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AH FOR YOU

당신을 위한 미가

저자명 스티븐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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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김돈영 목사(BASE성경교육원) /  작성일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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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의 청년들이 하나둘씩 모이면 기타를 치며 노래했던 기억이 있다. 녹색표지의 찬양집 한 권을 꺼내 들고 첫 장부터 한 장씩 넘겨 가며 부르던 기억… 어쩌다 새로운 곡을 알게 되면 서로에게 알려주지 못해 안달했다. 기어이 악보를 복사해서 나눠주고, 가르쳐 주어야만 했으니까.


“내가 무엇을 가지고 여호와 앞에 나아가며 높으신 하나님께 경배할까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을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공의를 행하고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라”


어느 날 새로 등록한 친구가 들고 온 악보의 가사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가 너무 좋아서 자주 불렀던 기억이 있을 만큼 좋았던 곡이다.


이렇게 악보와 곡으로 대면한 미가서의 느낌은 참 좋았다. 마치 꽃이 핀 너른 들판에서 한가로이 거닐면서 내가 “하나님을 위해 뭘 해드릴까요?”, “하나님께서는 뭘 좋아하실까요?” 하는 느낌이었다. 연애를 시작한 연인이 서로를 생각하는 달콤하고 애틋한 감정과 비슷했을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 성경을 읽고, 그 내용에 대해 배우면서 내가 느낀 감정이 얼마나 성경에 무지한 결과였는지 알게 되었다. 꽃이 핀 너른 들판에서 유유자적하는 것이 아니라, 곧 무너질지도 모르는 얼음판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것과도 같은 모습, 달콤하고 애틋한 심정으로 내가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엄중하게 애타는 심정으로 하나님께서 경고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우리는 선지서에 대한 일종의 편견을 가지고 있다. 소위 말하는 외울만한 구절이 별로 없다는 것과 내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선지서의 메시지는 죄에서 돌이키라는 권고와 심판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죄의 실상이 드러나는 말씀을 읽기 싫어하고, 회피하다 보니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다.


‘당신을 위한 미가’


이미 제목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많은 부분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 같다.


비록 우리는 주전 8세기에 어떤 문화와 배경이 있었는지 자세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엄중하게 말씀하시는 죄와 심판, 그리고 그들을 회복시키겠다는 소망의 메시지가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은 과거의 이스라엘 백성에게만 아니라 현재의 나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일 성경속의 이야기를 과거에 가두어 두고 현재의 나와는 관계없다고 생각한다면, 그 순간 우리는 성경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삶이 되는 것이다. 오직 성경이라고 말하면서 성경을 믿지 않는 선택적 믿음을 가진 불신자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사실을 너무 잘 알기에 처음부터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다. ‘당신을 위한’이라고 말이다.


“그 주제들은 단지 미가서를 읽을 때만이 아니라, 우리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평가할 때도 유용한 가이드라인이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여전히 죄가 만연하고, 그에 따른 심판이 불가피하지만, 소망이 분명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15).


성경을 읽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 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어려워서 읽기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성경을 읽지 않기에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기에 오해하거나 내 마음대로 해석한다. 그리고 엉뚱한 적용을 하며, 말씀대로 잘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그것을 알면서도 바로잡지 못하는 현실이 더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당신을 위한’이라는 제목에서 느끼는 두 번째 저자의 마음은 성경 읽기를 힘들어하거나, 머뭇거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는 듯하다. 전체 7장밖에 되지 않는 미가서를 250쪽의 분량으로 펼쳐 놓았다. 한 절 한 절 풀어서 이야기하고 있기에 본문을 이해하기에 좋다. 이 책의 특징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두꺼운 주석에 있을 것 같은 내용을 설명하면서도 현재의 언어와 상황을 간과하지 않고 있기에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이를 통하여 성경은 과거 어느 시점의 이야기로 끝나는 책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임을 강력하게 말하고 있다. 처음 자전거를 타는 아이를 뒤에서 붙잡아주고, 밀어주듯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독자를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려는 본문을 모두 풀어낸 후 부록처럼 붙어있는 ‘생각해 보기 위한 질문들’과 ‘용어해설’에서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생각해 보기 위한 질문들’은 단순하게 읽은 책의 내용에 대한 점검이 아니다. 질문을 통하여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현재 나의 상황에 비추어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니다. 따라서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저자는 독자로 하여금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삶과 행동을 돌아보도록 하고, 결단하도록 한다. 선택적이고 자기반성을 하는 결심이 아니라, 말씀을 기준으로 하는 절대적인 변화, 즉 성경의 말씀이 행동으로 드러나는 삶으로의 방향전환을 촉구하는 것이다.


 "당신은 삶의 어떤 영역에서 우상숭배를 하고 있는가?"(250).
 "스스로를 의지하기 위해 세운 당신만의 전략이나 우상이 있는가? 그런다면 이제는 하나님이 그 모든 것을 진정으로 끊어 내시기를 원하는가?"(262).


‘용어해설’은 저자의 따스한 마음이 담겨 있다. 목회자와 신학생들 혹은 오랜 시간 신앙생활을 해온 사람들에게는 익숙하고 쉬운 용어들이지만, 이제 성경을 읽으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 저자는 처음 대면하는 이성 친구에게 소개하듯이 아주 친절하게 용어를 설명하고 있다. 만약 ‘이런 것까지 설명을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면 ‘지금 시작하는 누군가에게는 좋은 자료가 되겠구나’하고 생각을 바꾸면 좋을 것 같다.


 "솔로몬(Solomon) : 다윗의 아들로서 이스라엘 역사의 제3대 왕이다"(270).
 "언약(covenant) : 두 당사자 간에 맺는 계약을 일컫는 개념이다"(274).
 "샬롬(shalom) : 평화, 조화, 통일, 완성, 번영 등을 의미하는 히브리 용어이다"(275).

‘당신을 위한 미가’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당신’은 저자를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한다. 말씀대로 살자고 이야기하지만,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실속에서 성경을 잊어버리기 일쑤인 우리이고, 어느 순간에는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조차도 망각하고 사는 우리다. 나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쓴웃음을 지으며 외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지금 우리에게만이 아니라 8세기 이스라엘에게도 동일했다고 이야기하며, 죄와 심판의 경고를 하고 있다. 회복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오직 소망은 하나님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가 쉬운 말로, 그리고 친절하게 이야기하지만, 그 내용은 엄중한 것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오랜 시간 성경을 보았든지, 이제 막 신앙생활을 시작했든지 그것은 아무런 변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성경을 아는 것이 아닌 행하는 진짜 신앙인이 되기를 함께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