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게으름

게으름을 버리다. 하나님을 향하다

저자명 김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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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김돈영 목사(BASE성경교육원 대표) /  출판사 생명의말씀사 / 작성일 202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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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어림도 없었던 심야 영화를 보며 야식을 먹고, 정오 무렵까지 잠을 청한다. 이미 환한 방에서 눈을 떴으나 침상에서 움직이지 않고, 누운 채로 기지개를 켜며 손은 자연스럽게 텔레비전 리모컨을 찾는다. 


방학이 되면 자주 보이는 풍경이 아닐까 싶다. 이른 아침에 등교 준비를 하던 일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자유와 여유를 누리는 시간이다. 하지만 부모님께는 잔소리와 함께 게으르다는 꾸지람을 듣는 시간이기도 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게으름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언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하기 싫어하는 상태 혹은 좋지 않은 습관이나 고쳐야 할 태도 정도로 생각한다. 


“육체의 게으름은 영혼의 싫증에서 비롯된다” p.30


‘다시, 게으름’의 저자 ‘김남준’ 목사는 게으름을 영혼의 문제로 인식한다. 무언가를 하지 않거나 하기 싫어하는 태도는 근본적으로 내면의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영혼의 상태가 육체로 드러나기에 게으른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부지런하게 사는 사람도 게으른 사람일 수 있단다” p.36


한 대상을 ‘부지런’과 ‘게으른’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두 단어의 의미는 서로 반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같은 사람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쓸모없는 일에 바쁜 것과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을 게으름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창조주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일, 자기가 원하는 것만 열심히 하는 일, 욕심을 내는 일 등이 게으름이다.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하나님의 명령인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것 또한 게으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없는 일에 열심을 내기 때문이다.


“게으름을 죽이며 산 사람은 살고, 그 본성 따라 사는 사람은 죽는다. 병든 마음, 죽은 영혼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p.82


저자는 게으름과 죽음을 연결해서 이야기한다. 그것은 단순히 습관적인 게으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죽은 영혼, 죽은 내면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택함을 받은 성도 곧 구원받은 사람은 성령 하나님이 함께하시며 사는 날 동안 이끄시고 인도하신다. 성화를 통하여 구원의 길로 인도하시는 것이다. ‘게으름을 죽이며 사는 사람’은 본성을 버리고 성령 하나님과 함께하며 성화의 길을 걷는 성도의 삶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성령 하나님과 함께하지 않는 사람 곧 ‘본성 따라 사는 사람’은 자기가 주인이 되어 사는 사람이다. 성령 하나님과 함께하지 않는 삶, 결국은 죽음의 길로 향한다는 말이다. 


“세월이 악하단다. 헛된 일에 몰두하면서 사는 동안에, 의미 있게 보낼 시간은 사라진다. 그래서 거기 휩쓸리면 그분 뜻대로 못 산단다. 말세의 세상엔 그런 유혹이 있다는 거다.” p.184


구원받은 백성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게으르지 않고 시간을 아끼며 산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삶을 산다는 말이다. 내가 누구이며, 하나님이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만이 그런 삶을 사는 것이다. 세상이 말하는 일에 휩쓸리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삶을 살고자 힘쓰는 것이다.


저자는 게으름에서 벗어나 부지런하게 살라고 하는 단순한 삶의 태도와 행동의 변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근본적인 변화 곧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일깨우며 그에 합당한 삶이 되는 결단을 말한다. 하나님이 주신 삶을 허비하고,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방향을 따라 사는 악에서 벗어나기를 촉구한다. 


‘다시, 게으름’은 이미 많은 사람이 읽은 ‘게으름’의 후속작이다. 하지만 전작과는 다르게 상당히 파격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다. 우선 문장이 간결하고 짧다.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감성적으로 접근하여 독자가 생각하고 느끼게 한다. 마치 시를 읽는 듯한 이야기는 공감하고, 깨달으며, ‘나’의 이야기로 접근하도록 한다. 그리고 깨달은 것을 손으로 쓰며 되새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게으름은 악의 또 다른 형태였구나. 악은 선을 대적한다니, 하나님 사랑하는 사람이 열렬히 살았던 이유 이제 알겠다.” p.248


‘다시, 게으름’, 저자인 ‘김남준’ 목사의 이야기는 믿음의 선배가 주는 조언과도 같다. 곳곳에 담긴 저자의 애정 어린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올바른 방향을 가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 일을 대하는 태도와 삶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생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