 마음속 깊이 품고 있던 것이어야 하고 또한 거기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았습니다. 


보람되고 멋진 시절 사이사이로 아쉽고 부끄러운 일들이 생각나고, 기억하기도 싫은 세월도 뇌리에 스칩니다. 그 모두를 역으로 따져 오늘과 연관시켜보면 힘들고 부끄러웠던 사건마저도 귀하게 바뀝니다. 그 이유는 애초에 자랑할 것 없는 실수투성이 시절들이라 해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역시 선하신 손길이 힘든 환경 중에 나를 보우하셨음이 완연히 드러납니다. 그땐 전혀 몰랐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라던 가정을 이루고 평탄하고 안정된 앞날이 시작되었을 때 오히려 평온하게 스러지는 제 삶의 끝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평온한 일상보다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더 가치 있는 삶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뭔가 새롭게 시도하기엔 이르지 않은 나이 마흔에 사진을 시작하였습니다. 짐작은 했지만, 생활인으로서 예술의 길은 쉽지 않았습니다. 내일이 예측되지 않는 삶을 선택한 스스로의 결정에 책임져야 하는 인생의 격랑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술을 생업으로 삼아 산다는 것은 나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평탄하지 않은 하루하루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주위 사람들보다는 많았습니다. 그런 환경이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일이 축복이었음을 이젠 압니다.


세상의 사람들을 크게 둘로 나눈다면 하나님을 따르는 이들과 대적하는 이들입니다. 그런데 현대 예술의 많은 부분이 하나님에게서부터 벗어나려는 세속적 인본주의의 생각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앞서가는 많은 예술은 장르를 불문하고 하나님을 배척하는 위치에 서 있습니다.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세우려 하는 많은 전위예술이 그렇습니다. 인간이 하나님을 대적해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자리를 차지하려는 의도입니다. 


새로움(Something New)을 추구해 온 예술의 성향에 비교해 보아도 어색한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가치관에 기반을 둔 기존 질서 전반에 대한 도전입니다. 그러한 현대의 도전 에 성경은 가장 큰 걸림돌이 된 것입니다. 이미 세속적 인간의 생각은 유사 이래로 창조주 하나님에게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여러 일을 꾀하고 전개해 왔습니다. 창조주를 인정하고 예배한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불편할 뿐 아니라 지워버리고 싶은 대상이 된 것입니다.


여러 방면에서 하나님을 대적하기 위한 이론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끝도 없는 이데올로기입니다. 아무리 인간이 창조주 하나님에게서부터 벗어날 이유를 만들어낸다 해도 그건 결국 스스로와 사람들을 속이는 일입니다. 개인에게 감추고 싶은 과거가 있듯이 인류에게도 이러한 흑역사가 있습니다. 바로 지금이 그런 세속적 인본주의 시대입니다. 


그러한 환경에서 제게 맡겨진 학교의 핵심 가치를 정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예술가를 만드는 일’입니다. 물론 제도권 대학에서 하나님의 기준을 언급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변이 어두울수록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이 더 하심을 알고 있습니다. 더구나 모든 일을 합하여 선을 이루시는 우리의  유구한 역사가 증언하기에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예술’이란 깃발을 든 것입니다. 





작성자 : 함철훈 (사진작가)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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