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받지 못해도 기쁘게 섬겨라
by Betsy Childs Howard2019-11-06

수요일 밤이다. 나는 수요일 마다 우리 집에서 모이는 성경공부 그룹을 위하여 저녁 식사를 대접한다. 음식은 제 시간에 먹을 수 있도록 늘 준비된다. 회원들은 퇴근 후 각지에서 우리 집에 도착하자마자 맛있는 냄새가 난다고 감탄을 하고, 음식은 실제로 맛이 있다. 남자 회원들은 한 번씩 더 먹고, 여자 회원들은 음식이 정말 맛있다고 재차 말한다. 


그러면, ‘나는 섬기기를 좋아해!’라며 속으로 조용히 뿌듯해한다.


목요일 밤이다. 나는 남편과 나를 위해 저녁 식사를 만든다. 마늘을 사오지 않아서 식료품점에 다시 갔다 오는 바람에 식사 준비가 좀 늦어진다. 음식이 빨리 익기를 기대하며 오븐을 켠다. 부엌은 더워지고 나는 약간 땀이 나지만, 계획한 시간보다 그리 많이 늦지 않게 식탁에 앉는다. 내가 닭가슴살을 자르자, 가운데가 완전히 익지 않아 핑크 색이 보인다. 남편을 처다보니, 아무말 없이 닭가슴살 주변을 가만히 자르고 있다.


나는 열정적인 자기 방어의 내적 독백을 시작한다. “그는 내가 우리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하는지 모를거야. 우리 오븐은 믿을만하지 못해. 나는 교회를 위해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어. 사실 닭이 잘 익지 않은 것은 내 잘못이 아니잖아!”


이 두 시나리오는 섬김에 대한 나의 애증 관계를 잘 포착하고 있다. 섬김이 나를 좋아 보이게 할 때는 보람이 있다. 덜 익은 닭요리처럼 나의 섬김에 결점이 있을 때는, 화가 나서 다른 사람 탓을 하고 싶어진다. 다른 사람이 나의 섬김을 알아차리지 못할 때는,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며 분개한다.


주님을 섬긴다고 생각하자


내가 아는 많은 크리스천들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섬김을 가치 있는 선한 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예수님은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마 20:26)라고 말씀하셨다. 더구나, 어린 아이들이나 연로한 부모를 돌보는 경우처럼 어떤 관계에서는 우리가 상대방을 섬겨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당신의 섬김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즐겁게 섬겨야 한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경우, 나의 섬김을 영적인 면에서 보고, 내가 그들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의 주인인 하나님을 섬기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나님은 자신을 위하여 섬길 이웃을 내게 주셨다.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하나님의 인정보다 그들의 인정을 얻으려고 섬기면, 그들을 주인의 위치에 놓게 되며 내가 하나님을 섬기는 자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된다.


하나님이 주시는 보상을 기대하자


사람들이 우리의 섬김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감사하지 않으면, 섬기는 일이 우리에게 더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 하나님은 우리 안에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를 넣어주셨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힘든 일에 보상을 받고 싶어하도록 우리를 만드셨다. 우리가 인정받고 싶어하는 소망없이 희생적으로 살려고 노력한다면, 우리가 하나님이 설계하신 방식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성경은 섬김으로 본을 보이면 복 받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요 13:12-17). 우리가 보상을 추구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사람들로부터 기대하는 것이 문제이다.

 

골로새 교인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바울이 실제로 섬기는 자들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다른 사람을 섬기는 일에 대한 영적 동기를 가장 잘 설명하고 있다.


“종들아 모든 일에 육신의 상전들에게 순종하되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와 같이 눈가림만 하지 말고 오직 주를 두려워하여 성실한 마음으로 하라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이는 기업의 상을 주께 받을 줄 아나니 너희는 주 그리스도를 섬기느니라”(골 3:22–24).


당신이 1세기 당시의 계약 노동자라고 상상해보라. 당신은 매일 강에 가서 주인의 옷을 빨고 천연 섬유가 하얗게 되도록 햇빛에 말린다. 당신은 주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알아차리기를 소망하지만, 그녀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오히려 그녀는 당신을 조롱하고 거친 말을 함으로 자신의 나쁜 기분을 당신에게 쏟아낸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신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당신의 수고가 전혀 인정받지 못할 것이므로 열심히 노력하기를 멈출 수 있다. 아니면 온 세상의 주인이신 분이 당신의 수고를 알고 그로 인해 기뻐할 것을 알고 있으므로 여전히 최선을 다하려 할 수 있다. 당신은 현실의 주인이 전혀 모르는 방식으로 섬기고 유익을 줄 수도 있다. 그러면, 당신은 주님께서 당신에게 보상해줄 것을 알기 때문에, 현실의 주인이 알아주지는 않지만 훌륭히 섬김으로 오는 기쁨의 비밀을 간직할 수 있다.

우리 주님으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보상이 무엇일까? 골로새서 3장에 나와 있듯이, 우리는 유산을 물려받을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상속자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예수님은 그를 섬기는 자들이 그와 함께 있을 것이며 하나님 아버지의 귀히 여김을 받을 것이라고 약속하신다. “사람이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르라 나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자도 거기 있으리니 사람이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귀히 여기시리라”(요 12:26). 우리는 인정받고 싶은 갈망으로 누군가를 섬긴다. 그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설계하신 방식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갈망을 충족시켜줄 수 없는 사람에게서 찾고 있다.


예수님은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마 6:1)라고 경고했다. 이 경고에 숨어 있는 메시지는 다가올 생애에서 우리 아버지는 이 땅에서 인정받지 못한 선한 행실을 축하하실 것이라는 영광스러운 소식이다. 이 약속된 보상을 고대하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는 자이며 그분의 상속자임을 받아들이도록 돕는다.


예수님처럼 섬기자 


하나님을 섬기는 자로서 사는 변화된 삶은 어떤 모습일까? 다른 사람의 평가에 으쓱하기 보다는 귀히 여기시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며 섬기는가?  


그것은 직장 동료가 전혀 의식하지 못할지라도, 매주 직장에서 커피포트를 씻어 놓는 모습일 수 있다.


그것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가족들이 자신을 잊었다고 심히 불평하는 말을 하더라도, 당신이 그녀를 기쁘게 방문하는 모습일 수 있다.


그것은 마트에서 후식을 사오는 능력을 아무도 인상적으로 여기지 않더라도, 저녁 식사에 초대받은 손님들에게 그 후식을 제공하는 모습을 의미할 수 있다.


기금 모금 행사에서 실내장식 자원봉사가 더 재미있고 인정을 더 많이 받는다고 알고 있더라도, 기꺼이 청소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일 수 있다.


지난 번 이웃의 아이를 돌봐주었을 때, 그 아이가 설사를 하여 곤란했었는데, 이웃이 그것을 개의치도 않고 감사하는 것 같지도 않았더라도, 그 아이를 기쁘게 다시 돌봐주겠다고 하는 모습일 수 있다. 


우리가 사람들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섬기고 있다고 생각하면, 인정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섬기는 수고가 크리스천으로서 우리의 이미지를 강화하는지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되고, 이웃의 필요를 어떻게 하면 잘 채워줄 수 있을지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면, 우리가 섬기는 사람들이 우리의 섬김을 훈훈하게 인정해줄 때는 어떤가? 자녀가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최고의 엄마라고 말해 줄 때, 혹은 당신의 직장 동료가 상사에게 당신이 주어진 일보다 훨씬 많은 일을 했다고 칭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면 어떤가?


우리는 우리의 섬김이 인정되는 순간을 위하여 살 수는 없으며, 다른 이들이 우리의 섬김에 대해 칭찬하기를 기대해서도 안된다. 하지만 우리의 섬김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실 모습을 그들을 통해 조금이라도 맛볼 수 있게 해준다는 면에서 그들의 칭찬을 즐거워할 수는 있다.


예수님은 우리를 죄에서 구하려고 인간의 종이 되셨고, 이를 위하여 하늘의 영광을 버리셨다. 예수님은 섬기려고 온 사람들에게 멸시와 거절을 당하셨다. 하지만 예수님은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셨고,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빌 2:9) 보상으로 받았다. 우리가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든지 아니면 멸시를 받든지 상관없이, 우리도 주님의 기쁨을 위하여 섬기면 그분이 주시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The Great Reward in Thankless Service

번역: 정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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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Betsy Childs Howard

벳시 차일즈 하워드는 TGC의 에디터로 2016년부터 'Seasons of Waiting: Walking by Faith When Dreams are Delayed' 등의 아티클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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