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변절을 요구하는 시대를 살다

오스 기니스의 저항

저자명 Os Guin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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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김봉현 목사(나무의숨교회) /  작성일 20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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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독일의 그리스도인들이 국가 사회주의의 매혹과 강압에 어떻게 그리 속절 없이 굴복할 수 있었는가?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성격을 이해하면 대답은 분명하다."

 

1930년대 독일 그리스도인들은 히틀러에게 저항 없이 굴복했다. 이것은 교회가 시대를 읽지 못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저자는 이 시대의 교회도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고 경고한다. 교회가 시대를 읽지 못해 저항 없이 굴복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문제의식으로 이 시대가 기독교를 어떻게 훼손하고 있는지 설명하며 거기에 어떻게 저항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이 시대의 성격을 '현대성'으로 규정하며 이것이 기독교 신앙을 훼손시키는 여러 가지 측면을 설명한다. 거기에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는 것이 '급격한 변화'와 '정보화'이다. "우리가 몸담고 사는 세계들은 우리 생각을 형성할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급격한 변화의 세계이고 정보화의 세계이다. 그것이 우리의 생각을 형성한다. 

 

'급격한 변화'는 유동적 사고를 가져온다.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일시적이고 잠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세계는 전통과 정체성의 고정된 상태에서 유동하는 액체의 상태로 변화되었다. 이 시대에 단단한 전통적 실재들은 녹아내려 액체화되었다. 이 시대에 살아가는 개인은 모든 것을 유동적으로 받아들인다. 


정보화는 상대적 사고를 가져온다. 정보화 사회의 개인은 다양한 문화, 사고, 가치를 동시에 인식한다. 이 상황에서 어떤 것도 절대적인 권위를 갖지 못한다. 모든 것은 다른 것과 비교되어 상대성의 자리에 놓인다. 이 시대에 높고 권위적인 것들은 그 지위를 잃고, 다른 제품과 비교되며 선택을 기다리는 제품이 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은 어떤 것도 절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급격한 변화와 정보화는 개인에게 '선택'의 권위를 부여한다. 상대적이기 때문에 그것 중에 하나를 내가 선택한다. 유동적이기 때문에 그 선택은 언제든지 번복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은 자신을 선택하는 존재, 주권적 선택자로 규정한다. 권위의 지배를 받는 입장에서 선호의 입장으로 변화된다. 이 시대에 이전의 권위는 경직되고 낡은 생각으로 치부된다. 

 

개인의 유동적 선택은 '편화된 삶'을 만든다. 관통하는 권위적 기준을 갖지 못한 개인이 상황에 따라서 선택을 반복할 때 그는 파편화된 삶을 살게 된다. 직장, 집, 학교, 친구, 가족, 동료, 쇼핑몰, 그가 있는 공간과 시간에 따라 목적, 우선순위, 생활방식이 달라진다. 삶은 통일성을 갖지 못하고 파편화된다. 


파편화된 삶은 '동공화된 내면'을 만든다. 삶을 관통하는 권위와 기준이 없을 때 개인은 중심이 비어 있는 삶, 맥락 없는 삶을 살게 된다. 자신이 주체적 선택자이기 때문에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산다고 생각하지만, 급격한 변화와 정보화라는 환경에 의해 형성된 유동적이고 상대적인 사고에 빠져 선택을 과신하다가 동공화된 내면을 갖게 되는, 시대의 종으로서 살아간다. 


이 '현대성'은 기독교 신앙을 훼손시킨다. 하나님의 영광과 변함없는 진리를 추구하는 기독교가 이 현대성에 의해 기독교가 아닌 다른 것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현대성에 물든 기독교인은 기독교를 변함없는 절대적인 진리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내 삶 전반에서 지켜야 하는 기준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내 나름의 방식으로 재해석해서 받아들인다. 기독교는 내가 선택한 하나의 종교로 생각하기에, 기독교인이면서도 하나님이 그의 주인으로서 그의 중심을 채우지 못한다. 신앙이 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공화된 내면을 가지고, 유동적이고 상대적인 사고방식으로, 파편화된 삶을 살아간다. 기독교는 이 사람에게 변질되어 무기력해진다. 


저자는 현대성의 간접적인 공격과 함께, 기독교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도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것으로'무신론'과 '진화론적 인본주의'이다. 

 

'무신론'은 서구 세계의 영혼과 문화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기독교와 경쟁적인 위치에 있다. 무신론은 이제까지 기독교가 역사에서 보여 준 실패에 분노하며 특별한 증오심을 가지고 기독교를 대한다. 이것은 서구 엘리트들의 세계관이 되어 공론장과 공적 생활에서 종교의 목소리를 완전히 몰아내고자 한다.


'진화론적 인본주의'는 과학적 진보가 만들어 낼 확실한 장밋빛 미래를 종교가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종교가 폐기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들에게 진리란 사회적 유익을 위해 구성한 규칙이다. 이것은 가상의 실재에 불과하기에 언제든지 폐기될 수 있다. 기독교는 이제 고리타분해진 이전 시대의 규칙이었기에 폐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오늘날 교회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갖고 그분의 권위 있는 말씀인 성경에 대해 깊이 알아가는 것이다." 저자는 유동적인 시대에 상관없이 한결같은 정답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우리가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권위 있는 말씀을 알아감으로 그의 변함없는 영광과 주권을 깨달을 때 흔들리는 시대에 상관없이 굳건한 신앙인으로 서서 시대와 부딪칠 수 있을 것이라고 도전한다. 


저자는 "서구는 영혼을 잃었다."라고 경고한다. 꺾인 꽃처럼 서구의 출발인 기독교의 근간을 제거했다. 기초를 제거했기에 그 열매들은 시들어가고 있다. 서구 사회가 서 있던 자리는 진보적 세속주의로 급격하게 대체되고 있다. 


저자는 "그러나 본서의 관심은 서구 그리스도인에게 단순히 일전을 각오하도록 요구하는데 있지 않다. 스스로를 살펴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아니한 것을 회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의 징조를 읽고 영을 시험하여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시대가 문제라는 정보를 알고 시대에 적대적 태도를 갖는 것보다 내 안에 내재화되고 있는 시대의 해악을 분별하고 다르게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득한다. 


저자는 이것을 '불가능한 사람들'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연민으로 눈처럼 녹을 수 있는 가슴을 가졌으나 강철과 부싯돌처럼 단호한 얼굴과 의지로 어떤 압력과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로서 한 명의 청중, 유일한 청중, 바로 하나님 앞에서 살도록 부름을 받았다."라고 도전한다. "기독교인들이 세상에 참여하되, 세상을 분별하여, 주의 진리와 부르심을 부정하는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나의 대전제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내게 스며들어온 현대성을 대전제로 기독교를 재해석해서 믿고 있는지, 내가 하나님의 영광과 권위를 대전제로 해서 현대를 재해석해서 싸워가고 있는지 묻게 된다. 우리가 전자의 태도를 가질 때 "양다리를 걸친 채 방관자적 입장에서 누가 이 시대의 갈멜산 대회에서 이길지 지켜보는 방임형 그리스도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후자의 태도를 가질 때 "하나님 아버지, 주의 진리가 아니라면 우리의 삶은 혼란스럽고 무의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주는 우리의 주이시며 구원자이십니다. 잘못된 길로 가는 우리를 주의 은혜로 회복시켜 주옵소서. 그래서 이 시대에 주가 임하실 거룩한 집을 세우는 소명에 합당한 백성이 되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며 유일한 청중,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어떤 전제로 어떤 결과를 만들고 있는지 검토하는 것은 시대에 흔들리지 않고 신앙을 지키는데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