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에 있어서 하나님의 역할과 나의 역할

거룩함으로 나아가라

저자명 R. C. Spr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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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조정의 목사(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  작성일 2020-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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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에 관한 책은 참으로 많다. R. C. 스프로울이 쓴 ‘성화’ 관련 책만 해도 몇 권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성화에 관한 책이 나온다는 것, 또한 같은 주제가 독자의 흥미를 계속해서 끈다는 것은 성화에 관한 오해나 이해의 부족이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남아있기 때문인 것 같다. 칭의-성화-영화에 관한 올바른 이해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헛된 염려에 빠지지 않게 하고, 의심과 불안에 떨지 않게 한다. 방탕한 삶을 멀리하게 만들고 온전한 보상을 기대하게 한다.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광에 이르는 길은 좁고 협착하여 그 길을 찾는 이가 적어도 십자가를 지고 그 길에 들어선 이들은 성경을 통해 밝히 보여주신 그 길을 따라 걸을 때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더라도 무서워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성화에 관한 책은 그리스도인이 지속적으로 읽어야 할 책이다.


하지만 성화에 관한 책이 모두 유익한 것은 아니다. 성경이 말하는 칭의, 성화, 영화를 조금이라도 잘못 설명하면 독자는 성경이 의도하지 않은 무거운 짐을 지거나 반대로 건강한 책임감을 벗어버리고 방종할 수도 있다. “거룩함으로 나아가라”의 저자가 스프로울이라는 사실은 이런 염려를 제거하기에 충분하다. 이 책 “거룩함으로 나아가라”를 추천한 존 맥아더 목사는 “저자보다 이 문제를 잘 다룰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라고 말했다. 스티븐 로슨도 “최근 들어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촉구하는 일에 저자보다 더 크게 기여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마이클 리브스는 “이 책은 명쾌하고 신선한 논리 전개를 통해 혼란을 없애주고, 복음의 아름다운 진리와 뛰어난 지혜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의미를 확실하게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한 가지 감동적인 사실은 존 맥아더 목사가 말한 것처럼 이 책의 저자 스프로울이 지금은 영화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R. C. 스프로울은 이 책의 처음부터 “그리스도인의 삶에는 목표가 있다”고 밝힌다. 구원받은 사람은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는 일이 이 땅에 주어진 삶의 목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종점은 하나님께서 죄인을 의롭다 칭하며 구원하신 목적 곧 그리스도를 닮아 흠 없고 책망할 것이 없는 자로 세워지는 것이다(롬 8:29; 골 1:22). 영화, 다른 말로는 그리스도의 형상을 온전히 본받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이것을 삶의 목표로 두지 않는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여러 은혜의 방편을 활용하고 영적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그 목적을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는 것으로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인이 영적으로 성장하는 데 방해가 되는 세력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세상과 육신 그리고 마귀이다. 적을 제대로 아는 것은 승리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스도께서 적을 어떻게 이기셨는지 아는 것은 승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비결이자 능력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전부로 여기고 세상에 매여 살아가는 인생에서 벗어나 영적인 현실을 본 사람은 다시 세속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 사역을 방해하는 세력들을 눈감고 모르는 척 살 수 없다. 맞서 싸워야 하고 그리스도 안에 주어진 승리를 붙잡아야 한다.


오늘날 그리스도인이 가장 실패하고 넘어지는 부분은 세상이 말하는 적당한 의와 타협하는 부분이다. 그리스도인은 거룩한 하나님의 기준 앞에 깨끗한 양심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지만, 느슨하고 미지근한 신앙의 온도를 유지하며 세상이 말하는 상대적인 도덕과 의에 맞춰 살아가기 바쁘다. 하나님께서 “의롭다”고 칭하신 이들, 그래서 “성도”라 불리는 이들은 달라야 한다. 죄에 대하여 죽었고 동시에 “의”에 대하여 살았다. 죄의 사슬에서 벗어났지만, 의의 종이 되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나님의 의를 추구하는 삶이다. 스프로울은 이것을 잊지 말라고 강력하게 촉구한다.


하지만 의를 추구하는 이들 가운데 율법주의에 빠지는 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통해 주신 의 곧 “하나님의 의”가 아니라 자신의 의를 의지하기 때문에 그들의 삶은 기쁨과 평안이 없고 오히려 불안과 염려가 가득하다. 분노와 비판이 삶에 깃들고 자비와 온유는 없다. 그들에게 그리스도가 필요하다. 처음 그리스도인이 된 그때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인 되고 나서도 그리스도가 필요하다.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열매로서 변화된 삶, 의로운 삶이 따라온다. 자신이 원하는 의의 기준에 자신의 삶이 미치지 못할 때 점검해야 할 것은 단지 삶의 방식과 수준이 아니다. 그러한 삶을 열매 맺게 하는 믿음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행위만 의지해서도 안 되지만, 믿음의 고백만 가지고 있어서도 안 된다. 오직 그리스도께 믿음을 두고, 그분이 주시는 사랑과 능력에 따른 행위의 열매를 맺는 것이 핵심이다. 스프로울이 이 책을 통해 밝히 보여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의 가장 절정 부분은 고린도전서 13장의 사랑과 갈라디아서 5장의 성령의 열매를 하나하나 설명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거룩함으로 나아가는 삶은 하나님과 이웃을 더욱 사랑하는 삶이다. 그리스도께서 그렇게 사랑하셨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므로 고린도전서 13장, 사랑 장이 말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성화의 경주를 하는 이들에게 큰 유익을 준다. 또한 거룩함으로 나아가는 삶은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성령의 열매를 풍성하게 맺는 삶이다. 그리스도께서 성령과 함께하시며 이 땅에서 보여주셨던 본처럼 말이다. 그러므로 갈라디아서 5장에 나오는 성령의 열매는 성장하는 그리스도인이 어떤 열매를 맺어야 할지 분명히 보여줄 수 있다.


오늘날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많은 비방을 받고 외면을 당하는 이유는 세상이 악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 교회가 거룩하지 않아서다. 거룩함으로 나아가는 교회가 많지 않고 거룩함으로 나아가는 성도가 많지 않다. 오늘날 교회가 힘써야 할 부분은 사회봉사나 좋은 여론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물론 필요한 일이기도 하지만). 교회는 본래 부르심에 충성해야 한다. 악한 세상으로부터 ‘불러낸 무리’, ‘성도’라는 이름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교회가 회복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프로그램이나 교회 정치 구조나 정형화된 사역 스타일에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어떤 것은 충분히 변화를 줄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교회는 윌리암 맥도날드가 쓴 책의 제목처럼 “잊혀진 명령, 거룩하라”라는 부르심에 전적으로 순종해야 한다. 사도 요한이 말한 것처럼 “주를 향하여 이 소망을 가진 자마다 그의 깨끗하심과 같이 자기를 깨끗하게” 한다(요일 3:3).


지금 영화를 경험하고 있는 스프로울, 이 땅에서 그가 외친 것처럼 거룩함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거룩함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가장 대표적인 목소리로 촉구했던 그가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요청하는 대로 이 책을 읽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거룩하신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게 되기를, 그것을 자기 삶의 목적으로 삼고 예수 그리스도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믿음으로 성화의 경주를 완주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