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단어로 정의해보는 하나님 나라
by Jeremy Treat2019-06-26

예수님의 가르침 중 단연 으뜸되는 것은 하나님 나라이다. 하나님 나라는 복음서의 어디를 펼치든 등장한다. 하나님 나라라는 주제가 그리도 중요하다면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일단 기본적인 정의를 내려보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영토에서 당신의 백성을 통해 펼치시는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말한다.  


이것이 바로 여덟 단어로 표현한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이다. 각 단어들의 의미를 좀더 깊이 파헤쳐보자. 


하나님의 다스리심


하나님 나라라 함은 다른 무엇보다도 하나님 자신에 관한 선언이다. 하나님은 ‘왕이시고,’ 우리 죄로 인해 망가진 세상을 회복하기 위해 ‘왕으로서’ 오실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에 나온 ‘하나님 나라’라는 말은 ‘하나님의 다스리심’ 또는 ‘하나님의 왕되심’으로도 번역할 수 있다.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는 자기 자신을 주시는 사랑이 그 중심에 있는 하나님의 왕권에 관한 것이다.    


하나님 나라가 무엇보다 하나님 자신에 대한 것이라는 말은 일견 당연해 보이지만, 오늘날 많은 이들은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라는 말을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일’의 의미로 쓰거나, 아니면 이 세상 곳곳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의식’ 자체를 가리키는 뜻으로 사용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오늘날 하나님 나라에 대한 우리의 논의에 등장하는 왕국을 들여다보면 왕좌에 하나님이 앉아계시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하나님 나라라는 것이 하나님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는 유토피아 같은 것이라면 우리는 성경이 가르치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전을 상실한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그리스도 안에 드러난 강력한 하나님의 사랑을 중심으로 이 세상의 질서를 다시 세우고자 하는 비전이다. 


하나님은 왕이시고 피조계를 통치하신다. 하지만 죄로 엉망이 되어버린 이 세상은 하나님의 왕권에 도전하고 하나님 나라의 평강을 깨뜨린다. 아담과 하와가 반역한 이후로, 하나님의 다스리심은 ‘구속적으로’ 펼쳐져 왔다. 다시 말해 왕이신 하나님은 지금 당신의 피조계를 재탈환하고 계신다는 의미이다. 하나님 나라는 인간의 잠재력과 노력이 최고점에 도달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 나라는 왕이신 하나님의 은혜가 죄로 가득하고 깨어진 이 세상 안으로 침투하여 들어오는 것이다. 


당신의 백성


창조주이시며 왕이신 하나님은 자신의 피조계 ‘위에서’ 다스리시나 당신의 백성들을 ‘통하여’ 다스리기도 하신다. 이러한 방식은 태초부터 세워진 것이었다. 아담과 하와는 왕이 세운 대리인으로서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계를 관리하고 하나님의 다스리심으로부터 오는 복을 온 땅에 편만케 전하는 일로 부르심을 받았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힘과 영광을 향한 자신들만의 길을 따라갔다. 그들의 반역으로 인해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관계가 망가졌고 피조계의 아름다움 역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죄가 세상에 들어온 후로 하나님 나라 프로젝트는 반역한 죄인들을 구해내서 우리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일종의 구출 작전이었다. 


하나님의 다스리심은 구원을 주시는 다스리심이다. 하나님 나라는 우리가 ‘무엇으로부터’ 구원받았는지 뿐만 아니라 ‘무엇을 위하여’ 구원받았는지를 보여 줌으로써 우리가 구원을 전인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는 ‘사망’에서 ‘생명’으로 구원받았다. 

우리는 ‘부끄러움’에서 ‘영광’으로 구원받았다. 

우리는 ‘노예 신분’에서 ‘자유인의 신분’으로 구원받았다. 

우리는 ‘죄인의 삶’에서 ‘우리의 구주를 따르는 삶’으로 구원받았다. 

우리는 ‘어두움의 왕국’에서 ‘빛의 왕국’으로 구원받았다. 


구원받아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는 것은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 걸쳐 하나님의 포괄적인 다스리심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뜻한다. 단순히 ‘예수님을 내 마음에 영접해 들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새로운 삶, 새로운 정체성, 그리고 새로운 왕국이다.


하나님의 영토


성경은, 한마디로 말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던 당신의 창조계를 영광스러운 왕국으로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이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에게 온 땅을 에덴동산과 같은 곳으로 만들라는 임무를 주셨던 바로 그 동산에서 이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동산에서 이루어진 하나님 나라는 온 땅을 아우르는 하나님 나라, 즉 사람들은 기뻐하고 온 세상이 하나님의 사랑 넘치는 다스리심 아래에서 번영하는 나라로 자라야 했다.  


그러나 타락으로 인해, 이 세상을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저주를 역전시키고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새로워지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다. 하나님이 시작하신 일이 바로 그것이다. 성경은 구출해내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나님이 죄인들을 타락한 피조계로부터 구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죄인들을 새 창조를 위하여 구해내시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나님의 다스리심은 우리의 마음 속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세상 끝까지 도달하게 된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구원은 그저 이 세상을 떠나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성경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거의 정반대이다.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는 이생 탈출 및 천국 입성이 아니라 하나님의 다스리심이 천국으로부터 이 땅으로 임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의 다스리심의 초점은 당신의 백성이지만 그의 다스리심의 범위는 전 피조계를 포괄한다.


예수님, 그리고 하나님 나라


위에서 소개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논의가 독자에겐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예수님의 말씀을 듣던 1세기 사람들에게는 그리 놀랄 만한 개념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이 전체적으로 가졌던 소망은 하나님이 왕으로 다시 오셔서 당신의 백성과 피조계를 회복시키리라는 것이었다. 예수님이 선포하신 것 중 그들을 놀라게 했던 것은 하나님 나라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누가 어떻게’ 성취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하나님 나라의 약속은 예수께서 모두 성취하신다. 그러나 예수께서 하나님 나라를 세우시는 방식은 그들이 기대했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하지만 그들의 상상 이상으로 영광스러운 방식이다.   


바로 이 차이점이 하나님 나라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핵심 요소이다.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는 우리의 상식을 뒤엎고, 우리를 놀라게 하고, 이 세상의 지혜를 거스른다. 왜냐하면 인류 역사에 존재했던 어떠한 왕국과도 다른 그리스도의 왕국은 은혜 위에 세워진 왕국이고 하나님의 긍휼히 여기심을 통해 전진해 나가기 때문이다. 이 나라의 왕좌는 십자가이고, 이 나라의 왕은 자기 자신을 주시는 사랑으로 다스리신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The Kingdom of God in 8 Words

번역: 이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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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Jeremy Treat

제레미 트릿은 Wheaton College에서 박사학위(PhD) 받았으며, 현재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 위치한 Biola University의 신약학 겸임교수이며, 미국 TGC의 이사로 섬기고 있다. 대표 저서로 'Seek First: How the Kingdom of God Changes Everything'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