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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온유하고 겸손하니

죄인과 고난 받는 자를 위한 그리스도의 마음

저자명 Dane Ortlund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윤영석 목사(은평교회) /  출판사 개혁된실천사 / 작성일 2022-08-27

본문

“그리스도의 마음은 우리의 사랑스러움이 모두 사라지더라도 항상 영원토록 변함없이 온유하고 겸손하다.”(p. 249)


존경하는 목사님들을 통해 설교 가운데 ‘그리스도의 아름다우심을 선포하라’는 말씀을 종종 들었다. 또한 우리가 자주 부르는 찬양 중에 '그리스도의 아름다우심’을 노래하는 가사들도 생각보다 많다. ‘아름다우신 주님’, ‘예수 아름다우신 주’, ‘아름답고 놀라운 주 예수’ 등. 그런데 솔직히 그동안 ‘그리스도의 아름다우심’에 대한 모호한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스도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국어 사전에서 ‘아름답다’의 기본 의미는 ‘(어떤 대상이) 즐거움과 기쁨을 줄 만큼 예쁘고 곱다’이다. '아름답다'의 다른 의미는 ‘(무엇이) 감탄을 느끼게 하거나 감동을 줄 만큼 훌륭하고 갸륵하다’이다. ‘그리스도의 아름다움’은 후자의 의미에 더 가까울 것이다. 


신학대학원 시절 기독론 수업을 통해 예수님의 존재와 예수님의 사역, 다시 말해 ‘예수님이 누구신지’, ‘예수님이 하신 일이 무엇인지’를 배웠지만, ‘그리스도의 마음’에 관해서는 듣지 못했다. '그리스도의 아름다우심'을 얘기하다가 갑자기 '그리스도의 마음'을 얘기하는 이유는 '그리스도의 아름다우심'과 '그리스도의 마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데인 C. 오틀런드 목사님이 쓰신 책 『온유하고 겸손하니』의 주제는 ‘그리스도의 마음’이다. 저자인 오틀런드 목사님은 그동안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생소한 분이다. 저자는 휘튼 칼리지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고, 네퍼빌 장로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먼저 성경 본문에 충실하여 '그리스도의 마음'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또한 토머스 굿윈, 리처드 십스, 존 번연, 존 오웬과 같은 청교도들, 조나단 에드워즈, 찰스 스펄전, 조지 워필드와 같은 믿음의 사람들의 주옥 같은 글들을 인용하여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마음을 펼쳐 보인다.  


마음은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의 발원지이다. 마음은 동기의 지휘소다. 마음은 우리 존재의 중추다. 마음이 우리를 규정하고 인도한다. 마음은 우리의 모든 행위를 이끈다. 마음은 곧 우리의 실체다!


사복음서의 내용 가운데 예수님이 우리에게 자신의 마음을 열어 보여주신 구절은 마태복음 11장 29절, 단 한 곳에 불과하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마 11:29) 


예수님은 자기에게 가장 깊은 동기를 부여하는 것, 곧 자신의 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말씀하셨다. 그분은 자신의 가장 깊은 내면을 보여주셨다. 우리는 그곳에서 온유함과 겸손함을 발견한다. 그리스도의 가장 깊은 마음은 그 무엇보다도 더 온유하고 겸손하다.


사복음서에서 예수님을 가장 생생하고, 가장 매혹적으로 묘사한 내용이 있다면, 그것은 곧 거룩하신 하나님의 아들께서 아무런 자격도 없지만 진정으로 은혜를 바랐던 이들을 불쌍히 여겨 만져주며, 치유와 포용과 용서를 베푸셨다는 사실이다. 


예수님은 자신의 주변에서 타락한 세상의 모습을 보실 때마다 깊은 동정심을 느끼고 죄와 고난을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셨다. '동정심'은 그리스도의 가장 깊은 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 곧 참된 동정심이 그분의 마음 속에서 홍수처럼 솟구쳤다. 


존 번연은 "그리스도의 사랑은 사랑하는 대상의 아름다움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 사랑은 아무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본성에서 저절로 흘러나온다. 주 예수님은 자신의 마음을 고정하여 그들을 사랑하신다"라고 말했다. 예수님은 자기에게 나오는 죄인들이 무슨 죄를 지었든, 그것이 얼마나 가증스러운 죄든 상관없이 모두를 부드럽게 대하신다. 예수님의 부드러운 태도는 죄의 심각한 정도에 달려 있지 않고, 우리의 결심과 의지력에 의존하지 않으며, 죄인들이 그분께 나오느냐 나오지 않느냐에 달려있다. 오히려 우리의 죄와 연약함은 그분에게 접근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이력서와도 같다. 우리가 도움과 긍휼을 구할 때 우리보다 그리스도께서 더 많은 기쁨과 위로를 느끼신다.


그리스도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그분의 온유한 마음이다. 우리가 그리스도께 가장 크게 매료되는 이유는 그분의 온유하고, 자애롭고, 겸손한 마음 때문이다. 우리가 그리스도께 나오면 우리를 기꺼이 맞아 주시는 아름다운 그분의 마음에 놀랄 수밖에 없다. 


우리를 환영하여 받아들여 주시는 그리스도의 마음은 우리의 거절될 것을 두려워하는 우리의 마음을 치유해주고, 그분의 온유함을 드러냄으로써 그분이 가혹하다는 그릇된 생각을 바로잡아주고, 그분이 우리에게 냉담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를 동정하신다는 사실을 일깨워줄 뿐 아니라, 그분이 우리의 동반자이시라는 사실을 깨우쳐 줌으로써 우리의 의로움을 치유해준다. 


이런 의미에서 "신앙생활은 어떤 점에서 수십 년에 걸쳐 하나님의 실체에 관한 우리의 본능적인 생각을 서서히 내버리고, 하나님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기나긴 여정에 해당한다"는 저자의 말에 백번 공감한다. 우리의 본성은 하나님의 가장 깊은 마음이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는” 속성을 지닌다는 것을 믿지 못하게 한다. 인간의 타락은 우리의 마음 속에 하나님에 관한 어두운 생각을 깊이 심어 주었다.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이 생각을 계속 끄집어 내어 복음 앞에 드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복음이 무엇인가? 우리가 연약할 때, 죄인이었을 때, 원수였을 때 하나님은 엉망진창인 우리를 사랑하셨고, 지금 우리가 엉망진창이더라도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소식이다. 찰스 스펄전은 "우리는 하나님을 떠날 때가 많았지만 그분이 우리를 떠나신 적이 있었던가? 우리가 많은 시련과 어려움을 겪을 때 그분이 우리를 버리신 적이 있었던가? 그분이 마음을 바뀌시거나 동정심을 버리신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없었다. 하나님의 자녀라면 ‘없었다’라고 말하고, 그분의 신실하심을 증언해야 할 엄숙한 의무가 있다.”라고 말했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외침이 메아리 치는 것 같았다. “낙심한 사람 있습니까? 지친 사람 있습니까? 환멸을 느낀 사람 있습니까? 냉소적인 사람 있습니까? 공허한 사람 있습니까? 하나님이 자신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리고 만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사람 있습니까? 고난 가운데 있는 사람 있습니까? 죄인들이여, 그리스도의 마음을 보십시오! 그리스도께 나아가십시오!”


이 책을 읽은 사람은 누구나 나와 같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네. 여기 있습니다. 제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그리스도의 마음을 알았습니디. 그리스도의 아름다움을 보았습니다. 그 아름다우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주체할 수 없는 감동에 여러 번 책 읽기를 멈추고 눈물을 글썽이며 그리스도를 경배했다. 그리스도의 마음을 통해 그리스도의 아름다우심을 경험하기 원하기 모든 분들께 마음을 다해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