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시 모일 때

회복하는 교회

저자명 문화랑,이정규,김형익,양승언,이춘성,서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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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고상섭 목사(그 사랑교회) /  작성일 202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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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달 동안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혼란의 연속이었다. 그 상황 속에서 가장 크게 홍역을 앓고 있는 곳이 있다면 아마도 교회일 것이다. 교회 안 밖의 상황들도 좋지 않았고 또 교회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신학적 이슈에 대한 고민들도 많았다. 공예배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부터 인터넷 성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민들과 주장들이 있었다.


코로나 초기와 감염 절정기를 지나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일상적 거리두기로 방역지침이 완화되기를 반복해가면서, 성도들은 교회라는 공간과 공동체의 현주소를 엎치락뒤치락 경험하고 있다. 어떤 사물이 만들어지거나 어떤 사태가 발생하면서 세상의 패러다임이 변화된 경우는 종종 있어왔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시대는 과연 어떤 시대가 될 것인가? 이런 현실 속에서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어두움을 저주하기보다는 한 줄기 빛을 비추라”는 말처럼 오늘날 교회에 필요한 것은 현실에 대한 우려 섞인 비판이 아니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소망의 빛을 붙드는 일이어야 할 것이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현장 감각이 있는 6명의 목회자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회가 회복해야 할 본질들을 생각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그 상태를 되찾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회복이란 단어처럼 요즘시대에 긴요한 용어도 없기 때문이다.


교회의 역사를 돌아보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어려움은 교회가 다시 한 번 순결과 거룩을 회복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한국 사회와 교회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주고 있지만 한편으로 교회가 그동안 바꾸지 못했던 모습들을 드러내 줌으로써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왜 교회가 존재하는가?”에 대해 교회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인 세 가지 방향과 여섯가지 주제로 설명하고 있다. 교회는 첫째 하나님을 위해 존재하고, 둘째, 세상을 위해 존재하고, 셋째 교회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 하나님을 위해서 교회는 예배공동체로, 세상을 위해서는 전도와 사역, 교회 자신을 위해서는 양육과 교제 공동체로 존재한다.


이 여섯 가지 존재의 목적을 목회에서 중요한 하나님과의 관계(예배, 말씀), 사람과의 관계(공동체, 양육, 훈련), 세상과의 관계(세계관, 사회적 책임과 섬김)로 설명하였다. 앞으로 펼쳐질 시대에 예배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고난의 시대에 어떻게 말씀을 전해야 하는가? 교회 공동체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교회의 양육과 훈련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가? 교회는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가? 교회는 어떤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며 세상을 섬겨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하고 있다.


우리가 예배를 드리면 예배가 우리를 지킨다. 우리가 예배를 드리면 예배의 정신이 성도들의 몸과 마음에 새겨져 성도들을 훈련시킨다. 이와 같은 때에 목회자와 성도, 교회는 무엇을 회복해야 할까? 예배의 하나님 중심성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은 이 시기에는 하나님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미칠 영향이 더욱 클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를 다시 깊이 생각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그분의 참모습을 재발견하는 것은 고통 가운데 오히려 더 깊은 신앙을 갖게 하고, 이웃을 즐거이 섬기게 만드는 백신과도 같다.


또 신앙 공동체가 예배당이라는 지정된 성소로부터 해방된다는 것은 신앙이 우리의 가정과 일터, 삶의 일상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성속(聖俗)으로 나뉜 이원론적 사고의 틀을 깨뜨리고 하나님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관여하실 뿐 아니라 그 모든 자리의 주인이시라는 것을 각성하는 사고의 전환, 신앙의 전환을 가져오는 기회이다.


가정은 출생부터 죽음까지 담아내는 그릇이다. 가정은 가장 기본적인 교회이자 학교임을 분명히 하고, 가정을 신앙 교육의 산실로서 세워가야 할 것이다. 가정예배의 회복이 시급하며, 가정예배를 전형적인 예배 형식보다는 가족 간의 친밀감을 높이고 신앙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누고 기도하는 장으로서 세워갈 필요가 있다.


뉴노멀 시대 기독교 세계관의 회복은 우리는 주관자가 아니라 피조물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기독교 승리주의에 도취되었던 세계관을 탈출하여 우리 스스로 시민교양을 갖추고 삶의 자리에서 그 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겸손과 따뜻함으로 세상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희망을 노래해야 한다.


교회는 예수님께서 제시해주신 진정한 신앙공동체를 이루어 지역성 있는 가까운 교회의 모습으로 섬기며, 서로 연대하여 예수님의 지상 명령의 시대적인 사명을 감당하는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이 책의 장점은 각 주제가 끝날 때 ‘함께 나누는 이야기’라는 소그룹 모임을 위한 질문이 포함되어 있어서 각 교회의 리더들이나 성도들이 교회의 중요한 여섯 가지 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교회의 존재 목적 6가지를 교회와 성도들이 생각해보고 나눌 수 있는 틀을 제시한다는 면에서도 유익한 책이다.


교회를 다니지만 교회가 무엇인지? 교회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이해가 없는 성도들이 많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좀 더 교회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들로 삼는다면 이 시간은 우리를 더 성숙하게 하고 더 깊이 있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