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그 이후

천국으로 나아가는 기나긴 여행의 첫 걸음

저자명 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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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김설(정담은교회 성도) /  출판사 무근검(남포교회출판부) / 작성일 2022-03-14

본문

구원의 다음 순서가 천국일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우리는 거룩의 완성을 위해 이 땅에서 훈련의 여정을 끊임없이 거쳐야 하는 존재이기에 새삼스럽게 우리의 천국을 향한 여정을 깊이 묵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구원 이후 도래하게 될 천국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라기보다는 구원 받은 신자가 천국에 들어가기 전, 이 땅에서 보다 성숙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책이다. 또 언젠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게 될 천국에서 조금은 덜 부끄러운 신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예수를 믿으면 모든 것이 순탄할 것이라, 아니 순탄하다 못해 순탄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 믿게 된다. 믿었으면 당연히 열매(?)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 열매는 우리가 바라는 바로 그 열매가 아님에 뼈아픈 좌절을 경험하게 되고, 심할 경우에는 하나님을 향한 원망까지 내뱉게 된다. 


이 책은, 이토록 우리의 처지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신자는 예수를 믿어 구원 받았지만, 여전히 죄의 잔재 속에서 발버둥치고 힘겹게 살아간다. 신자는 상한 갈대이고, 꺼져가는 등불 같아서 스스로의 힘으로는 구원을 향한 첫 걸음을 뗄 수 없다. 하나님의 능력과 하나님의 방법에 맡겼다며 믿으며 살아보려 하지만, 하나님께서 끝까지 변함없이 이끌어 가실 것임을 믿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어쩌다가 상황이 내 뜻대로 될 것 같은 어느 날, 믿기로 결단한 후에는 내가 마치 갈대 중에 가장 올곧고, 등불 중에 가장 빛이 영롱하다 착각하기도 한다. 상했음에도 꺾지 않으시고 꺼져감에도 꺼지지 않도록 지키시는 그분을 잊어버리고, 왜 나에게는 열매가 없냐며,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 주었더니 보따리 내 놓으라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 책은 이토록 미성숙한 신자의 현 상태를 스스로가 직면하게끔 인도해주고, 다시 출발점에 서게 돕는다. 그 출발점에 다시 선 후에라야 신자는 이런 보잘것없는 인생임에도 하나님은 성실하게 개입하시며, 한 번 정하신 구원을 위해 우리를 끝까지 이끌어 가심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은 끊임없이 우리의 잘못된 생각을 깨뜨리시며 개입하신다. “하나님이 우리를 자녀로 부르심은 우리가 그분의 자녀다운 조건을 지녔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르셨습니다” 잘나서 부르신 것이 아니라 보잘것없는 처지의 나를 부르셨음을 깨닫고 좌절하게 되는 것이다. 


그 좌절이 바로 값진 열매다. 내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좌절의 과정을 통해, 모든 주권을 하나님께 이양해드리며 구원을 향한 첫 걸음을 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올곧지는 않아도 하나님의 은혜로 꺾이지 않고 있다면, 밝지는 않아도 하나님의 보호하심으로 여전히 타오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값진 열매인 것이다.


하지만 이 좌절도 또 신자의 발목을 잡고 넘어지게 만들 수 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그 좌절감마저도 버리기를 요구하신다.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신실하심에 맡기고 우리의 시선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또 한 번 우리를 일으키신다. 


“신자의 삶은 하나님이 이루실 일을 위한 배역, 역할, 드라마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우리의 처지를 올바르게 인식케 한다. 그리고 그 정체성을 일깨워 준 이후, 우리로 하여금 구원을 향한 첫 걸음을 떼도록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목적지를 제시해준다. 이 땅에 머물러 사는 동안 신자들은 하나님께서 요구하신 목적대로,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가는 삶은 마냥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그것도 내버려 두시지 않으신다. 남겨둔 죄와 끊임없이 싸우는 날들의 연속이지만 말할 수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성령의 은혜를 의지하는 삶이 성숙한 신자의 삶으로 제시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일은 종교 행위가 아니라 믿지 않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인생을 다르게 사는 것입니다”


구원을 향해 똑바로 걸어가든, 절뚝이며 걸어가든,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그냥 버려두지 않으실 것이다. 성숙한 신자로 마지막 날을 맞이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구원을 향한 기나긴 여정의 첫 걸음을 내딛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