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그래피 산업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
by Joe Carter2020-03-30

얼마 전, 네 명의 미국 하원의원이 법무장관에게 편지를 보내어 “외설적인 음란물 생산과 유포를 중대한 범죄 사항으로 기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기를 당부했다. 법조계 인사들을 통해서도 “그러한 자료를 생산하고 유포하는 자들”에 대한 기소를 조속히 실행해 주기를 요청했다.


그 네 명의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에 음란물을 단속하는 법안을 마련하기로 공약하며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가는 포르노그래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외설금지법을 시행하겠다고 말한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는 그 공약을 간과해 왔다. 결과적으로 불법적인 음란물의 유해성은 감소하지 않은 채 노소를 막론하고 큰 영향을 미쳐 15개 주 의회에서는 포르노그래피가 국민의 건강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다.”


그런데 이 편지와 그 내용을 지지하는 일부 사회단체의 목소리는 정치적으로 우익 성향을 지닌 대중의 반발을 사게 되었다. 그래서 (스스로 기독교인이라 자처하는 사람들을 포함해) 수많은 보수주의자와 자유주의자는 음란물을 단속하거나 금지하는 법안이 다름 아닌 자신들의 정치적 원리에 위배가 된다고 우려를 표명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외설금지법을 반대하는 보수주의자들에 대해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로스 도댓(Ross Douthat)은 다음과 같이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포르노 자체에 대해서 법적으로든 문화적으로든 어떤 다툼이 일어나든 간에 ‘외설금지법은 반(反)보수적이다’라는 주장은 20세기 후반 미국 정치계의 미스터리를 파악하고 있는 학자들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이들에게 난센스로 들릴 거다.”


기독교인이 음란물에 대한 혐오를 공표하던 시절


이러한 변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수많은 기독교인이 외설금지법을 반대하는 입장을 내세우거나 그런 입장을 은밀히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특별히 복음주의자들은 음란물의 확산과 보급을 막는 일을 자신들의 사명으로 여길 정도였다.


1976년을 예로 들면, 당시 복음주의자들은 한 대통령 후보자가 ‘플레이보이’ 잡지사와 인터뷰 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분개했다. 이에 침례교 목사이자 ‘모럴 머저리티’(the Moral Majority)의 공동 창립자인 제리 폴웰(Jerry Falwell)은 이렇게 말했다. “플레이보이와 인터뷰하는 짓은 단시간도 내줄 가치가 없는 추잡하고 야한 잡지에 국가의 최고직이 지녀야 할 신용과 위엄을 넘겨 버리는 행위와 같다.”


그러나 40년 후 (폴웰의 아들을 포함한) 여러 복음주의자는 플레이보이 잡지사와 인터뷰를 했을 뿐 아니라 그 표지에 등장하기도 한 대통령 후보자를, 심지어는 플레이보이가 만든 소프트코어 포르노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으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어느 플레이보이 모델과 바람까지 피운 대통령 후보자를 지지하게 되었다.


누구나 음란물의 발칙한 영향을 생각하며 걱정을 표출할 순 있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믿는 바가 무엇인지는 그 행동을 통해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 같은 기독교인이 포르노그래피의 해악을 다시 한번 이 땅에서 몰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여기에 그 네 가지 이유를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1. 포르노는 대부분 규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하리만치 해롭게 제작된 상품이다


정부는 공공의 안전을 위해 음식을 포함하여 다양한 상품을 통제 및 관리한다. 예를 들어 사람과 동물이 섭취하는 약품이라든가 인간에게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생물학적 약제와 의료 기구, 또 식품 보조제와 방사선이 방출되는 전자기기 또는 화장품과 담배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상품을 관리한다. 2018년에 도댓은 ‘포르노를 금지하자’(Let’s Ban Porn)라는 제목이 달린 한 칼럼에서 이렇게 말한 바가 있다. “좌익과 우익의 도덕주의자들이 함께 씨름하는 구조적인 문제와 달리, 포르노는 단지 하나의 상품일 뿐이다. 다시 말해, 제작되고 분배되고 판매되는 상품이다. 따라서 우리가 원한다면, 규제와 단속을 받는 게 마땅하다.”


육체의 외관과 성적인 기능 면에서 볼 때, 포르노는 사회 불안과 우울증, 동기 저하, 발기 부전, 집중력 감소, 부정적인 자기 인식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하는 상품이다. 게다가 이 상품은 외로움과 이혼 증가, 성폭행, 성희롱이 수용되는 현상과도 관련이 깊다. 그럼에도 포르노는 소비 시장에서 가장 유해한 상품으로 취급되지 않고 정부의 규제 없이 대부분 자유롭게 유통되고 있다.


2. 포르노는 두뇌 활동을 방해한다


성적으로 노골적인 행위를 다루는 소재는 남성의 두뇌에 있는 거울 신경을 자극한다. 행동을 모방하는 방식과 관련하여 활동하는 거울 신경은 특정 행동을 계획해 내는 운동계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포르노그래피를 보게 되면, 거울 신경은 흥분을 일으키는데 이는 성적인 긴장감과 더불어 그 충동을 분출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만든다. 그러니까 음란물을 통해 욕구를 해소하려고 하면, 당연히 호르몬 분비와 신경계 활동에 변화가 일어나 결국에는 자기가 주목하는 대상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하나님의 계획대로 바로 그 대상은 자기 아내가 되어야 하는데, 많은 남성에게 그 대상은 스크린에서 본 이미지가 되고 말았다”라고 휘튼대학교 심리학과 부교수인 윌리엄 스트러더스(William Struthers)는 말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이처럼 포르노그래피는 그 장면을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특정 이미지에 종속시키고 만다. 그리고 한 남성이 자기 아내와 연합하는 데 사용되는 생물학적 반응을 강탈함으로써 마침내는 그 연합의 끈을 풀어 버린다.”


3. 포르노는 성매매를 조장한다


2019년 10월, 두 군데의 유명한 포르노 웹사이트 운영자들과 직원들이 성매매 및 다른 범죄 사실로 인해 기소되었다. 그 범죄에는 몇몇 여성을 강제로 인터넷에 올라가는 포르노 비디오에 출연하도록 한 혐의까지 포함되었다. 이러한 범죄에 대한 수사가 상대적으로 드물게 일어나긴 하지만, 실제로 포르노 산업은 성매매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성매매를 반대하는 비영리단체인 ‘레스큐 프리덤’(Rescue:Freedom)이 아홉 개 나라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성적으로 착취당한 여성의 49퍼센트가 자신들이 성매매에 이용당하는 동안 포르노그래피가 제작되었다고 밝힌 바가 있다.


“만일 저들의 상품 중 일부가 아동의 노동력까지 동원하여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 회사의 상품을 구매하겠는가?” 음란물 제작에 반대하는 단체인 ‘파이트 더 뉴 드러그’(Fight the New Drug)가 던진 질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도전한다. “과연 어떻게 ‘포르노는 거기에 출연하는 자들의 동의를 얻어 만들어지기 때문에 괜찮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는가? 실제로는 당신이 생각하는 정도보다 훨씬 더 많은 경우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이에 말로 사피(Marlo Safi)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혹 누군가가 지난해만 285억 뷰를 기록한 무료 포르노 웹사이트에 단 한 건이라도 접속했다면, 그는 협박을 당해 어쩔 수 없이 카메라 앞에 서게 된 성매매 희생자를 본 셈이다.” 기독교인은 음란물을 보며 자신의 몸에 해를 끼쳐서는 안 되듯이, 그렇게 악한 상품에 대한 수요를 조금이라도 늘려 타인의 몸에 해를 끼쳐서도 안 된다. 이런 차원에서 포르노가 대량으로 소비되는 현실을 알면서도 눈감고 지나간다면, 이는 수많은 아동과 여성 그리고 남성까지 포함해 심각하게 벌어지는 강간 및 성폭행에 공범으로 참여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4. 포르노는 미성년자의 정신을 해친다


아동 노동 착취를 예방하려고 설립된 기구인 ‘프리벤트 차일드 어뷰스 어메리카’(Prevent Child Abuse America)는 어린아이나 청소년이 포르노그래피를 볼 때 자동으로 성적 흥분이 일어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이런 경험은 그들이 눈앞에 있는 장면을 실제로 ‘좋다고’ 여기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사실은 그들의 두뇌에서 그 장면이 좋다는 ‘승인’이 떨어지기도 전에 몸이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과정일 뿐인데 말이다. 게다가 어린아이와 청소년은 그러한 음란물에 둔감하게 되어 아무렇지도 않게 성적인 행동을 다른 아이에게 묘사할 수 있으며, 특히 청소년은 위험 수위가 높은 행동까지 따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은 포르노그래피에 자녀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막아야 할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고 쉽게 말하지만, 여러 조사에서 드러나듯이 부모 홀로 그 책임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10년 전 몬트리올대학교의 한 연구팀은 가정과 여성 폭력에 관한 학제 간 연구를 진행하는 센터의 후원으로 포르노그래피가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게 되었다. 당시 연구자 중 한 명이었던 사이먼 루이스 라쥬네스(Simon Louis Lajeunesse)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원래 우리는 20대 남성 중 포르노그래피를 본 적이 없는 대상부터 조사를 시작하려 했는데, 그에 해당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포르노는 젊은 세대 가운데 너무 많이 퍼져 있어 18세 미만 남성 중 93퍼센트가 또 같은 연령대의 여성 중 62퍼센트가 포르노를 본 적이 있다고 추정된다. 미국에서는 자녀들의 성 의식이 형성되는 데 포르노만큼 악영향을 미치는 상품이 없다. 따라서 포르노 산업을 더 강력히 규제하고 가능한 대로 금지해서라도 우리 가족과 다음 세대를 지키는 게 문제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다.


때로는 ‘어린아이를 생각하라’는 식의 대의를 내세우는 접근이 사람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에 대한 변명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포르노는 존재해서는 안 될, 그야말로 구제 불능의 악독한 상품이다. 따라서 포르노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일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이 아니라, 잘못된 성 의식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일이다.


모든 시대와 문화에는 극도로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죄악 된 행동이나 관습이 나타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영혼을 파괴하는 가장 끔찍한 관행을 들라면, 포르노를 소비하는 행태를 꼽을 수 있다. 만일 우리가 진정으로 이웃을, 그중에서도 어린아이와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이들을 사랑한다면, 더 이상 포르노가 유통되는 현실에 대한 어떤 구실도 만들지 말고 그 산업을 금지하는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만일 당신이 기독교인이면서도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상식적인 의무나 인류 사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하나님의 기준과 다른 정치적 원리를 고수하고 있다면, 바로 그 견해를 재평가해 보길 바란다. 혹 당신의 정치철학으로 빚어진 우상을 만들고 있진 않은지 확인해야 할 테니 말이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4 Reasons Christians Should Support Banning Pornography
번역: 장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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