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ck

사이트 내 전체검색

tgck

검색버튼
사이트 내 전체검색
Books
homeHome Books 북 리뷰
지식 유목민 김건주 작가의 치유 에세이

내가 나에게

페이지 정보

저자명 김건주
작성자 고상섭 목사(그사랑교회) / 작성일 2020-04-26

본문

초신자들이나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소개하거나 선물할 만한 책들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만약 나에게 한 권을 추천하라고 한다면 김건주 작가의 ‘내가 나에게’를 추천하고 싶다. 목사이며, 작가이며, 전문 경영인이며, 사회기업운동가, 비니지스 코치 등의 다양한 직함처럼 김건주 작가는 교회와 사회 문화 전반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지식을 가진 분이다.

 
‘지식 유목민’이라는 말이 아마도 그를 잘 설명해주는 말일 것이다. 이 책은 직장생활을 하는 일반인들이 느꼈을법한 고민들에 대해 성경적인 내용을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서 소개하는 책이다. ‘예수님’,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지만 그의 글 속에는 하나님의 따뜻함이 녹아 있다.


‘내가 나에게’는 참 신비한 책이다. 마음을 먹고 한 자리에서 읽는다면 2~3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을 만큼 짧은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한 주제 한 주제를 묵상해서 꼼꼼히 읽는다면  긴 시간 묵상하고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로 가득 차있다.  이 책은 초신자들 뿐 아니라 목회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인데 한 주제에 대해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문장과 표현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김건주 목사의 문장을 읽을 때면 자주 김훈 작가가 떠오른다. 김훈 작가는 소설을 쓸 때 부사를 다 없애고 주어와 동사로만 문장을 구성하고 싶다고 말할 만큼 간결함이 특징이다. 무언가를 더하지 않고 빼는 것을 통해 더 깊은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글쓰기의 달인들의 경지인 것 같다.


‘내가 나에게’는 그런 달인의 향기가 나는 책이다.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안쪽에 있다’는 헤겔의 말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말에 상처를 자주 받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방향과 위로를 제시하기도 하고, ‘거울에 비친 나를 보려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 있어야 한다’ 등의 표현을 통해 너무 가까이서 나를 보는 교만에 대해, 또 너무 멀리서 자신을 보는 열등감에 대해 말하기도 한다.


또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 너무 쉽게 휘둘리는 사람들에게 ‘자동문처럼 자판기처럼’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누군가의 말과 행동에 자동문처럼, 자판기처럼 바로 바로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한다. 모든 사람에게 문을 다 열어주지 않아도, 모든 반응에 다 응답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자리를 묵묵히 지켜 가기를 권유하기도 한다.


산문의 형식이지만 마치 시처럼 보이는 간결함을 통해 주제를 바라보는 통찰이 무엇인지, 또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잘 배울 수 있고, 앞으로 시대에는 김건주 식의 글쓰기가 대세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 만큼 새로운 표현들이 많다.

 
이 책은 짧지만 핵심을 찌르는 통찰들이 빛난다. 나도 경험했고, 보았던 사물들인데 저자는 그 일상의 평범한 경험들로부터 탁월한 통찰들을 생각하고 적용시키고 있다. 공항 검색대를 보면서 인간관계를 순수하게 접근하지 않고 사람을 분석하고 뜯어보는 모습들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얼마나 생각의 실타래들이 정리되지 못하고 명확하지 못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말과 글이 길어지는 이유는 아마도 핵심을 찌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세 단어로 표현하고 싶다. 명료하다, 간결하다. 그리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