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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그 그리운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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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명 이승구
작성자 조정의 목사(유평교회) / 작성일 2021-07-09

본문

교회는 왜 그리운 이름이 되었나? 종교개혁 이후 구원론을 시작으로 개혁주의 신학이 여러 영역의 교리적 회복을 성공적으로 끌어낸 가운데 유독 교회론은 이론과 그 실제의 격차가 여간해서 줄어들지 않는 골치 아픈 문제로 오랜 세월 남아 있는 것 같다. 물론 복음주의 안에서 성경이 말하는 교회를 회복하고 지켜내려는 노력이 없지는 않지만(대표적으로 마크 데버의 나인 마크 미니스트리), 이승구 교수가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교회 문제가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이 기독교 안팎에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성경적인 교회론을 잘 정립하고 가르친다고 해도 실제 영역에 잘 반영되지 않는다. 국내 보급된 교회론 책이 적지 않지만, 성경적인 교회는 여전히 그리운 이름이다. 특히 한국 교회가 가진 특수한 문제에 대하여 다수의 교회론 서적이 영향을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말씀과 언약에서 2021년 출간한 이승구 교수의 <교회, 그 그리운 이름>은 이런 현실 속에 교회 개혁을 부르짖는 담대한 소리가 되어 한국 교회에 성경이 요구하는 길로 돌이킬 것을 호소한다. 교회에서의 여성 사역의 문제, 추모를 위한 가정 예배, 목회자 세습에 대한 고찰, 안수 문제에 대한 고찰, 오늘날 한국 교회 안의 실천적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책의 대부분이 저자가 논문 및 학술자료로 발표하거나 게재, 기고한 내용을 근간으로 하고 있으나 독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은 다수의 자료를 한 곳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한국 교회에 대한 성경적이고 실제적인 고찰과 반성, 개혁의 의지를 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 책은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가 밝힌 것처럼 진정한 헌신, 주님께 감사하고 감격하여 드리는 참된 헌신을 교회에 촉구하기 위해 쓰여졌다.


교회론을 실제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것은 교회마다 역사와 전통이 다르고 교리적 분별이 다르며 형태와 형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승구 교수의 가장 큰 장점은 여러 신학 분파와 역사 신학의 다양한 목소리를 종합 분석하여 개혁주의 전통과 교리를 성경적인 근거를 가지고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는 것이다. 독자는 각주의 양에 압도될 것이고, 이를 통해 추가적인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제1부에서 참 교회는 하나님 나라로서의 속성을 제대로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저자는 공동체의 예배, 공동체의 교제, 교육, 교회 정치와 행정, 전도 등의 표지를 통해 각각 교회가 하나님 주신 사명을 다하는 건강한 교회가 되어야 함을 피력한다. 저자의 주장은 벨직 신앙고백서를 통해 개혁주의 신학의 깊이를 더하는데, 나아가 저자는 칼빈, 튜레틴, 바빙크, 벌코프, 클라우니, 스프롤, 그루뎀 등 개혁주의 신학의 고전과 현대 신학자 견해를 분석하고, 데어 꼬이, 브링크, 마이클 버드, 마이클 호톤 등 다양한 입장을 다루며 교회의 속성과 표지의 관계를 설명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교회의 표지와 속성을 구분하면서도, 확실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 교회 개혁의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 믿는다. 1부 마지막을 “선교적 교회” 운동을 신학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런 면에서 중요한 예시가 된다. 선교적 교회 개념과 운동을 주장하는 이들이 빠진 오류가 바로 속성과 표지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은 것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세상에 있는 하나님 나라이지만, 올바른 표지를 통해 이를 드러내야 한다.


제2부에서 저자는 말씀과 성찬이라는 두 가지 교회의 표지 혹은 은혜의 방편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특히 설교의 회복에 많은 힘을 싣는데, 강단에서 선포된다고 모두 하나님의 말씀이 되는 게 아니며, 정말 설교가 하나님의 선포된 말씀이 되려면 전파하는 이가 하나님이 의도하신 의미를 기록된 본문에서 바르게 찾아 청중의 상황과 연결되도록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알레고리나 탈문맥적 해석, 지나친 도식화, 모형론 등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또한 교리적으로 빈약한 감정 중심적인 설교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현대 교회 강단의 문제를 강력하게 꾸짖고, 교리적으로 풍부한 설교로서의 회복을 요청한다. 또한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사람에게 필요한 충분한 상담을 성경 설교를 통해 제공하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구속사의 흐름과 성도가 겪는 구체적 정황을 이해하고 성경의 사상과 맥락 안에서 권위 있는 설교를 하라고 권면한다. 한국 교회는 쏟아져나오는 성찬 신학 서적이 무색하게도 성찬을 올바른 신학 아래 실천하지 않고 있는 실정인데, 저자는 고린도전서 본문을 파고들어 당시 고린도 교회가 겪은 성찬 예식의 문제와 오늘날 교회가 반드시 회복해야 하는 성찬의 의미를 설명한다. 매일의 자아 성찰을 통해 주님의 참된 공동체로 거듭나고 주의 죽으심과 부활을 중심으로 성찬의 의미를 확실히 기념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제2부 역시 개혁주의 신학의 풍부한 지원을 받는다.


마지막 제3부는 매우 예민하고 까다로울 수 있는 한국 교회 문제를 과감하게 다루는데, 각각 내린 결론은 다양한 신학적 견해를 성경 본문을 근거로 분석한 결과이다. 저자 이승구 교수는 성령께서 여성에게 주신 은사를 통해 폭넓게 역사하실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교회에서 권위를 가지고 목사나 장로로서 지도하고 가르치는 일은 성경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한다. 추모 예배 역시 고인을 회고하는 것은 좋지만 가정 예배의 목적과 형식 안에서 미신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드리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목회자 세습과 안수 문제는 구약과 신약의 사례를 통해 오늘날에도 유효한 의미와 유효하지 않은 의미를 구분하지만, 동시에 현재 상황에서 덕이 되는 경우와 덕이 되지 않는 경우를 따지면서 실질적인 조언을 덧붙였다. 성지 순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과 사순절을 지키는 것, 강단 십자가를 부착하는 것의 문제는 가벼운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자는 종교개혁의 시발점을 가져온 여러 가지 허례허식의 문제를 우려하고 유발할 수 있는 신학적 실천적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하여 주의할 것을 종용했다. 견해가 다를 수 있는 문제를 다룰 때 저자는 전반적으로 성경 본문을 중심으로 답을 찾아가며 본문의 다양한 해석을 분석하고 판단하여 가장 적합한 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내련 결론이 가장 성경적으로 설득력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 15장에서 다룬 종교개혁의 문화적 영향은 바흐의 사례를 자세히 다루어 설명하는데, 교회의 지체인 성도가 바른 신학과 공동체 안에서 실제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예시라 할 수 있다.


완벽한 교회는 없다는 면에서 교회는 언제나 그리운 이름일 것이다. 그 그리움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있다. 죄와 타락한 세상이 사라지고 의의 옷을 입은 거룩한 성도가 온전한 하늘나라에서 그리스도 앞에서 영원히 예배 공동체로서 사역할 때, 우리는 마침내 그리운 교회를 만나고, 이루고, 누리게 될 것이다. 그날이 오기까지 교회가 할 일은 교회의 그 날을 갈망하며 전진하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 녹여 낸 개혁주의 정신에 따라 오직 성경으로 오래된 교회의 전통과 굳어진 관습을 깨고, 오직 그리스도를 오직 믿음으로 바라보게 하는 성경적 가르침과 성찬의 올바른 시행을 통해 오직 은혜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교회가 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주님께 전적으로 헌신하는 교회가 되어 주님과 함께할 교회가 될 그 날을 기다리는 합당한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