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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해설

국내 저자가 쓴 첫 대요리문답 해설서

저자명 김태희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김설(정담은교회 성도) /  출판사 세움북스 / 작성일 2021-12-18

본문

세상 어디에도 없던 책이 나왔다. 번역서가 아닌 국내저자가 쓴 대요리문답 해설서를 읽는 것도 감격스러운데 그 저자와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이 큰 감사로 다가온다. 이 책의 저자는 누구보다도 진리에 목마른 성도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 했다. 요리문답을 깊이 공부하고 싶은데 어떤 방법으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꼭 기억하며 살아가야 하는 내용들을 어찌 담을 것인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눈높이가 맞추어진 친절한 책이다. 


이 책을 내년 교육부서, 전도회, 당회의 스터디 교재로 채택하기를 추천하고 싶고, 결코 특정 연령대에만 국한되는 책이 아님을 말하고 싶다. 해설의 한 문장이 한 줄을 채 넘지 않기에 초등 고학년 정도라면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다. 성도들이 평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 특히 삼위 하나님에 관한 부분에서는 장황한 글을 쓰지 않았음에도 서로 구별되지만 동등하심을, 삼위 하나님이 서로를 높이고 지지하는 참되고 영원한 하나님이심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게끔 친절하게 해설되어 있다. 그리고 칭의, 양자, 성화와 같은 단어들을 보면 단어 자체의 생소함이 주는 어려움도 있고, 그것들이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정확한 개념과 순서를 혼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교회를 오래 다녀도 ‘온전한 나의 신앙고백’ - 소위 말 하는 ‘나의 말’ - 으로 이야기 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죄인인 나를 그리스도의 완전한 순종과 대속을 믿음으로 의롭다 여겨 주셨어요.’, 혹은 ‘성령 하나님의 일하심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새로워지길 원합니다.’와 같은 신앙고백의 내용들은 누구든지 고백하고 싶어 한다. 지금껏 희미하게나마 배워왔던 내용들을 이 책을 통해서 개념을 확실하게 정리 할 수 있도록 쉽고 정확한 해설이 실려 있다. 어려워할법한 단어들의 개념을 친절한 해설을 통해 온전한 나의 신앙으로 고백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세세한 부분까지 독자들을 배려했구나’ 하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더욱 추천하게 된다. 양장본이라 잘 펼쳐지고, 일반 종이책처럼 읽다가 갑자기 덮혀 버리거나, 읽으면서 한 손으로 책머리를 잡고 있을 필요가 없다. 심지어 글자 크기도 시원시원하게 크고, 간격도 넓게 편집 되어서 어르신들이 글자를 읽어나가고 공부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전혀 없을듯하다. 이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독자를 배려해줘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리고 대요리든 소요리든 요리문답을 공부하면서 성경 증거구절을 하나하나 찾다보면 누구든지 살짝 귀찮아지기 마련이다. 귀찮음 때문에 중도포기 하는 경우도 적잖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대요리문답은 문답이 길어서 하나하나 대조해보면 누구든 귀찮음을 느낄텐데 이 책은 증거구절들을 하나하나 수록해줬다. 증거구절을 기준으로, 그 구절에 해당되는 문답의 내용들로 나뉘어져서 해설되어있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대요리문답의 영어 원문을 거의 완벽히 직역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의 가치가 더 깊게 와닿는다. 단어부터 조사 하나하나까지 거의 직역이 되었으면 문답을 구성하는 문장들이 덜 매끄러울 법한데, 한글로 번역된 문답이 원문을 거의 해치지 않고 윤문 된 것으로 보여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고 오히려 대요리문답 원문의 내용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기분이다. 당시 웨스트민스터 총대들이 무엇을 강조하고자 했는지 문답 바로 아래에 수록된 각 해설의 제목들을 보면 알아차릴 수 있다. 원문에서 끊어진 대로 그대로 끊어서 해설했고, 원문에서 강조하고자 한 바를 해치지 않고 오히려 그 의미를 그대로 살려서 해설해줬기에 이 책의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작성된 지 몇 백 년이 지난 2021년에 대요리문답 ‘원문 그 자체’를 읽는 감사를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설명이 좋았던 부분은 201쪽 ‘효력있는 부르심’을 이야기하는 문답이다. 하나님의 택하심에 대해서 다소 어렵게 여기거나, 심지어는 구원의 확신을 어디서(?) 얻는지 갈팡질팡하는 경우들이 많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과 계획하심에 달려있고, 각 사람마다 효력있는 부르심의 시기와 방법이 다르다라고 간단명료하게 정리가 되어있다. 


그리고 한국교회에 은연중에 만연하고 있는 잘못된 개념들도 이 책으로 요리문답을 공부하다보면 올바르게 정리할 수 있다. 공로사상, 한 분 하나님, 바른 교회 등등 신앙고백은 여러 개가 아닌 ‘오직 하나’다. 신앙고백 안에서 한 가지 내용이라도 잘못 이해하면 전체 신앙고백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된다. 


진리가 혼탁해져서 분별하기 힘든 세상이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교회들이 세상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들으면서 성도들에게는 이전과는 달리 바른 분별력이 요구되고 있고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에서도 스스로 진리를 분별해내는 지혜가 필요해진다. 17세기에 작성된 문서들을 통해 얻은 지혜로 21세기를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큰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이 코로나 이후의 한국교회를 조금 더 건강하고 바르게 세워나가는데 좋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