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참된 교회
by Barry York2020-02-21
참된 교회를 구분하는 세 가지 특징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당신은 뭐라고 대답할까? 순수한 복음의 선포, 성례의 바른 집례, 그리고 신실한 권징의 행사. 그러나 참된 교회를 가르는 이런 특징이 매주 회중 예배를 드리는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그리고 어떤 영향을 끼쳐야 할까?

종교개혁을 거치면서 교회의 표지(標識, notae ecclesiae)로 알려진 세 가지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기억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런 특징을 가지는 진정한 목적을 잃을 수도 있고, 또 그 특징들이 교회 생활을 하는 성도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잃어버릴 수 있다.

가장 먼저 기억할 점은, 참된 교회의 특징을 이야기하는 우리는 지금 눈에 보이는 교회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학자들은 시대를 초월해서 이 땅과 하늘에서 선택받은 모든 사람이 모이는 보이지 않는 교회와 지금 여기에서 주를 고백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보이는 교회를 구분했다. 참된 교회를 가르는 세 가지 특징은 보이지 않는 교회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교회 중에서 어떤 교회가 진짜로 그리스도에게 속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한다.

눈에 보이는 교회라면 반드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자질들과 속성들 그리고 활동들이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 오로지 몇 가지 특징만이 참된 교회를 가르는 잣대로 쓰인다. 흔히 교회를 묘사하는 형용사로 거룩과 사랑을 언급하기도 한다. 그리스도의 신부 또는 주님의 몸이라는 등의 여러 가지 호칭을 교회에 붙일 수도 있다. 교회는 예배, 복음 전도, 봉사 그리고 빈민 구제와 같은 여러 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다. 참된 교회를 규정하는 세 가지 전통적인 특징을 강조할 때에 우리는 교회의 가장 핵심이 되는 정체성을 말하는 것이다. 무엇이 교회를 교회답게 만드는가? 복음을 설교하고 세례와 주의 만찬에 참여하는 성찬을 집례하고, 공식적이고 올바른 권징을 행사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교회에 성령님이 함께 하시는가를 보여주는 징표이다. 프란시스 튜레틴(Francis Turretin)은 ‘변증신학 강요’(The Institutes of Elenctic Theology)에서 이렇게 말했다. “바른 교회를 알려주는 특징은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가 목자 되신 진짜 양우리와 늑대의 소굴을 구분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

종교개혁 내내 개신교와 로마 가톨릭 사이에는 엄청난 갈등이 계속되었다. 그것은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는 교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진짜 교회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를 놓고도 벌어졌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진짜 교회의 정의를 “우리는 유일하고 거룩하고 통합된 그리고 사도적인 교회를 믿는다”라고 정의한 니케아 신조 속의 네 가지 자질(One, Holy, Catholic and Apostolic)에 근거해서 판단했다. 로마 교회는 이 점을 특히 트리엔트 공의회가 채택한 경전과 신조에서 명확하게 했다. “교회의 특징”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교회를 결정하는 네 가지 특징인 하나 됨, 거룩함, 통합됨 그리고 사도성은 개별적으로 취급되었다. 그리고 교회라면 예외 없이 이런 특징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리엔트 공의회는 교황의 왕좌에서 이 하나하나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진짜 교회의 첫 번째 특징은 니케아 신조에서 표현되었듯이 하나 됨을 구성하고 있다. 멀리까지 넓게 흩어진 수많은 무리가 하나라고 불리는 것은 사도 바울이 에베소 교인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잘 설명되고 있다. 하나의 주님, 하나의 믿음 그리고 하나의 세례. 교회는 오로지 한 사람의 통치자와 관리자가 있다. 그분은 보이지 않는 그리스도이고, 영원한 아버지가 모든 교회의 머리가 되어 통치하고 다스리게 했고, 교회가 그의 몸이 되도록 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존재, 즉 교황은 사도의 대표인 베드로의 적법한 계승자로서 사도의 자격(Apostolic chair)을 유지하게 된다.

눈에 보이는 교회의 하나 됨이 교황으로 인해서 가능하다는 로마의 주장은 오로지 그리스도만이 보이는 교회와 보이지 않는 교회 모두의 머리가 된다고 주장하는 프로테스탄트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 이렇게 서술한다. “주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의 유일하신 머리이시다. 따라서 로마의 교황이 어떤 의미로라도 교회의 머리가 될 수 없다” (WCF 25.6).

그리스도의 머리 되심을 확증할 때 우리는 가장 확실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만약에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라면 교회는 그의 몸이 된다는 것이다(엡 1:22-23; 골 1:18). 그리고 교회는 몇몇 특징을 가지게 되는데 그것은 그 특징을 만드는 머리(Marker)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예수님이 누구인가는 바로 그의 백성인 우리가 누구인가를 정의한다. 다음 사실을 생각하면 특히 더 그렇다. “그의 영원한 목적 안에서, 하나님은 그의 독생자이신 주 예수를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중보자, 선지자, 제사장과 왕, 그의 교회의 머리와 구원자, 만물의 상속자, 그리고 세계의 심판자로 선택하고 임명하기를 기뻐하셨다.” (WCF 8.1). 그렇기에 이제 우리는 참된 교회라면 당연히 이런 그리스도의 직분(offices)을 제대로 반영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머리 되신 예수님이 우리의 선지자, 대제사장 그리고 왕이 되시기 때문에 우리는 그의 정체성과 역할을 함께 나눠 가진다. 그래서 베드로가 교회에게 다음과 같은 말씀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 2:9). 여기서 우리는 교회도 교회의 주인인 구세주처럼 선지자적이고, 대제사장적이고 또 왕이 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참된 교회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그리스도의 세 가지 직분은 참된 교회를 만드는 세 가지 특징과 정확하게 일치할 뿐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어떻게 예배해야 하고 이 세상에서 주님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선지자적인 교회는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만을 선포한다. 신자는 매주 강단에서 경건한 목사에 의해서 하나님의 통치하심이 신실하게 선포되는 교회를 다녀야 한다. 바른 말씀을 가르칠 뿐 아니라 그 말씀에 맞게 경건한 삶을 사는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를 다녀야 한다(행 20:20-21, 26-28). 매주 당신은 교회에 올 때마다 복음을 듣고 싶은 열정으로 넘쳐야 한다. 그리스도의 보혈이 당신 위에 있음을 안다는 것은 예배드릴 때마다 말씀을 향해 적합한 마음과 태도를 가지고 이렇게 고백하는 것이다. “백성에게 낭독하여 듣게 하니 그들이 이르되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우리가 준행하리이다”(출 24:7). 청중은 예배뿐만 아니라 다른 기회를 통해서도 열심히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해야 한다. 바른 교회라면 복음이 선포되고, 복음이 소중히 여김을 받으며, 모든 공동체 안에서 복음이 나날이 퍼져가는 곳이라고 소문이 나게 마련이다.

대제사장적인 교회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거룩한 성전에서 하나님께 드려지는 산돌(living stone)로서 사는 것을 의미한다(벧전 2:4-5). 그럴 때 교회 성도는 모두가 다 거룩해짐으로 그리스도의 보혈 아래 있음을 증명하는 성례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그들이 교회에 발을 들이는 순간 주님은 각각의 성도에게 성수를 통해 세례를 받게 함으로 세상과 구별한다. 주님은 이제 성찬식을 통해 성도를 양육해나간다. 새로운 성도에게는 새로운 세례가 적용된다. 신앙을 점검하며 주님의 식탁에 앉는 성찬식에 참석할 때마다 성도들은 자신이 하나님의 선택으로 인해 부르심을 받았다는 사실과 그리스도의 거룩한 사역에 동참하도록 구별되었다는 게 얼마나 놀라운 특권인지를 깨닫고 감탄하게 된다. 성례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교회와 함께 제사장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도록 하라.

왕으로서의 교회는 다시 살아나신 왕의 아들과 딸로 사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권능과 능력을 가진 한 분의 명령을 받아 모든 성도를 제자로 만들어 감으로 교회는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보여줄 수 있다(마 28:18-20). 지역 교회의 신실한 성도로서 당신은 성경의 명령을 배우고 거기에 순종하는 제자가 되었는가? 경건한 멘토와 지도자가 주는 훈계를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여 삶을 수정할 용의가 있는가? 당신의 교회가 죄악에 빠진 형제를 향해 사랑과 신실한 노력으로 그를 다시 회복시키고, 또 필요하다면 그에 따르는 바른 권징을 행하는가? 당신이 다니는 교회의 장로가 진정한 목자로서 잃어버린 자를 찾고, 헤매는 자를 데리고 오며, 상한 자를 싸매고, 약한 자를 강하게 하며, 세상의 강하고 해로운 영향으로부터 당신을 지키고 있는가(겔 34:16)? 바른 삶을 통해서 당신의 교회가 그리스도의 지배를 받는 곳임을 보여주도록 하라.

지금 당신이 참된 교회의 특징이 분명한 교회를 다니고 있다면 기뻐하고 그리스도의 사역에 감사해야 한다. 만약에 당신이 다니는 교회에 참된 교회의 특징이 없다면 그건 그 교회에 뭔가 심각하고 무서운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주님께서 당신을 주의 백성 가운데 성령님이 분명히 내주하는 참된 교회로 인도하길 바란다.



원제: The Church and the Offices of Christ
번역: 무제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공유하기
  •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