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와 복종 사이 명확한 성경적 가르침
by John Piper2019-09-13

여러 해 전에 나는 온라인 질의응답 코너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학대하는 남편에게도 아내는 복종해야 할까요?”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이 아내가 법적인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비평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성경을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를 7 가지로 정리해 보려 한다.  


1. 복종해야 하는 관계들이 상충될 때는 지혜가 필요하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다양한 권위에 복종하고 또한 서로에게 복종하도록 부름 받았다. 성경이 우리에게 말하기를, 자녀는 부모에게(엡 6:1), 시민은 정부에게(롬 13:1), 아내는 남편에게(엡 5:22), 고용인은 고용자에게(살후 3:10), 교인은 장로에게(히 13:17),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서로에게(엡 5:21), 모든 신자는 그리스도께(눅 6:46) 복종하라고 한다.


이 본문들은 부부 관계 안에서의 복종을 그리스도, 행정 권위자, 서로, 그리고 교회 등 좀 더 넓은 범주로 확대시켜 놓는다. 이는 복종의 행위가 옳고 그른지를 분별하려면 이 모든 관계들이 적절한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모두 우선적으로 그리스도께 복종할 책임이 있다. 그 다음, 그 밑의 다양한 다른 사람들과 정부에 복종해야 한다. 이 복종의 관계들이 상충될 때는 사랑과 순종의 방향을 분별하는 것이 필요하며, 성경 중심적인 겸손과 영적인 지혜가 요구된다. 


2. 학대하는 남편은 그리스도께 불순종하는 것이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며 괴롭게 하지 말라”(골 3:19)는 명령을 받았다. 성경은 남편에게 “자기 아내 사랑하기를 자기 자신과 같이 할지니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라 누구든지 언제나 자기 육체를 미워하지 않고 오직 양육하여 보호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에게 함과 같이 하나니”(엡 5:28–29)라고 말한다. 남편이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처럼 하라는 말씀의 초점은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엡 5:25)는 데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 남편들은 그리스도가 아니다. 그들은 유한하며 죄에 빠지기 쉬운, 죄 사함을 받은 죄인들이다. 그래서 남편들은 그들의 아내들에게 그리스도가 교회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똑같이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와 같은 지혜와 능력 및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들이 그리스도처럼 아내를 인도하는 모습은 한계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는 그녀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고 [중략] 보살피며 소중히 여기고 [중략] 가혹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말로 제한된다.

 

그러므로 아내를 학대하는 행위는 하나님의 법을 지키지 않는 것과 같다. 즉 그리스도께 불순종하는 것이다. 그러한 남편은 자기 마음대로 행하지 말고 교회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또한 아내는 교회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는 크리스천 여성이 경찰에게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약 그와 같이 하지 않는다면, 이는 교회가 성경적으로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가 도울 수 있음을 그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여성들은 정부기관이 제공하는 도움을 신실하게 요청할 수 있다


교회가 도울 수 있지만, 또한 학대받은 아내가 정부기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바른 일이다. 배우자나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위협이나 고의로 신체상의 위해를 가하는 일은 범죄이다. 가해자는 벌금을 물을 수도 있고, 감금형을 받을 수도 있으며, 둘 다에 해당될 수도 있다. 이는 아내를 위협하거나 고의로 상해를 입힌 남편은 하나님의 도덕법을 어기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민법도 어기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남편이 자신이 행한 위협과 상해를 아내가 조용히 수긍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그가 하나님의 도덕법과 국가의 민법 둘 다를 어기는 데 그녀도 동조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무고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법 집행관들을 세워 두셨다. “네가 악을 행하거든 두려워하라 그가 공연히 칼을 가지지 아니하였으니 곧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악을 행하는 자에게 진노하심을 따라 보응하는 자니라”(롬 13:4). 이 말씀은 남편에게 상해를 입은 아내가 민법의 권위를 추구하고 이에 복종할 때, 이를 남편에게 복종하라는 명령을 어기는 것으로 볼 수 없게 만든다. 아내는 남편을 사랑하고 그에게 복종하라는 부부 관계의 정신을 위배하지 않으면서도 이 합법적인 시민 보호 수단을 통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아내는 남편의 회개와 돌봄의 리더십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무겁고 겸손한 마음으로 그 수단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교회는 한 가지 이상의 자비를 베풀도록 부름받았다


교회는 학대하는 남성이나 여성을 교회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당국이 알고 처벌하려고 할 때, 그들을 품어서는 안 된다. “너희 아버지의 자비로우심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자가 되라”(눅 6:36). 우리는 자비롭게 살도록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자비를 베풀더라도 다른 한편으로 공의로 행해야 할 때도 있다. 범법 행위의 경우가 종종 그러하다. 또한 벌금을 내야 하거나 감옥에 가야 하는 범법자에게 자비를 보여 주는 길에는 여러 접근과 형식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처해 있는 대부분의 상황은 자비를 선택해야 하느냐, 마느냐의 고민처럼 단순하지 않다.


5. 어떤 그리스도인이라도 학대를 홀로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많은 여성들은 남편이 감옥에 가고 직장을 잃으며, 공개적으로 수치를 당하게 되는 것을 그리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기관의 도움을 얻어야 할 만큼 절실해지기 전에는 남편의 많은 죄악된 행위를 종종 그냥 견딘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사항은, 절실한 상황 혹은 상해를 입는 상황에 이르기 훨씬 전에, 교회는 그들이 영적으로 성숙한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알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모든 교회에 그런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영적인 자질을 갖추고 있는 자비로운 남성과 여성이 항상 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많은 교회에 그런 자질을 갖춘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성숙한 형제자매들은 교회 내의 학대받는 결혼 관계에 개입하여 남편을 회개와 화해로 이끌 수 있다. 그들은 또한 남편들이 법을 어겼음을 알게 되면 민간기관에 알릴 수 있어야 한다. 어느 쪽이든, 교회는 여성 혹은 남성 그 누구라도 학대를 홀로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6. 성경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탈출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마 5:39)라고 명하실 때, 그분은 일방적인 사랑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예수님 한 분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나는 복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그리스도가 끝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방식이다. “욕을 당하시되 맞대어 욕하지 아니하시고 고난을 당하시되 위협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공의로 심판하시는 이에게 부탁하시며”(벧전 2:23).

 

하지만 이것은 박해받는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단 하나의 길이 아니다. 성경은 도망하는 것도 정당한 행위로 보고 있다. 존 번연(John Bunyan)은 박해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성경이 말하는 두 가지 방법을 가지고 씨름했다.


도망하는 사람은 그리하도록 보장된다. 견딜 사람은 그리하도록 보장된다. 참으로, 한 사람이 도망할 수도 있고 견딜 수도 있다. 왜냐하면 두 가지 모두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부르심과 사역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세는 도망하기도 했고(출 2:15), 참기도 했다(히 11:27). 다윗도 도망하기도 했고(삼상 19:12), 참기도 했다(삼상 24:8). 예레미야도 도망했고(렘 37:11-12), 참았다(렘 38:17). 그리스도는 스스로 물러섰고(눅 9:10), 참으셨다(요 18:108). 바울도 도망했고(고후 11:33), 참았다(행 20:22-23).


노예처럼 두려움을 피해 도망하지 말고, 하나님의 명령이므로 도망하라. 하나님의 섭리로 문이 열리기 때문에, 즉 하나님이 도피할 문을 열어 주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리하라는 말이다(마 10:23).  

 

7. 성경은 공급과 보호를 촉구한다


성경이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그것이니라”(약 1:27)라고 말할 때, 그것은 연약한 자를 도울 수 있는 수단과 힘이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주도적으로 그것을 감당하라는 의미이다. 이 본문은 도움을 주기 위해 연약한 자들을 방문하며, 또한 그들에게 공급과 보호를 제공하라고 촉구한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다른 편 뺨도 돌려 대며”(마 5:39)라고 하신 말씀의 초점은 ‘내가 참을 수 있다면, 그것도 참아 내라고 해야 한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이는 부당함의 순환을 깨뜨리는 것이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취해야 할 모습이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모든 그리스도인 남성들과 특히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호소한다. 상호보완적 결혼 관계의 아름다운 비전을 알려라. 남성들은 자신의 용기와 온유함뿐만 아니라 다른 남성들의 온유함에도 책임을 지도록 부름 받았다. 성경적인 남성다움을 보여 주는 것의 일환으로, 교회는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행하는 학대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원제: Clarifying Words on Wife Abuse 

출처: www.desiringgod.org

번역: 정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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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John Piper

존 파이퍼는 desiringGod.org의 창립자이며, Bethlehem College & Seminary의 총장으로 33년 동안 미네소타에 위치한 Bethlehem Baptist Church의 담임목사로 섬겼다. 대표작으로 ‘하나님을 기뻐하라’가 있으며, 최근 저술한 ‘내가 바울을 사랑하는 30가지 이유’​ 외에 5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