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고통에 대비하라
by Adrian Warnock2019-09-25

일 년 전, 46세가 되던 해에, 탄탄대로를 걷던 내 삶의 행로는 경고도 없이 방해를 받았다. 나는 지금까지 매일 셀 수 없이 많은 날을 기차로 출퇴근을 해 오고 있었다. 그날도 사무실에서 집으로 퇴근하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기차역 앞에서 걸음을 걸을 수가 없고 숨도 쉬기 어려움을 느꼈다. 구급차가 나를 병원으로 데리고 갔고, 거기에서 나는 폐렴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피 검사의 결과가 비정상으로 나왔고, 더 좋지 않은 진단 결과가 나왔다. 천천히 진행되는 백혈병이라는 것이었다. 갑자기 신체적이고 영적인 면에서 내 삶이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삶의 불확실성과 연약성이 갑자기 내 눈앞에서 어른거렸다.  


병원에서 받은 충격


나는 의사이며, 견실한 성경적 교육도 받았다. 그러므로 당신은 내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고통에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 내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에 나 스스로 놀랐다. 되돌아보자, 내가 왜 그리 놀랐는지 조금 더 명확해졌다.  


첫째, 사회적으로 받은 축복으로 고통을 면제받고 있다는 기대가 내게 형성되어 있어서 충격이 더 컸었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는 고통에 관한 한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맑은 물, 위생적인 음식, 놀라운 의료 기술, 빠른 응급 처방 시스템, 그리고 일을 못하게 되면 사회 보장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결과적으로, 선대의 사람들을 괴롭게 했던 여러 위험한 것들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심신을 위협하는 모든 상황이 제어되고 있는 것처럼 느끼며 살고 있다. 얼마나 많은 추측 속에서 내가 고통을 면제받고 있다고 여기면서 살고 있었는지 이제는 알 수 있다.


둘째, 오늘날 교회에서 많은 이들이 나누고 있는 잘못된 기능적 신학을 내가 어느 정도는 흡수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아마도 그래서 이러한 고통에 내가 준비가 되지 않았고, 그래서 그 충격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러한 신학을 배웠거나 믿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든 내가 하나님을 신실하게 경배하고 섬기면 그분이 심각한 고통을 면하게 해 줄 것이라는 가정을 충분히 논의해 보지 않고 단순하게 받아들인 것은 사실이었다.   


이러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백혈병 진단을 받았을 때 매우 큰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나는 이제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다. 백혈병을 통해 내 믿음이 생각보다 미천하다는 사실을 드러내 주시고, 여러 차례 그분께 복종하고 또 더 깊이 그분을 신뢰하도록 도와주심을 말이다. 


예상치 못함에 대비하라


만성 림프성 백혈병의 여파가 내 가족을 덮치기 몇 달 전에, 한 친구가 내게 성경 구절 하나를 보내 주었다. 그 구절은 내가 그 병을 진단받고 힘들어하던 초기에 그 어떤 것보다도 나를 지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모든 은혜의 하나님 곧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부르사 자기의 영원한 영광에 들어가게 하신 이가 잠깐 고난을 당한 너희를 친히 온전하게 하시며 굳건하게 하시며 강하게 하시며 터를 견고하게 하시리라”(벧전 5:10).


진단을 받고 그 질병과 투쟁하기 시작한 지 지금 일 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고통을 당하고 있는 순간에는 그 기간이 잠깐인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고통이 남은 생애 동안 계속되더라도, 다가올 영원한 영광에 비하면, 그것은 하나님의 경륜에서는 잠깐에 불과하다. 내가 진단받기 전에 배운, 고통에 대한 굳건한 성경적 가르침은 내게 많은 위로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더 준비가 된 상태였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나의 경험을 토대로 이 글에서 예상치 못한 고통에 준비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나누고자 한다. 여기에서 나열하는 목록들이 모든 것을 다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목록들이 갑작스런 변화로 인한 충격을 완충시켜서 하나님이 당신에게 주신 청지기로서의 사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를 바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영적으로 대비하라


하나님을 더 잘 알수록 고난의 시험을 더 잘 맞이할 수 있다. 바쁜 직장 일을 내려놓고 강제로 누워 있게 됨으로써, 나는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내 삶의 속도를 줄여야 한다는 사실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혼자만의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진실하게 하나님을 추구하고 개인적으로 그분을 경배하라. 그리고 건강하고 성경적으로 신실한 지역 교회의 능동적인 구성원으로서 믿음의 형제자매들과 함께 그분께 예배를 드려라. 삶이 무너져 내릴 때, 하나님을 경배한 욥처럼 되려는가 아니면 그에게 하나님을 저주하라고 다그친 욥의 아내처럼 되려는가? 

 

신학적으로 대비하라


내가 백혈병 진단을 받기 전에 고난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 읽는 일에 얼마나 소홀했었는지를 이제야 깨닫는다. 추천하고 싶은 자료들을 여기에 적어 본다. 


‘하나님을 기뻐하라’(Desiring God)는 그 어떤 자료보다도 고난에 대해 훨씬 도움이 되는 책이다. 하나님 안에서 기뻐하라는 존 파이퍼(John Piper)의 핵심 가르침은 내가 고통을 겪고 있을 때 하나님 안에서 기뻐하는 삶의 단맛을 새롭게 느끼게 했다.      


팀 켈러(Tim Keller)의 ‘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Walking with God Through Pain and Suffering)는 아파하는 이들에 공감하는 진리와 지혜로 가득하다. 


C.S. 루이스(C.S. Lewis)의 ‘헤아려 본 슬픔’(A Grief Observed)은 상실을 맞이하고 있는 크리스천의 깊은 슬픔을 뛰어난 화술로 고통스럽게 탐구하고 있다.


책임감 있게 대비하라


선한 청지기는 그의 청지기직을 내려놓기 위해 생각해 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한다. 당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면, 다른 사람들이 집이나 교회나 직장에서 당신의 역할을 바로 이어서 할 수 있는가? 


당신이 갑자기 일을 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하여 가족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 놓고 있는가? 재정 전문가로부터 투자나 당신의 재산과 수입에 보험을 드는 것과 관련하여 상담을 받았는가? 그렇지 않다면, 하나님 앞에서 당신의 양심 때문에 의도적으로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가 아니면 그냥 태만한 것인가? 그리고 재정적으로 위험을 무릅쓰는 일과 그러한 전략적 방법에 대해 당신과 당신의 배우자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동일한 크리스천이더라도, 투자와 보험에 대해 그리고 얼마만큼 투자하고 보험을 드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생각이 다 같지는 않다. 로마서는 “각각 자기 마음으로 확정할지니라”(롬 14:5)라고 말하고 있다.


간단하게 살펴본 모든 영역에서 우리가 대비하지 못하면 하나님이 공급하시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대비하지 않는 것은 교만한 것이다.


신체적 건강과 영적 건강


나는 크리스천 의사로서 신체적 건강이 영적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지속적인 영적 문제들은 단지 영적 투쟁의 문제에만 근거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나는 점차로 몸이 안 좋아지고 있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단지 직장 일 외의 다른 일상에서 지난 몇 년간 점차로 무관심이 증가하고 에너지가 떨어지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을 뿐이다. 영적인 면을 포함하여, 나의 열정이 점점 흐릿해지고 있었다. 나는 번번이 내 가족에게 실망을 주고 있었지만, 영적 에너지를 다시 회복할 수는 없었다. 


내가 진단을 받으면서, 피로감은 악화되었고 백혈병이라는 소식에 대한 나의 정서적 반응이 이에 복합되었다. 한동안, 하나님이 멀게 느껴졌을 뿐만 아니라 내 믿음은 위안을 주지 못했다. 나는 영적으로,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아팠다. 내가 장기 병가를 냈을 때 겨우, 한정된 에너지를 사용하여 시간을 내서 이제 하나님과 다시 연결될 수 있었고, 내 믿음을 조금 회복할 수 있게 되었다.  


고난을 대비할 때, 영적 건강이 신체적 건강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지 않도록 하라. 정서적으로 흔들릴 수 있음을 예상하라. 고난을 겪는 시편 기자의 생생한 기도가 내게도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마음으로 준비하라. 그리고 실제로 고난이 오면 “슬퍼할 때”(전 3:4)임을 예상하라. 가장 신실한 신자들도 심각한 병을 진단 받은 후에는 바로 혼란스러운 기간을 지날 것이다. 오직 시간의 흐름과 깊은 영적 작업을 통해서만 그들도 만성 질환과 고통을 맞이하는 많은 크리스천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다. 

 

영광의 날을 고대하라


예상치 못한 고통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베드로 사도는 바람직한 관점을 우리에게 말해 준다.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를 연단하려고 오는 불 시험을 이상한 일 당하는 것 같이 이상히 여기지 말고 오히려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 이는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너희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려 함이라”(벧전 4:12–13).


하나님이 기적으로 나를 치유해 주시지 않는 한, 나는 남은 생애 동안 이 심각한 질병과 싸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벌써 여러 차례 병원에 입원했고, 감염이 재발되었으며,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다. 영원의 관점을 소유하는 것은 특히 고통을 겪어 나가는 방식을 크게 다르게 한다. 나는 이 점을 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한 관점이 고통은 물론이고 예상치 못함으로 인한 초기의 충격을 없애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원의 빛에 비추어 보면, 우리를 가장 괴롭히는 것들은 “경한 것”과 “잠시 받는” 환난이다(고후 4:17). 그리고 스펄전은 이를 아주 아름답게 말했다.    


“아마도 한 주가 더 지나기 전에, 우리는 영원한 안식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젊을지라도, 또 한 해가 시작되기 전에 그늘지고 우울한 일들을 넘어 우리는 안식처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날이 얼마나 밝을 것인지! 오, 하늘에서의 하루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날은 해가 시기를 함으로 희미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는 날은 얼마나 행복한 날일까요! 다시는 밤이 없[을 것입니다]. 두려운 밤도, 슬픔의 밤도, 죽음의 밤도 없을 것입니다. 거기에는 곡괭이도 없고, 수의도 없고, 관도 영구차도 없을 것입니다. 밤이 짧아지고 그날이 가까워짐을 기뻐합시다. 인생의 새 아침을 고대하며 승리합시다.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습니다]”(C.H. Spurgeon’s Forgotten Early Sermons, 20–21).  




출처: www.desiringgod.org

원제: Surprised by Trials: Preparing for Unexpected Suffering

번역: 정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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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Adrian Warnock

아드리안 워넉은 런던 Jubilee Church의 리더로 섬기고 있으며, 저서로 Raised With Christ—How The Resurrection Changes Everything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