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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키워드로 읽는 로잔 운동 (3) ‘선교’
by 문대원2024-05-03

로잔 운동을 알고 싶다

2024 서울-인천 로잔대회를 앞두고, 로잔 운동의 젊은 지도자 문대원 목사가 로잔 운동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이 역사적 복음주의 운동의 ABC를 앞으로 차근차근 설명해 드립니다.

세계 선교를 위한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로잔 운동의 비전을 설명하기 위한 세 번째 키워드는 선교(mission)입니다. 제3차 로잔대회의 공식 문서인 케이프타운 서약은 선교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선교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흘러나온다. 세계 복음화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우리를 통한 하나님의 사랑에서 비롯된다.” 


선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을 통해서 세상 모든 민족을 구원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영원부터 영원까지 계시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으로 보내신 것은 그를 대적하여 반역한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교회의 선교는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측량할 수 없는 사랑에 뿌리내리고 있으며,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서 타락한 인류를 자신과 화평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선교는 교회가 감당하는 여러 가지 사역 중 하나가 아니라, 하나님의 본성에서 흘러나오는 교회의 본질입니다. 성경이 계시하는 하나님은 선교적인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땅의 모든 족속이 그의 사랑과 구원을 알기 원하시고, 그에게 돌아와 구원받기를 원하십니다. 신구약 성경이 증언하는 하나님의 택하심은 편애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택하신 이유는 그를 편애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를 통해서 땅의 모든 족속을 축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믿음 안에서 아브라함의 자손이 된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택하심을 입은 자로서 땅의 모든 족속에게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구원을 전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선교의 핵심인 복음 전도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 인류와 온 세상의 구원자이심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복음 전도는 그리스도께서 죄인의 구원을 위하여 행하신 일을 설명하고 설득하고 변증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진리를 인정하지 않는 다원주의 시대에는 공적 영역에서 성경의 진리를 수호하고 설득하는 변증이 중요한 전도의 방편입니다. 성경이 증언하는 하나님의 진리(특별계시)와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에서 발견되는 하나님의 진리(일반계시)를 총체적으로 연구하여 선포할 때 변증적인 전도가 가능합니다.


로잔 운동은 그 시작부터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이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협력적 관계임을 강조해왔습니다. 로잔 언약 제5항은 “우리는 인간 사회 어느 곳에서나 정의와 화해를 구현하고 인간을 모든 종류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키려는 하나님의 관심에 동참하여야 한다”라고 고백합니다. 실제 선교 현장에서 “복음이 먼저인가, 빵이 먼저인가?”라는 질문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 두 가지는 언제나 함께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거부한다고 빵을 주지 않는 선교사는 없을 것이고, 복음을 도외시하고 빵만 주는 선교사도 없을 것입니다.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Wright)는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궁극성”(ultimacy)이라는 개념이 “우선성”(priority)라는 개념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선교의 궁극적인 목적인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것인데, 그것이 모든 선교사역에서 항상 첫 번째 임무가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의 순서를 논쟁하는 것보다 이 두 가지가 지향하는 동일한 목표를 분명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모든 선교 사역의 목표는 소망 없는 죄인이 회개하여 구원자 되신 예수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자로서 선교사는 지리적, 언어적, 문화적, 사회적 경계를 넘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고 나타내야 합니다. 선교사는 깨어진 세상에서 고통받는 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영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 복음의 힘을 적용해야 합니다. 동시에 선교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대속을 통해 완성된 구원의 메시지를 담대하게 선포해야 합니다. 복음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선교사는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진리를 시대적 상황에 민감한 형태로 증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선교사는 항상 지역 문화를 철저하게 이해하고 공감하고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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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문대원

문대원 목사는 미국 고든콘웰 신학교(M.Div.)와 보스턴 대학교(Ph.D.)를 졸업했으며, 현재 대구동신교회 담임목사, 국제로잔이사, 한국로잔이사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세계선교학회 학술서 African Initiative and Inspiration in the East African Revival (Brill, 2022)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