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눈으로 보는 예수님의 비유
by Tim Keesee2019-08-01

“얘기 하나 해줄게, 별로 오래 걸리지는 않아. 괭이로 옥수수 밭 잡초를 뽑지 않은 게으른 농부에 대한 거야. 내가 결코 말할 수 없었던 이유, 그러나 그 청년은 언제나 건강했어. 그는 6월 초에 옥수수를 심었지. 7월이 되면 옥수수는 그의 키 만큼이나 자랐어. 9월에는 큰 서리가 왔어. 그럼 그 청년의 옥수수는 모두 다 사라졌지”


이 구절은 게으른 농부에 대한 경고를 담은, 오래된 블루그래스 음악의 대표적인 노래 중 하나 “괭이로 옥수수 밭 잡초를 뽑지 않은 소년”에서 가져온 것이다. 나는 역사가 깊은 농부 집안 출신이다. 우리 조상 중에는 바이올린과 밴조를 연주하던 사람들도 많았는데, 그들이 이 노래를 들으면 꽤나 재미있다고 웃었을 것이다. 그 누구보다 농사가 힘들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농업 방법은 지난 세기 동안 크게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고된 노동이며, 또한 잡초 뿐 아니라 날씨와 싸우는 일이기도 하다. 오로지 수확 하나만을 바라며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밭으로 나가서 종일 수고하는 고된 일이 농사인 것이다.


미래의 희망 그리고 현재의 신실함


미래의 희망은 현재를 더 성실하게 살도록 만든다. 그것은 바로 마가복음 4장 26-29절에 나오는 예수의 비유가 알려주는 진리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왕은 그의 왕국이 어떤 모습인지를 가르쳐준다.

“또 이르시되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 그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되 어떻게 그리 되는지를 알지 못하느니라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대나니 이는 추수 때가 이르렀음이라”


‘씨’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다름 아닌 생명의 말씀을 담은 복음을 의미한다. 농부가 씨앗을 자라게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씨가 풍성하게 자라게 하는 데에 농부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하려고 아침에 일어나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면서 일을 시작하고, 주간과 야간에도 희망을 갖고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농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복음이 들어가지 않은 지역에서 선교한 여러 베테랑 선교사들은 이 비유가 하루하루 인내를 가지고 척박한 환경에서 복음을 뿌리는 데에 있어서 가장 도움이 되는 말씀이었다고 내게 말했었다. 그럼 도대체 이 비유 안에 있는 무엇이 그런 능력을 제공한다는 걸까?


무엇보다 왕은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전혀 화려하지 않은 농사일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농부를 높이 평가한다. “그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복음 사역, 특히 적대적인 환경의 타문화 사역으로 인해 지치고 쓰러질 때에도, 바로 그 어려움 때문에 복음 전파의 사명은 더더욱 고취되고 성취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언어와 새로운 방식을 배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수개월에 걸친 피나는 연구와 숱한 연습을 하고도 고작해야 걸음마 하는 아이 수준으로 그 나라 말을 하는 것은 조금도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진지해야 할 언어 습득에 지름길만을 찾는 것은 결국 비효율, 좌절, 두려움 그리고 때로는 선교 현장에서의 조기 철수를 의미한다. 이것은 다른 말로 하면, 그만큼 파송하는 교회 또는 단체가 선교 활동에 대해서 낮은 기대 수준을 갖고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 왕국 비유에는 인내에 관한 또 하나의 열쇠가 있다. 농부가 자신의 역할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생명이 자리를 잡아 간다. 가장 먼저 땅 아래에서, 그러나 조금씩 조금씩 갈색이던 땅이 녹색이 되어간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농부조차도 모른다. 그는 자기가 할 일을 했지만, 그가 모르는 뭔가가 움직이고 있다. 복음적인 용어로 볼 때 그것은 ‘다른 것’이며,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롬 1:16), 새롭고 지속적인 삶을 살도록 만드는 원동력이다. 추수의 주인은 추수가 가능한 밭의 구석구석으로 일꾼을 보낸다. 일꾼은 심고 물을 주고 또 잡초를 뽑는다. 그러나 그들이 생명을 줄 수는 없다. 오로지 하나님만 생명을 주실 수 있다.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을 인하여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엡 2:4-5).


인내함의 모습들


아라비아 선교의 개척자였던 새뮤얼 즈웨머(Samuel Zwemer)는 인내 뒤에 숨은 능력, 용기 아래 숨은 확신, 그리고 증인과 함께 하는 성령으로 부활을 지목하곤 했다. 지금부터 1세기 훨씬 전에 즈웨머는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의 최고 사령관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던 일은 이제 가능해질 뿐 아니라 꼭 해야 하는 일이 된다. 찰스 스펄전(Charles Spurgeon)은 ‘모든 힘이 내게 주어졌으니 [중략] 내가 항상 너와 함께 하겠다’라는 본문을 놓고 이렇게 설교했다. ‘여기에는 절대적으로 무한한 요소가 있다. 그런데 다른 요소가 이제 뭐가 그리 중요하겠는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겠다’라고 말한다. 어떤 바보도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그리스도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렇기에 불가능에 도전하고 그것을 성취한다”(The Unoccupied Mission Fields of Africa and Asia).


최근 나는 위험 지역에서 사역하는 두 명의 베테랑 선교사와 대화를 나눴다. 한 명은 헤즈볼라가 100% 장악한 중동의 한 도시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있는 전 회교도이다. 그의 사역은 한 마디로 구제 활동, 확실한 복음 전파, 그리고 그에 따르는 죽음의 협박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다른 한 사람은 알바니아의 산간 지대에서 23년 동안 사랑의 손길이 닿지 않는 여성들을 사랑과 봉사를 통해 구원한 독신 여자 선교사이다. 나는 그들에게 인내에 관해서, 한 해 한 해 그 힘든 사역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질문했다. 모하메드는 이렇게 대답했다. “예수가 진짜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동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도 아니고 주일학교 수업에서 만나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는 살아 있습니다!” 테레사에게 인내는 기쁨으로 가득찬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예수님의 나타나심을 사모하기 때문이다(딤후 4:8). 죽어서 예수님을 만나든지 아니면 재림하는 예수님을 만나든지, 그녀는 영원히 주님과 함께 하기 때문이다. 곧 예수님을 만난다는 기대는 그녀로 하여금 긴박감을 가지고 선교에 더 열중하도록 한다. 트로포자의 급경사 지대를 올라가는 그녀의 발걸음을 더 빠르게 만든다.


이 비유에는 농부가 농작물을 수확할 때마다 항상 조금은 놀랐다는 암시가 들어있다. 매년 거두는 수확물이지만 매년 새롭기만 하다. 수확물을 앞에 놓은 농부는 자신의 유한함을 깨달음과 동시에 감사와 내면의 만족감, 그리고 자신보다 큰 어떤 존재에 대해 조용한 놀라움을 느낀다. 인간의 한계에 국한되지 않은 우리의 왕은 예상치 못한 일을 계속한다. 그는 구원을 주시고 주권을 가지신 놀라운 하나님이시다.


예상치 못한 수확


미전도 종족이 사는 인도네시아에서 수년 동안 사역한 내 친구가 자기의 동역자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들려주었다.


몇 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사역하던 내 친구에 따르면 그들이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도착했을 때 가졌던 비전은 미전도 종족 그룹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 종족들과 함께 살았고 성실하게 복음을 전했다. 그러나 열매는 보이지 않았다.


처음 하는 본국 사역을 위해 미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할 때, 요리와 청소 등 집안일을 돕던 무슬림 여인 가정부가 예수를 믿게 되었다. 그들은 모두 마침내 누군가가 예수를 믿게 되었다는 사실에 전율을 느꼈다. 그러나 동시에 낙담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결국 이렇게밖에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여기에 사역했는데, 그 결과가 고작해야 한 명의 회심자라니.”


미국에서의 사역을 마치고 다시 인도네시아로 돌아온 그들을 맞은 사람은 다름 아닌 예수를 믿게 된 바로 그 가정부였다. 그녀는 뭔가 근심에 찬 듯 보였다. “선생님이 안 계시는 동안 제가 무슨 일을 저질렀어요.” 내 친구는 순간 긴장해서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선생님이 떠나 있는 동안 제가 30명의 이슬람교 친구들과 가족을 예수님께 인도했어요. 그리고 선생님 집에서 성경 공부를 했어요.”


이 예기치 못한 추수에 대한 선교사의 놀라움은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으로부터 풍성한 수확을 얻을 때 우리가 누릴 놀라운 기쁨 중에서도 아주 일부를 미리 맛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십자가와 빈 무덤에 뿌리박은 우리 미래의 희망은 오늘도 손에 쟁기를 들고 일하는 왕의 충성된 일꾼들이 사역 현장에서 만나는 모든 고난을 능히 견디도록 하는 동력이다.

 



출처: www.9marks.org

원제: A Parable of Endurance from the Mission Field

번역: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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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Tim Keesee

팀 키시는 Frontline Missions International의 설립자 겸 책임감독자으로 25년 넘게 섬기며 80개국 이상의 선교지를 순회했다. 다큐멘터리 시리즈 Dispatches from the Front의 책임 프로듀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