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여! 교회에 대해 매일 질문하라
by 고상섭2019-06-28

옥한흠 목사는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책에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교회를 맡아 목회를 하는 지도자들이 교회가 무엇인가를 잘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단지 신학교 조직신학에서 배운 단편적인 지식이나 교회 헌법책에 나와 있는 내용 정도를 답습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목회자들이 신학을 공부하지만 ‘교회’와 ‘목회’에 대해 공부해야 할 당위성을 알지 못하고, 방법들을 배운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섬기던 교회에서 배운 것을 목회에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팀 켈러(Tim Keller)는 '센터처치'(Center Church)에서 기존의 교회에 관련된 여러 권의 책을 자신 나름대로 정리하고 분류하였고,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는 교회에 대한 다양한 지식들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팀 켈러는 교회와 관련된 책들을 교회론에 대한 성경적 원리를 제시한 책과 실천적 적용을 제시한 책으로 나누고, 실천적 적용에 대한 책들을 다시 3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한 성경적 원리를 제시하는 책들 


팀 켈러는 첫 번째로  마크 데버(Mark Dever)의 '건강한 교회의 9가지 특징'(Nine Marks of a Healthy Church)을 언급한다. 이 책에서 마크 데버는 강해설교, 성경신학, 복음, 회심, 전도, 교인의 자격, 징계, 영적 성장, 교회 리더십이라는 9가지를 통해서 건강한 교회에 꼭 있어야 할 요소들을 소개하고 있다. 또 각 주제에 대해서도 '건강한 교회 시리즈'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다. 마크 데버가 교회에 대해 쓴 '더 처치(The Church)도 있다. 크리스티안 슈바르츠(Christian A. Schwarz)가 쓴 '자연적 교회 성장'(Natural Church Development)은 교회가 건강하면 자연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이야기 하고 8가지 질적 특성을 소개하는 책이다. 존 스토트(John Stott)의 '살아있는 교회'(The Living Church) 그리고 에드먼드 클라우니(Edmund P. Clowney)의 '교회'(The Church)를 소개한다. 특히 팀 켈러는 에드먼드 클라우니의 '교회'를 학문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최고의 교회론 책이라 말한다. 


그러나 이런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팀 켈러는 이렇게 말한다.


“이런 책들은 성경 주해에서 시작해 성경적 교회의 특징과 역할을 열거하고, 성경 말씀에 충실하면서도 교리적으로 건전한 책들이다. 이런 건강한 교회의 성경적 표지를 이해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만, 복음 사역이 더 생산적이 되려면 그 이상의 것을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2.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실용적인 책들 

  

두 번째 범주인 실용적인 책들은 성경 구절을 인용하지만, 성경적, 신학적 기초를 놓는 데 많은 시간을 쓰지는 않는다. 대신,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 한다. 특정 스피릿, 프로그램, 목회 방법들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범주의 책은 다시 3세대로 나눌 수 있다. 

 

실용적 교회론 1세대:  피터 와그너, 로버트 슐러의 교회 성장학 책 


1970~1980년대에 활발하게 일어났던 교회 성장 운동을 주도했던 인물들에 의해 쓰인 책들이다. 한국 교회에도 소개가 되어서 활발하게 사역을 했지만 교회의 부흥을 양적 부흥만으로 치부했다는 강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교회 성장학 개론'과 '성서적인 교회 성장' 등이 있다. 


실용적 교회론 2세대: 윌로크릭, 새들백 교회이야기 등의 성공한 교회의 실천적 원리를 제시한 책 


빌 하이벌스와 릭 워렌 등을 필두로 해서 소개된 성공적인 교회에 대한 간증과 적용을 위한 실천적 원리들을 쓴 책이다. '윌로크릭 교회 이야기'와 '새들백 교회 이야기' 그리고 앤디 스탠리의 '성공하는 사역자의 7가지 습관'과 '노스포인트 교회 이야기' 등이 있다. 


실용적 교회론 3세대: 1,2 세대들을 비판적으로 보면서 좋은 교회의 현장을 위한 실질적 조언들을 제시한 책

 

실용서적의 3세대 책들은 교회 성장을 위한 '이렇게 하라'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책들이다. 대개 교회 사역의 핵심개념과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다. 톰 라이너의 '단순한 교회'는 제자도를 핵심개념으로 보고, 팀체스터와 스티브 티미스의 '교회 다움: 교회를 교회답게 하는 두 가지 중심'은 공동체를 중심으로 이야기 한다. 릭 러소와 에릭 스완슨의 '교회 밖으로 나온 교회' 는 지역사회 참여와 봉사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팀 켈러는 교회 성장에 대한 서적들을 두 개의 범주(성경적 교회론, 실용적 교회론)와 실용적 교회론을 3세대로 나누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몇 가지를 배울 수 있다. 


첫째, 교회에 관한 다양한 종류의 독서를 통해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팀 켈러는 위의 책들을 읽었지만 한 권을 통해서 목회에 대해 모든 것을 알게 된 것이 아니라, 각 권에서 한 두 개 정도의 아이디어들을 배웠다고 말했다. 팀 켈러처럼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고 내가 읽고 있는 책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로드맵을 그려보는 것이 좋다. 아니면 팀 켈러의 로드맵을 따라 지금 읽고 있는 책의 위치를 정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각 책에서 그 교회의 사역의 마지막 열매보다 그런 결과들에 도달하기 위해 어떻게 했는가라는 과정에 집중하며 읽어야 한다.


팀 켈러는 전 세계의 교회들과 사역 단체들이 리디머교회에서 하는 것을 관찰하고 배우기를 원한다는 사실에 감동했지만, 리더미교회의 프로그램을 모방한 몇몇 교회들을 직접 방문하고 나서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교회의 주보까지 모방했지만, 프로그램의 기저에 깔려 있는 신학적 원리들을 포착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단순한 모방이 아닌 자신들의 문화적 상황과 관점을 반추하면서 그 상황에서 복음을 더 잘 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신학적 기초와 실용적 방법이 모두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목회자가 빠지는 위험 중의 한 가지는 자신의 성향에 맞는 것만을 선호하는 것이다. 독서도 마찬가지이다. 목회자의 기호에 맞는 책만 읽을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균형 있는 독서를 통해서 교회를 세워가야 한다. 신학적인 기초를 놓는 교회론에 대한 책도 읽어야 하고, 또 사역의 현장에서 어떻게 사역하고 있는가 하는 실용적인 서적도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신학적 기초와 현장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 같다. 


바쁜 목회의 현장 속에서 교회에 관련된 책들을 읽어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목회의 근간을 이루는 작업이기에 너무나 중요하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옥한흠 목사의 말을 다시 들어보자.


“목회자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가를 물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가 교회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의 목회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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