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사사기, 로마서

당신을 위한 팀 켈러의 90일 성경공부

저자명 Timothy K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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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고상섭 목사(그사랑교회) /  작성일 2020-02-24

본문

‘팀 켈러의 90일 성경공부’는 하루 30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개인적으로 성경을 연구할 수 있도록 만든 교재이다. 갈라디아서, 사사기, 로마서 세 권을 함께 묶었다. 이 책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장점이 많고,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책이다.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1. ‘당신을 위한 팀 켈러의 갈라디아서, 사사기, 로마서 1, 2’와 함께 공부하라


‘팀 켈러의 90일 성경공부’는 ‘당신을 위한 팀 켈러의 갈라디아서, 사사기, 로마서’와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물론 ‘90일’과 성경만 가지고 활용할 수도 있지만, 팀 켈러의 주석을 참고해서 활용하면 개인 성경연구에 더 큰 진보가 있을 것이다. ‘팀 켈러의 90일 성경공부’의 장점은 ‘당신을 위한 팀 켈러 시리즈’를 그대로 문제로 만든 교재가 아니다. ‘당신을 위한 시리즈’의 핵심을 포함했지만 더욱 풍성하게 성경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제안하고 싶은 것은 먼저, 성경 본문을 읽고 두 번째로 ‘팀 켈러의 90일 성경공부’로 개인 성경연구를 하고 나서, 세 번째 ‘당신을 위한 팀 켈러 주석 시리즈’를 통해서 자신이 성경연구한 내용들을 주석을 통해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는 것이다.


이렇게 진행하면 단순히 개인 성경연구를 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첫째는 자신의 해석을 팀 켈러의 주석과 비교함으로 자의적 해석의 오류를 줄일 수 있고, 또 팀 켈러 목사의 묵상을 배울 수 있게 된다. 단순히 ‘당신을 위한 주석 시리즈’를 볼 때는 설교를 듣는 것처럼 일방적인 선포를 듣지만 ‘90일 성경공부’를 통해서는 팀 켈러의 해석의 근거가 어떤 성경구절이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그 본문을 통해 어떤 보편타당한 원리를 적용했는지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을 위한 팀 켈러의 갈라디아서 주석’에 보면 복음으로 하나되는 것은 ‘세 가지 표지’가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해 주는 것이고, 둘째는 은사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표지는 가난한 자들을 돌보는 것에 대한 일치를 말한다. 그냥 주석을 읽을 때면 그 원리의 근거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없는데 ‘90일 성경공부’를 통해서는 그 근거를 성경에서 찾을 수 있게 된다. 


(갈 2:6) 유력하다는 이들 중에 (본래 어떤 이들이든지 내게 상관이 없으며 하나님은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아니하시나니) 저 유력한 이들은 내게 의무를 더하여 준 것이 없고(갈 2:7) 도리어 그들은 내가 무할례자에게 복음 전함을 맡은 것이 베드로가 할례자에게 맡음과 같은 것을 보았고(갈 2:8) 베드로에게 역사하사 그를 할례자의 사도로 삼으신 이가 또한 내게 역사하사 나를 이방인의 사도로 삼으셨느니라(갈 2:9) 또 기둥 같이 여기는 야고보와 게바와 요한도 내게 주신 은혜를 앎으로 나와 바나바에게 친교의 악수를 하였으니 우리는 이방인에게로, 그들은 할례자에게로 가게 하려 함이라(갈 2:10) 다만 우리에게 가난한 자들을 기억하도록 부탁하였으니 이것은 나도 본래부터 힘써 행하여 왔노라


또 주석에서 언급하지 않는 해설을 통해 좀 더 풍성하게 본문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본문의 연합은 다른 것을 희생시켜서 얻는 연합이 아니었다.” 바울의 복음에 대해 사도들은 강압적인 획일화를 요구하지 않았다. 바울에게 베드로처럼 되기를 요구하지 않았고, 바울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주는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연합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또한 일치되는 것은 복음의 결과로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었다. 결국 이 모습을 통해 참된 연합은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일한 통일성이 있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모습을 반영해주는 공동체를 보여주고 있다. 또 주석은 내용이 길기 때문에 명확하게 인식되지 못했던 전체를 한 눈에 보게 해준다.


이런 연합을 이루지만 또한 바울이 유력한 자들을 찾아가서 자신의 복음을 확인받게 된 이유가 바로 거짓 형제들 때문이었다. ‘팀 켈러의 90일 성경공부’에서는 사도들과의 다양성과 통일성이 있는 연합을 언급하고 나서 바로 진리를 타협하는 연합을 하지 않고 거짓 형제들과 싸우는 바울의 모습을 통해 연합의 균형을 이야기 한다. 참된 연합은 “불필요한 분열을 일으키지도 않아야 하지만 또한 불가능한 연합을 이루려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한 과를 통해 명확하게 인식시켜 준다.


2. ‘짧은 해설’ 안에 있는 교리를 정리하라


‘팀 켈러의 90일 성경공부’는 독특한 형식의 성경공부 교재이다. 이전의 선교단체식 성경공부의 특징은 주로 한 주제에 성경구절을 적을 수 있는 빈 칸이 있고 성경구절을 통해서 주제를 해설하는 편이다. 또 옥한흠 목사를 필두로 한 다락방 성경공부 교재들은 문제를 긴 문장으로 표현하면서 귀납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관찰-해석-적용의 문제를 다양하게 배치해서 소그룹 나눔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또 새들백교회 릭 워렌 목사를 필두로 하는 성경공부 교재들은 설명을 해두고 설명 중간에 답을 빈 공란으로 두면서 답을 찾아가면서 나누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팀 켈러의 90일 성경공부’교재는 성경구절을 찾아서 답을 하는 방식의 관찰질문이 주를 이루지만 한 과 안에 한 단락, 한 단락이 이어질 때 짧은 해설을 통해서 논리적인 연결성과 앞 뒤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팁을 제공해준다. 그 짧은 해설이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그 해설 속에는 단순히 개인 성경공부를 할 때 명확하지 않는 답을 정확하게 제시해주기도 하고 또 본문 속에 흐르는 교리적 사상을 언급하기도 한다. 그래서 본문 안에 있는 교리를 배우고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삿 14:3) 그의 부모가 그에게 이르되 네 형제들의 딸들 중에나 내 백성 중에 어찌 여자가 없어서 네가 할례 받지 아니한 블레셋 사람에게 가서 아내를 맞으려 하느냐 하니 삼손이 그의 아버지에게 이르되 내가 그 여자를 좋아하오니 나를 위하여 그 여자를 데려오소서 하니라 (삿 14:4) 그 때에 블레셋 사람이 이스라엘을 다스린 까닭에 삼손이 틈을 타서 블레셋 사람을 치려 함이었으나 그의 부모는 이 일이 여호와께로부터 나온 것인 줄은 알지 못하였더라


사사기 14장 3절에서 삼손은 정욕대로 블레셋 여자와 결혼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14장 4절에는 이 일이 삼손이 틈을 타서 블레셋 사람을 치려 함이었다 말한다. 4절의 ‘삼손’이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그는’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사실 ‘삼손’으로 해석이 되기도 하지만, ‘하나님’으로 해석 가능한 구절이다. 삼손으로 해석하면 마치 삼손이 블레셋 여자와 결혼하려는 이유가 전략적인 선택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나 삼손은 개인의 정욕대로 결혼을 하고 싶어했지만 그 삼손 뒤에 계신 하나님의 섭리가 그 삼손의 정욕적 선택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주권을 이루시는 것을 보여준다. 이 구절을 짧은 해설로 설명한다.


“이 구절은 이야기 전체를 이해하는 열쇠이다. 하나님이 삼손의 약점을 사용하셔서 두 나라가 대치되게 하신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사람들 내면의 불경건함이 행동으로 표현됨을 본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사용하셔서 이스라엘이 블레셋으로부터 해방되게 하신다.”


만약 이런 해설 없이 단지 성경공부 문제만을 공부한다고 생각해보라,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해석을 하거나 오독을 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팀 켈러는 짧은 해설을 통해 성경 본문 속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섭리와 주권의 문제를 설명해준다. 그래서 ‘팀 켈러의 90일 성경공부’ 교재를 잘 분석하면 앞으로의 시대에 성경공부 교재를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한 다양한 힌트들도 제공해 준다. 로마서에서는, 구원받았지만 여전히 죄를 짓는 삶을 죄로부터 해방이라는 말의 의미를 신학적으로 정확하게 서술해주어 다양한 오해들을 풀어준다. 이것은 짧은 해설을 통해서 개인 성경연구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주는 효과를 준다.


3. ‘그리스도 중심적’ 성경이해를 배우라


이 책의 장점 중의 하나는 ‘그리스도 중심’적 해석을 배울 수 있는 것이고, 구약을 다룰 때는 신약의 결론을 제시하고, 신약을 공부할 때는 구약을 인용하면서 성경 전체에 흐르는 성경신학적 해석을 배울 수 있다.


갈라디아서 4장을 통해 행위를 중시하는 종교적 신앙과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로 순종하는 은혜의 복음을 설명하면서 예레미야 2장과 로마서 1장을 함께 인용한다.


(갈 4:9) 이제는 너희가 하나님을 알 뿐 아니라 더욱이 하나님이 아신 바 되었거늘 어찌하여 다시 약하고 천박한 초등학문으로 돌아가서 다시 그들에게 종 노릇 하려 하느냐
(렘 2:13) 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그들이 생수의 근원되는 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그 물을 가두지 못할 터진 웅덩이들이니라
(롬 1:25) 이는 그들이 하나님의 진리를 거짓 것으로 바꾸어 피조물을 조물주보다 더 경배하고 섬김이라 주는 곧 영원히 찬송할 이시로다 아멘


위의 세 구절을 통해서 구약시대 사람들은 절기를 지키면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했고, 갈라디아 교인들은 율법을 지킴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오늘날의 교회 안에서도 하나님의 복음이 아닌 종교적 행위가 그들을 구원한다는 것이 만연함을 성경의 역사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결국 우상숭배란 생수의 근원인 하나님을 버린 것이고, 스스로 자신의 목마름을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결국은 물을 저축하지 못한 터진 웅덩이로 남게 될 것이다. 행위에 근거한 신앙이 전 시대에 퍼져있는 인간의 죄악임을 알려주고 있다.


또 사사 에훗을 설명하면서는 오른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왼손잡이 사사는 결국 예수님을 보여주는 예표라고 설명한다. 에훗이 구원자 같지 않은 모습으로 백성들을 구원한 것은 예수님의 처절한 패배를 통해 우리를 구원하시는 것과 연관된다. 예수님은 우리들 최고의 왼손잡이 구원자이시다.


또 사사 드보라를 통해서는 참된 통치자는 힘도 있지만 지혜로 통치하신다는 것을 보여줌으로 예수님의 예표가 되고 삼손은 예수님과 닮은 점과 다른 점을 비교하면서 인간의 죄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자로 예수님을 등장시킨다. 성경본문을 어떻게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예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4. 그러나 아쉬운 점


이런 좋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다.


첫째. 원서와는 다른 편집이다.
어쩌면 이것은 장점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원래 90일 시리즈의 영어책은 팀 켈러와 ‘교회성장 DNA’의 저자인 리차드 코킨이 공저한 ‘사사기, 갈라디아서, 에베소서’로 구성된 90일 시리즈와 ‘하나님은 동성애를 반대하실까?’의 저자인 샘 올베리와 공저한 ‘요한복음 14~17장, 로마서, 야고보서’로 구성된 90일 시리즈 중에서 팀 켈러의 부분만 따로 빼서 두 권을 한 권으로 편집한 책이다.


팀 켈러가 저술한 성경공부 교재만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팀 켈러 혼자 저술한 갈라디아서와 로마서를 함께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리차드 코킨이 쓴 에베소서를 공부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팀 켈러의 갈라디아서와 로마서는 동일한 주제가 반복되는 경향들이 있기 때문에, 샘 올베리와 리차드 코킨의 내용들과 함께 공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 명의 유명 저자의 이름을 빌리는 것도 좋지만, 좀 알려지지 않았지만 좋은 저자들의 저작들이 소개됨으로 더 좋은 저자들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둘째, 그렇게 편집하는 것으로 인해 날짜를 줄인 것이다.
책 제목이 ‘90일’이기 때문에 팀 켈러의 갈라디아서, 사사기, 로마서를 90일에 맞추었다. 원래 갈라디아서 22일, 로마서 42일, 사사기 29일로 구성되어 있다. 만약 그대로 인용했다면 93일 되어야 한다. 그런데 90일로 맞추기 위해서 사사기 본문 중에 3일을 통합시켰다. 어쩔 수 없이 3일을 통합시켜야 했다면 좀 더 예민하게 나누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냥 사사기가 시작되는 Day 23~25일에서 하루에 2과를 통합해서 3일을 줄였다. 보기에는 괜찮지만 문제를 풀어보면 주제가 한 과에 많다는 인상을 준다. 또 소제목을 번역하지 않은 것들도 있어서 전체적인 균형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셋째는 번역의 아쉬움이다.
번역자에게 물어보지 못했지만 아마도 번역자가 성경공부 문제를 다 풀어보지 않고 그냥 번역한 흔적이 보인다. 분명히 문제를 풀어보았다면 놓치지 말았어야 할 문제들이 잘못된 성경구절의 인용도 있고, 1장, 3장 등 한 문제에 두 개의 장이 있는 부분에서 명확하게 표시해두지 않아서 헛갈릴 때도 있다. 


그래도 팀 켈러의 저작들을 한 권에 다 모은 것은 팀 켈러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입장으로서는 환영할 일이기도 하다. 나는 이 책이 좋아서 팀 켈러의 바람과는 다르게 90일 성경공부 교재를 12일 만에 끝냈다. 아니, 끝냈다기보다 훑어보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빨리 문제를 풀어보고 내용을 정리했지만 조만간 교회에서 교재로 사용해서 다시 전체를 다루고 싶다.


교회에서 활용할 때는 조금 문제의 형식을 관찰과 적용을 뒤 섞어서 인도하던지, 아니면 이 책을 참고해서 좀 더 소그룹용으로 만들어서 사용해도 좋을 것이다. 딱 개인 성경연구에 적합하도록 문제가 구성되어 있고, 두꺼운 책자로 만들어져 있다. 개인적인 의견은 90일로 공부하지만 세 권으로 나누고 크기가 좀 작아진다면 함께 소그룹 교재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석 달 남짓한 90일 동안 갈라디아서, 로마서, 사사기를 함께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다. 팀 켈러의 책 뿐 아니라, 이미 출간된 90일 시리즈 전부가 다 번역되면 좋겠다. 그리고 계속 번역되고 있는 ‘당신을 위한 시리즈’도 전부 번역되면 좋겠다. 한국교회 성도들의 개인 성경연구에 많은 진보를 가져올 책이란 생각이 든다. 당신을 위한 시리즈와 함께  90일 성경공부 시리즈가 전부 출판되고 번역이 되어서 우리 손에 주어진다면, 말씀이 흥왕한 새로운 부흥의 시대가 올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을 위한 팀 켈러의 주석 시리즈’가 있기 때문에 ‘90일 성경공부’를 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신 분들이 있다면 당장 사서 함께 공부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이 책은 단순한 성경공부 교재가 아니다. 성경을 더 깊고 넓게 이해시켜 주는 너무나 귀한 도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