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말하다

기독교와 자유주의

저자명 J. Gresham Ma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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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김진국 목사(대신총회신학연구원) /  작성일 20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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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부터 프린스턴신학교에 자유주의 사상이 들어오고, 동시에 미합중국 장로교회에 급속히 자유주의 사상이 뿌리내리게 된 사실은 기독교 역사 속에 매우 가슴 아픈 일이다.


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920년대 중반 자유주의 세력이 프린스턴신학교를 장악했다. 로스 스티븐슨이 교장으로 오면서, 메이첸을 비롯한 정통 개혁 신학자들과 마찰이 생겼고, 결국 총회에 의해서 1929년 프린스턴신학교의 이사회가 자유주의자들과 교리적 포괄주의자들에 의해 개편되었다. 프린스턴신학교의 신약교수인 존 그레샴 메이첸(J. Gresham Machen, 1881-1937)박사가 장로교회 신학과 정통을 지키기 위해 투쟁을 했다.
 
메이첸, 딕 윌슨, 알리스, 밴 틸 등 교수들은 자유주의자들로 개편된 이사회 아래에서 계속 교수 사역하는 것을 거절하고 프린스턴신학교를 떠나게 된다. 그들은 메이첸을 중심으로 그들과 뜻을 함께하는 교회 지도자들의 지원을 받아 필라델피아에 장로교회 정통신학을 추구하고 가르치는 웨스트민스터신학교를 세우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그들은 자유주의가 지배하는 미합중국 장로교회 총회(PCUSA)의 선교부와 별개로 ‘독립 해외 선교부’를 조직하려 했다. 이것이 문제가 되어 메이첸과 보수주의자들은 축출되고, 미합중국 장로교회로부터 분리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다가 1936년 아메리카 장로교회(Presbyterian Church of America)를 조직하게 된다. 이후 명칭은 정통장로교회(Orthdox Presbyterian Church)로 바뀌었고, 현재까지도 굳건하게 장로교회 정통성을 지켜오고 있다. 


그 신학적 위기 속에, 역사적 개혁신학의 가르침을 견지하기 위해 미국 정통 장로교회와 웨스트민스터신학교가 설립된 것은 당연한 귀결점이다. 거기에 진리를 파수한 신학자가 있었다. 개혁신학을 지키고자 했던 메이첸은 당대의 자유주의적인 신학의 정체를 밝히고, 역사적 장로교회가 굳건하게 지켜왔던 가르침을 제시하기에 이른다. 그 내용을 담고 있는 걸작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Christianity and Liberalism)이다.


이 책은 메이첸이 1923년에 저술했다. 이 책에서 그는 자유주의 신학이 정통적 기독교회와 관계없는 새롭게 형성된 신학임을 밝힌다. 자유주의 신학은 과학시대에 맞게 변형된 신학이며, 문제는 그 시대에 맞추기 위해서, 기독교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였거나 버렸다는 것이다. 이에 현대 자유주의 신학은 비기독교적이면서 동시에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한다. 전혀 역사적이지도 않고, 성경적이지도 않은 신학임을 책 전체에서 설명한다.


또 당시 유물론적인 사회정책에 대해서, 그리고 특히 문화 사상적인 도전과 공립학교 교육의 획일성에 대해서 심각하게 우려를 표명한다. 그는 앵글로 색슨의 자유의 원리가 재발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바로 종교개혁(청교도와 장로교)에 입각한 기독교를 염두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새로운 종교개혁이 실현되어 인류에게 빛과 자유를 주기를 바란다며,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질 일임을 강조한다.


계속해서 메이첸은 ‘교리는 기독교의 토대’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교리에 대해 온갖 부정적인 색깔을 덧씌우며 ‘기독교는 교리가 아니라 삶’이라고 논증하며 공격한다. 이 말은 언뜻 경건해 보이고 그럴듯해 보이지만, 거짓일 수밖에 없다.

 

그가 말하기를, 기독교는 단순히 삶의 방식으로 도입된 것이 아니라, ‘메시지(교리)에 근거한 삶의 방식’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선언한다. 그것은 ‘교리에 근거한 기독교’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는 그것을 바울의 예와 예수 그리스도의 예를 통해 명백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하나님과 인간과 성경, 그리고 구원과 교회에 대해서 자유주의자들과 정통 기독교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대조하여 설명한다. 여기서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교회에 대한 항목이다. 이 책의 전개에 따른 결론으로서 메이첸은 교회가 ‘정직성’에 기초하여야 하며, 사역자의 신학적 선서에 따른 행동을 지켜야 함을 강조한다.


사역자로 임직받기 전에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에 서약한대로 행해야 하며, 만일 이를 거부하고자 한다면, 그들이 그 선언한 곳에서 떠나야 한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바른 선서를 지키는 사람들이 다수의 반대하는 자들에 의해 거부당하고 공격받는 것이 지속된다면, 결국 그 선서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분리될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이런 그의 신학정신이 교회론에 입각한 그의 웨스트민스터신학교와 정통장로교회의 출발 정신임을 확인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책은 260여 페이지 분량의 적은 내용이지만, 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자유주의와 대조하여 변증한 20세기의 빛나는 걸작이다. 그리고 이 책은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와 정통장로교회(Orthdox Presbyterian Church)의 역사적인 토대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이정표와 같은 책이다. 20세기 북미의 정통적 장로교회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책이기에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