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정만의 크리스마스 전통을 만들자
by Jani Ortlund2019-12-20

“혹시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 때만 하는 특별한 일이 있나요?” 며칠 전 이웃과 저녁 식사를 할 때 그 집 아이가 물었다. 이 시즌에 나올 법한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다른 절기보다도 크리스마스를 더 손꼽아 기다린다. 그날을 둘러싼 신비로운 옛이야기에 경외심을 품기도 하고, 그 이야기에 담긴 영원한 메시지를 묵상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 시즌의 의미가 더 풍성해지기를 소망한다. 또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다른 이들에게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온전히 기념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결혼 후 맞이한 첫 번째 크리스마스가 생각난다. 그때는 유난히 마음이 심란했다. 그날 나는 남편과 함께 있었는데,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 이전처럼 가족을 만나지는 못했다. 그해의 크리스마스가 출산 예정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집에만 있었다. 크리스마스트리나 장식을 하며 집을 꾸미지도 못했다. 심지어 오 헨리(O. Henry)의 ‘크리스마스 선물’(The Gift of the Magi)에 나오는 짐과 델라 부부처럼 서로에게 작은 선물을 해 주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날은 어쨌든 크리스마스였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해야 하는 날이었다. 그러니 일 년 중 가장 행복하고 믿음도 충만해져야 하는 날이었다. 우리는 하나님에 대한 기대와 경이감을 회복하고 우리만의 크리스마스 전통을 만들어 가기로 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주님을 생각하며 다른 이들을 돌아보는 데 가장 중요한 의미를 두자고 다짐하게 되었다.


사도 바울은 서로가 함께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분명히 밝혔다. “내가 살 것과 너희 믿음의 진보와 기쁨을 위하여 너희 무리와 함께 거할 이것을 확실히 아노니”(빌 1:25). 여기서 말하는 “믿음의 진보와 기쁨”은 우리가 매해 만들어 온 크리스마스 전통의 목적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묻는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무엇을 하면 예수님을 믿음으로 바라보고 따라가는 데 도움이 되겠는지, 또 무엇을 하면 그분 안에서 큰 기쁨을 누리는 데 도움이 되겠는지를 말이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이야기, 그리고 함께 나누는 식사


우리 집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은 추수감사절 다음 날부터 시작된다. 부엌에서는 칠면조 수프가 끓고, 거실에서는 캐럴이 들리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연출된다. 추수감사절 때 사용된 호박과 곡물 바구니는 사라지고,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소품과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녹색으로 집이 꾸며진다. 그리고 성탄의 느낌이 물씬 풍기도록 커다란 달력을 벽에 걸며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우리는 서랍과 옷장을 열어 온갖 장식품을 꺼낸다. 오래 보관된 물건을 싸 놓은 포장을 벗겨 내며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짓기도 한다. 힘들었던 결혼 첫해의 크리스마스 때부터 쓰던 도구들도 나온다. 40년이나 된 쿠키커터도 보인다. 거기에는 알록달록한 리본이 붙어 있다. 과거에 남편은 크리스마스트리 판매상을 찾아가 가지가 무성한 나무를 싼값에 사 온 적이 있다. 당시 우리는 트리를 장식할 만한 조명이 없었지만, 펠트 조각이나 손수 만든 장신구를 매달아 트리를 돋보이게 했다. 이와 같이 전통은 작게 출발하여 해가 거듭될수록 그 아름다움과 의미를 더해 가며 성장할 수 있다. 마치 우리의 믿음과도 같다.


우리 가정의 크리스마스 전통은 추수감사절부터 새해 전야까지 다양한 캐럴과 이야기를 즐기는 특색이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가정 예배를 드리면서 크리스마스용 화환이나 그림 성경책을 사용하여 아이들이 “믿음의 진보와 기쁨”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다른 크리스마스 책들도 구해 시즌만 되면 읽어 주었다. 나는 지금 이 글을 살펴보는 당신에게도 권하고 싶다. 2천 년이 지난 그 오랜 이야기를 진실하게 들려주는 책, 그러면서도 매번 성탄의 느낌을 신선하게 전달해 주는 책을 해마다 한 권씩 장만해 보기를 말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에만 펼쳐보는 아름다운 책들로 작은 서재를 꾸미고 저녁 시간이나, 거실에 함께 모였을 때, 그 이야기를 나누며 성탄의 기쁨을 누려 보기를 권한다.


만일 당신만의 크리스마스 전통을 만들어 간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크리스마스 당일에만 즐기는 음식을 준비해 볼 것을 추천한다. 당신이 어려서부터 즐겨 먹던 음식을 마련해도 좋겠다. 그런 음식이 없다면 현재 당신이 좋아하는 메뉴를 선정해도 괜찮다. 나의 경우는 매년 어머니가 구워 주시던 다섯 가지 모양의 쿠키를 만든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남편의 고향 음식을 기념하기 위해 스웨덴식 뷔페를 즐긴다. 거기에 과일 수프나 쌀로 만든 푸딩을 곁들인다. 이렇게 전통 음식을 먹을 때 믿음의 대화도 함께 나눈다. 음식만이 아니라 믿음도 양가의 가족을 통해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우리 집안의 경우, 부모님이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신 후부터 믿음의 꽃이 활짝 피게 되었다.


선물을 나누는 크리스마스 전통


크리스마스이브에 교회 행사를 마치고 돌아와 밤늦게 ‘멋진 인생’(It’s Wonderful Life)이나 ‘스크루지’(Scrooge) 같은 영화까지 보고 나면, 우리는 아이들을 재우고 조용히 선물을 꺼내 아침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크리스마스 아침이 밝으면 계단 위에 막내부터 첫째까지 차례로 줄을 세우고 마지막 꼬리에는 내가 섰다. 남편은 앞사람의 눈을 손으로 가리라고 말한 다음, 우리 모두를 계단 아래 크리스마스트리로 인도했다. 거기서 하나, 둘, 셋을 세고 각자의 손을 거두게 하면 네 명의 아이들은 흥분과 호기심, 기쁨을 이기지 못해 껑충껑충 뛰며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양말을 열어 선물을 확인하고는 아침을 나누었다. 그 후에는 아이들과 놀면서 시간을 보냈다.


해가 지나며 우리는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는 행동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계획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었다. 선물을 주는 자와 받는 자 모두에게 기쁨이 넘치는 경험은 하늘이 내리는 축복임을 알려 주었다. 우리가 선물을 주는 이유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선물을 주셨기 때문이라고 말해 주었다. 남편과 나는 매년 서로에게 묻는다.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은혜를 나눔으로써 그 ‘부요함’을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어떻게 하면 타인에게 베풀어서 그 사람으로 하여금 ‘믿음의 진보와 기쁨’을 경험하게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그 기쁨을 누리며 함께 웃을 수 있도록 누군가에게 선물을 준다. 때로는 우리가 저축해 놓은 돈에서 선물 비용을 마련하기도 하고, 창의력을 발휘하여 그 예산을 절감하기도 한다. 해외에 있는 학생들에게 성경책을 보내기도 하고, 빈곤 가족을 위해 식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돈을 대신 내주는가 하면, 때로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필요한 사역에 참여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는 주는 날이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우리의 형편이 어렵고 가난하게 살았을 때, 어떤 사람이 크리스마스 당일에 100달러짜리 지폐를 문 앞에 놓고 간 적이 있다. 자기 가정의 크리스마스 전통을 따라 선물로 놓고 간다는 쪽지만 붙어 있었다. 그날 우리는 백만장자가 된 기분이었다. 그래서 우리도 남에게 무언가를 주는 일을 크리스마스 전통으로 삼게 되었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또 다른 전통은 한 해 동안 우리가 경험한 “믿음의 진보와 기쁨”을 노트에 기록하는 일이다. 우리는 매번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에 가족만이 아니라 집으로 초대한 친구들에게 이 소중한 노트에 자신의 생각을 한 마디씩 기록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면 어떤 이들은 무엇이 감사했는지를 적고, 또 다른 이들은 기분 좋았던 추억이나 선물에 대해 기록한다. 어린아이들은 그림을 그려 놓기도 한다. 그리고 상황이 허락되면 작은 스냅 사진을 찍어 거기에 붙여 놓는다. 이 노트는 우리가 경험한 “믿음의 진보와 기쁨”을 시각적으로 보여 주는 기록물인 셈이다. 매년 우리는 그 노트를 펼쳐서 하나님이 행하신 일들을 떠올리며 기뻐하기도 하고, 또 다가오는 새해에는 어떤 일을 행하실지 기대하기도 한다.


이처럼 당신도 소중한 크리스마스 전통을 만들어가며 즐거워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이 시즌을 기념하다 보면, 어느덧 당신의 크리스마스도 그동안 이루어진 “믿음의 진보와 기쁨”을 드러내고, 나누는 날이 될 것이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Christmas Traditions: For Progress and Joy in the Faith

번역: 장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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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Jani Ortlund

자니 오트런드는 Renewal Ministries의 부회장으로 여성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사역을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