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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정'에 대한 총 44개의 게시물이 검색되었습니다.
고마워 빈센트, 너의 삶은 찬란했어.
[그리스도인의 삶] 작성자 by 필립 정 작성일 2024-03-18

대학 시절 젊은 작가 한 분과 티 타임을 가질 기회가 있었다. 그분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느라 어둑해지는 것을 모를 정도로 몰입해 있었다. 그런데 끝 무렵에 그가 한 말이 내 마음에 덜컥 얹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체기로 남아버리고 말았다. “한국의 보수적인 신앙인들은 작가가 되기 힘들 거예요.” 다음 말이 궁금해 숨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지나치게 내세 지향적이면 삶의 고통이 다 하나님 뜻이라고 믿잖아요. 분노도, 슬픔도, 괴로움도 다 삭여 은혜로 치환해 버리지 않나요? 그래서 점차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없는 상상력의 부재가…

개미가 지혜를 지고 나른다
[그리스도인의 삶] 작성자 by 필립 정 작성일 2023-12-30

올해 4월경, 광화문에 있는 큰 서점에 책을 사러 간 적이 있다. 베스트 셀러를 진열해 놓은 곳에 자기 계발, 인간 관계론, 주식 투자, 토익, 경제 서적들이 뒤덮고 있었다. 자리를 옮겨 인문학 책 진열대에 갔더니 ‘니체의 말’ 번역본과 니체의 다른 책들이 압도적으로 팔리고 있었다. 그냥 서점을 나와 벚꽃이 휘날리는 경복궁을 걸으며 한참 생각해 보았다. 자기 계발, 돈과 니체의 책들의 조화가 수상해 이들의 접점을 찾으려고 머리를 쥐어짜 보았다. 얼마 안 가 뉴 노멀 시대를 살아가며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어떻게든 극복해 보려는 한국 …

빈대는 이렇게 번져간다
[이슈] 작성자 by 필립 정 작성일 2023-11-14

요즘 빈대로 떠들썩한 한국 사회라 빈대가 어떤 벌레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빈대를 다루는 매체마다 매우 자세하게 빈대에 대해 알려주고 있으니 이 지면에 빈대에 관해 재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어떤 경로로 빈대에 감염이 되고 확산이 되는지는 어느 매체도 잘 알려주고 있지 못하다.나는 이 글을 쓰기 위해 지난 16년간 빈대를 잡아 온 기록을 찾아보았다. 개인적으로 빈대 방역 처리 기록이 70여 차례가 넘고 나와 같이 일하는 직원들 기록까지 더하면 100차례가 넘는 것 같다. 여기에 빈대 검사만 하고 돌아온 기록…

빈대가 쏟아 놓은 판도라의 항아리
[그리스도인의 삶] 작성자 by 필립 정 작성일 2023-11-11

요즘 한국 사회가 빈대 출몰로 매우 시끄럽다. 내년에 올림픽이 열릴 프랑스 곳곳에서 빈대가 퍼진다는 소식을 듣고 온 세계가 촉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꿈쩍하지 않던 한국인들도 멀리 떨어진 나라의 작은 벌레에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그러다 인천의 한 찜질방과 대구의 한 대학 기숙사에서 빈대가 발견되고, 10월 한 달에만 서울의 18개 구에서 빈대가 출몰하자 코로나 이후 잠자고 있던 혐오 정서들이 빈대에 대한 공포와 함께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나는 빈대를 잡으러 다니는 직업 때문에 빈대를 흔하게 본다. 그래서 빈대…

삶의 이벤트를 점처럼 이으면
[그리스도인의 삶] 작성자 by 필립 정 작성일 2023-09-21

19세기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에 유행하던 퀼트라는 수예 기법이 있다. 여인들이 옷을 만들고 남은 천을 조각조각 이어 붙여 그 위에 실로 인상적인 말들을 새겨 넣는 수공예이다. 당시 미국의 여인들은 이런 퀼트 공예품을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서부로 먼 길을 떠났다. 그런데 종종 그 퀼트에 성경 구절들을 새겨 선물하기도 하였다. 이어 붙인 천 조각에 새겨 넣은 성경 구절은 떠나간 이의 삶에 새겨진 은혜를 추억하게 하고 험한 길에서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는 위로를 심어 주었다.반복되지 않고 일회적이어서 머물러 있지 않은 시간을 우리 인간들…

율법주의 저장 장애
[그리스도인의 삶] 작성자 by 김정우 작성일 2023-09-08

저장 장애(Hoarding Disorder)라는 게 있다. 물건에 강박적으로 집착하여 쌓아 놓은 물건들이 생활공간을 침범해 불편함을 겪으면서도 버리지 못하고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수집하고 저장하는 성향이다. 왜 끝없이 쌓을까?그렇게 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불편함이나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성향에 ‘장애’라는 말을 쓰는 것이다.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에게는 모두 율법주의 성향이 있다. 자기 힘으로, 아니면 스스로 만들어 낸 방식에 따라 ‘자기 의’를 이루려는 성향 말…

회개하지 않는 개구리
[그리스도인의 삶] 작성자 by 필립 정 작성일 2023-08-09

내가 사는 이곳 텍사스 댈러스는 최고 기온이 요즘 42도까지 치솟는다. 밤 7시가 넘은 현재 기온이 40도다. 이 기온이 앞으로 열흘은 더 지속된다는 예보다. 밖에서 잠깐 일하다가 손바닥에 화상을 입고 그대로 돌아왔다.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면 거인국으로 끌려와 위험과 공포에 시달리며 사는 걸리버 같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이런 환경을 개선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며칠째 시달리고 있다. 이 무력감이 어디서 왔는지 찾아보려고 지금까지의 나를 있게 한 교회와 신학을 따라가 보아야 했다. 그리고 내 무력감이 역설적으로 내가 의지해 왔던 …

과거에 얽매인 삶을 넘어서
[그리스도인의 삶] 작성자 by 정현구 작성일 2023-08-07

내일이 더 좋은 삶을 위해서는 과거에 묶이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고난과 타인의 죽음 앞에서 그리고 하나님 말씀 앞에서 교훈을 얻고 살아간다면,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요? 지금 해야 할 것에 더욱 매진하게 될 것입니다. 성경이 말합니다. “옛날이 지금보다 더 좋은 까닭이 무엇이냐고 묻지 말아라. 이런 질문은 지혜롭지 못하다”(전도서 7:10). 과거의 영광에 젖어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늘 과거만 되돌아보는 사람은 지금 해야 할 일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현재 여기서 해야 할 일을 찾고 그것에 집중해야 합니다.전도서 7장 13절은 …

슬픔이 웃음보다 나음은
[그리스도인의 삶] 작성자 by 정현구 작성일 2023-07-07

내일이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오늘 현재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분별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마지막을 생각하고 살 때의 유익은 현재를 더욱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현재를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지 않을 수 없습니다.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슬픔이 웃음보다 나음은 얼굴에 근심하는 것이 마음에 유익함이라”(전도서 7:3). 이 구절이 말하는 슬픔은 삶에 대한 비관에서 나오는 그런 슬픔과 근심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생의 깊은 반성에서 나온 회개와 참회를 …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의 소설은 대하기 어렵다. 마치 교회에 처음 간 사람이 마음에 와닿지 않는, 비난조의 설교를 들어야 하는 것처럼…. 그의 소설 변신(The Metamorphosis)의 줄거리는 이렇다. 어느 날 주인공 그레고르는 잠에서 깨어나자 자신이 벌레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는 변한 자기 모습을 가족에게 보일 수 없어 출근을 미루다 어쩔 수 없는 책임감 (그는 생계 부양자이다) 때문에 방문을 열고 나선다. 그러나 자기의 외침은 제대로 들리지 않고 가족들이 비명을 지르고 그를 죽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