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의 탈기독교 시대 전도

후기 기독교 사회 안에서의 복음전도

저자명 Tim Keller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고상섭 목사(그 사랑교회) /  출판사 두란노 / 작성일 2022-05-17

본문

오늘날 교회는 후기 기독교 사회로 접어들었다. 후기 기독교란 기독교의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시대이다. 미국교회의 2/3 이상은 이미 정체기를 맞았거나 쇠퇴하는 중이다. 사회는 점점 기독교에 대해 적대적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하는가? 


이전 시대에는 교회에서 말하는 보편적 가치를 일반 사람들이 대부분 수용하는 편이었다. 신성한 질서체계(Scared Order)를 믿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로 접어들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신성한 질서체계를 거부하는 문화가 형성되었고, 자유라는 이름으로 진리마저도 자신이 결정한다는 생각까지 퍼지게 되었다. 이런 생각은 점점 절대 진리가 없다는 개인주의로 흐르게 되고 그것을 더욱 촉발시키는 것이 바로 디지털 문화이다.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저자인 셰리 터클은 소셜 미디어에 들이는 시간이 증가하는 현실과 타인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또 이런 상황은 결국 정치적 양극화로 흐를 위험이 있다. 탈진리의 시대에는 나의 주장 곧 나와 함께 하는 공동체의 주장만 옳다고 믿는 편향적 사고가 퍼지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운 시대에 팀 켈러는 세상의 문화를 배척하지 말고 복음의 접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며, 주변문화와 연결점을 만들고, 그 속에 자리한 문제를 드러내며, 사람들이 진정으로 돌이킬 수 있는 방식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현대 문화에 복음의 접점을 이룰 수 있는 기본적인 여섯 가지 접근법을 소개한다.


접점 1 : 기독교 우위의 문화 비판(Christian High Theory)


기존의 기독교 변증은 기독교가 진리라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기독교 우위의 문화 비판은 세상 문화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의 모순을 드러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다. 팀 켈러는 코넬리우스 반틸의 ‘전제주의 변증’을 기초로 한 ‘통합적 변증’을 시도하는데, 세상이 말하는 문화 내러티브의 모순을 드러내주어서, 물질주의, 소비주의 등으로 함몰되어 있는 생각의 오류를 비판한다. 이 과정에서 비기독교인들의 책들을 통해 설명하는 것도 믿지 않는 사람들의 생각의 모순을 드러내는 좋은 방법이 된다. 


접점 2 : 복음 전도의 역동성(The Truly post-christendom evangelistic Dynamic)


기존의 기독교는 사영리식의 복음을 전달하기만 하면 복음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새롭고 설득력있는 방식이 필요하다. 팀 켈러는 4가지 방식을 소개한다. 


1) 주목(Attention) 

복음에 사람들이 주목하려면, 말이 아니라 삶이 우선되어야 한다. 특히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와 난관 혹은 실망과 고통의 시간을 경험할 때 기독교적 통찰을 이야기하는 것을 읽거나 예술 작품을 만나게 되면 복음을 받아들일 확률이 높다고 한다. 성경이 아닌 일반적인 세계관은 세상을 이해할 때 부족한 부분이 많다. 특히 고난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세계관의 모순을 드러내고 기독교적 복음이 좀 더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그것을 실천하려면 가장 먼저 믿지 않는 사람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쌓아야 한다. 


2) 매력(Attraction)

기독교의 매력은 세상이 줄 수 없는 질문에 답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삶으로 드러날 때 복음이 적용된 삶은 세상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친다. 고통을 당했을 때 상실되기보다 더 깊이를 더 하는 인생이 되는 것, 상황과 환경에 상관없는 만족을 추구하는 것, 사람을 얄팍한 계산으로 대하지 않는 것, 성취와 실패에 상관없이 견고한 정체성을 갖는 것 이런 삶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매력적인 복음의 편지가 될 수 있다. 


3) 예증(Demonstration)

겸손하면서도 분명한 태도로 기독교 신앙 안에서 모순처럼 보이는 전통적인 질문에 답을 해주어야 한다. 선하신 하나님께서 어떻게 고통을 허락하실 수 있는가, 왜 지옥이 있는가 등의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준비되어야 한다. 또한 그것을 궁금해 하고 모순처럼 생각하고 있는 그들의 신념의 기초의 모순을 드러내준다면 믿음의 도약이 일어날 수도 있다. 


4) 확신(Conviction)

복음을 전달할 때,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전달해야 한다. 나는 죄인이라는 나쁜 소식과, 그리스도를 통해 사랑받는 존귀한 존재라는 좋은 소식이 복음 안에는 공존한다. 이 공존은 세상 속에 있는 모순을 잘 드러내줄 수 있다. 인간은 선해져야 한다고 외치는 세상의 목소리에 사람들은 지쳐있다. 왜냐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선해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 나쁜 소식을 인정하면서도, 도덕적으로 실패한 인생이 예수님을 통해 다시 회복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복음이다. 


교회는 성도들에게 이런 삶을 살아가도록, 그리고 이렇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무장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접점 3 : 세상의 통념을 바꾸는 사회적 자세(A Category-defying social Vision)


1세기 기독교인들은 적대적인 환경 속에서도 사회적 통념을 바꾸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통념들을 변화시켰을까? 먼저,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함께 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것을 오늘날로 적용하자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이는 다민족공동체로 나가는 것이다. 은혜는 모든 사람을 존귀하게 대하게 한다. 또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 공동체이다. 초대교회 당시는 가난한 기독교인들뿐 아니라 이교도들까지도 교회의 섬김의 대상이었다. 오늘날 교회는 복음에 기초하지만 정의에 관심을 가지는 균형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또 보복하지 않고 용서하는 삶, 낙태와 유아살인을 반대하는 삶, 성윤리에 혁명을 일으키는 삶 등을 통해 세상 문화와 반대되는 거룩한 공동체를 세워가야 한다. 낙태와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 성문화가 타락한 사회는 결국 그 피해를 받게 된다. 하나님의 뜻과 반대가 되는 일들이 인간에게 결코 좋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접점 4 : 디지털 세대를 위한 대항적 교리문답(Counter-Catechesis for a Digital Age)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너희가 들었으나 …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진리를 가르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당시 종교적 가르침과 대조되는 가르침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대항적 교리문답이 필요하다. 성경의 교리를 단지 내용을 가르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문화가 제시하는 신념을 무너뜨리되 그 문화의 내러티브는 답변하지 못하는 인간 내면의 물음에 대답을 주는 작업을 해야 한다. 


교회사에서 등장하는 교리문답은 대부분 다른 신앙전통의 오류에 대한 대항적 메시지였다. 가톨릭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들도 그와 같은 것이다. 오늘날은 세속적 문화내러티브의 모순을 드러내는 대항적 교리교육이 필요하다. 정체성, 자유, 과학, 도덕성, 정의, 역사 등의 문화 내러티브에 대해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약화시킨 후 어떻게 그리스도 안에서만 그 목적이 가장 온전한 형태로 성취되는지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또한 사람의 성품은 도덕 생태계인 공동체를 통해서 성장한다. 선과 도덕을 이야기할 때도 “무엇이 선한가?”, “구체적으로 선한 행동과 악한 행동은 무엇인가?” “누가 선한가?” “우리가 어떻게 선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단순한 지성적 교육을 넘어 상상력을 일깨우는 교육을 통해 알려주어야 한다. 함께 고민하는 공동체와 그 속에서 한 걸음씩 앞어가고 있는 좋은 모델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접점 5 : 공적 영역에 남아 있는 신실한 기독교인(Faithful Christian Presence In public Spheres)


오늘날 문화는 기독교의 진리와 동떨어진 세속성이 지배하는 문화이다. 개인주의, 과학, 상대주의, 유물론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제임스 헌터는 <기독교는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는가>에서 문화를 지배하는 것도 아닌, 문화에서 철수하는 것도 아닌, 또 문화와 동화하는 것도 아닌 ‘문화 속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남아 있는’ 신실한 현존 (Faithful presence)을 이야기 한다. 이것은 성경의 가르침에 진실히 반응하면서 그 문화 속에 남아 있는 자세를 말한다.


이것을 위해서 교회는 신앙과 직업을 통합시키고, 복음이 인간사의 모든 행위에 적용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레슬리 뉴비긴의 말처럼 “교회에서 모일 때마다 우리는 다른 무엇보다 평신도가 복음의 영광을 추구하며 세상 속에서 자신의 일과를 매일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소그룹으로 모여 서로에게 없는 지식을 각자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접점 6 : 다시 발견하는 복음의 은혜(Grace To the Point)


교회가 세상과 멀어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교회 자체의 교만이다. 이것은 은혜를 잃어버릴 때 발생하게 된다. 종교와 복음이 다른 이유는 은혜의 차이이다. 우월의식에 빠지는 종교는 결국 은혜를 잃어버린 것이고, 은혜를 잃어버릴 때 다른 사람을 향한 섬김보다 자기중심적이 된다. 


랭던 길키의 <산둥 수용소>를 보면 수용소 안에서 목회자와 선교사들도 세상 사람들과 동일하게 자기중심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고백한다. 동일하게 파벌을 만들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일했다고 한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영화 <불의 전차>의 실존인물인 에릭 리들이 있었는데 그는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수감자들을 돌보았고, 성경과 과학수업을 열어 다른 이들을 가르쳤으며, 아이들을 위해 게임과 댄스 타임을 준비하곤 했다.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 그의 선한 행동은 계속되었고, 이런 희생적 삶을 통해 종교와 복음의 차이를 랭던 길키는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종교는 인간이 품고 있는 이기심이라는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장소가 아니다.” 결국 복음을 깨달을 때 삶은 변화되고, 해방을 가져다준다. 


팀 켈러는 후기 기독교 시대의 여섯 가지 접점의 요소들을 소개함으로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어야 할지를 제시하고 있다. 세상의 한 가운데 독립적인 복음을 선명하게 외쳐야 하지만 또한 협력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세상의 한 가운데서 복음의 삶을 살아가는 신실한 현존의 모습이 될 때 후기 기독교 시대에도 더욱 매력적인 공동체로 세워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