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교회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관해 이야기 나눈 일이 있다. 교회, 복음, 찬양, 예배 등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말들의 의미를 설명해 달라고 했는데 정리해서 답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분명히 아는 듯하지만 설명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하나같이 말했다. 우리는 여러 번 반복되는 말이나 행동을 내가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익숙해져서 잘 아는 듯하나 실제로는 모르는 경우 말이다. 그런 경우에는 사전을 펼쳐 바른 의미를 찾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다. 아는 듯하지만 잘 모르는 것은 아무리 익숙해도 성경을 펴고 바른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올바른 일일 것이다.

“나는 더 크게 기도하고 싶고, 더 잘 기도하고 싶다. 당신도 그런 기도를 누렸으면 좋겠다.”(14쪽)

저자 ‘알리스터베어 백’ 목사는 『더 큰 기도를 하라』를 통하여 기도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더 크게 기도하고, 바르게 잘 기도하는 데 필요한 우선순위는 먼저 기도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내가 생각하는 바를 얻어내기 위해 기도하다가는 하나님과 상관없는 그릇된 방향으로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울의 기도 방법을 배워야 한다. 바울이 믿은 바를 믿어야 한다. 우리가 누구에게 기도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분께 무엇을 기도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14쪽)

그래서 저자는 성경을 기준으로 이야기한다. 바울의 기도를 가지고 와서 그것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바울의 기도를 배워야 한다는 말은 그저 한 사람을 롤모델로 삼아 그 사람의 기도를 배운다는 의미가 아니다. 바울이라는 인물을 통하여 성경이 말하는 기도가 무엇인지를 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말은 곧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기도가 어떤 것인지,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께 기도해야 하는지를 배운다는 말과 같다. 

“우리는 의존하며 무릎을 꿇을 수 있고, 영적으로 기도하려고 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얼마 못 가서 말이 안 나오고 이런 생각이 커다랗게 다가온다. ‘좋아, 그런데 ’무엇을 말해야‘ 하지?’” (38쪽)

이 말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한다. 누구에게 기도하고,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알지만, 막상 기도하려고 하면 같은 말만 반복하는 모습을 때때로 발견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잘 알기에 ‘마음의 눈을 위한 기도’, ‘소망을 위한 기도’, ‘풍성함을 위한 기도’, ‘능력을 위한 기도’, ‘사랑을 위한 기도’ 등으로 세분화하여 쉽게 그리고 차근차근 설명한다. 

“바울이 기도하는 것, 하나님이 우리가 기도하기를 바라시는 것이 실현된다면 어떨까? 우리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능력대로 그것이 실현된다면? 그것은 우리의 능력이 아니다. 그분의 능력이다. 그리고 그분은 능력이 많으시다. 이것이 진리임을 믿고 기도하라”(121쪽)

모든 기도는 결국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말한다. 이는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전능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믿을 때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전능하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 그 사랑은 우리의 힘과 노력으로 획득한 게 아니라 거저 주신 선물과 같은 은혜라는 사실을 알 때 우리는 비로소 바르게 기도할 수 있을 것이다.

『더 큰 기도를 하라』는 성경이 제시한 그 기준을 따라 바르게 기도하고, 바른 신앙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자칫 우리의 편에서 혹은 잘못된 방향을 향해 간절히 기도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준이 되는 선 하나를 제시하는 듯하다. 

싸늘한 날씨와 더불어 싸늘한 세상이 되어가지만, 따뜻한 그리스도의 사랑과 그 향기를 뿜을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그 은혜의 뜨거움을 알기에 우리의 기도 역시 조금 더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고, 하나님의 뜻을 향하는 데로 가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