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녀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면
by Christine Chappell2019-05-29

남편과 나는 우리 아이가 어둠에 짓눌린 채 정신적 혼란과 보이지 않는 고통을 겪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경고도 없이 발생한 이 상황으로 인해 우리는 매우 놀랐으며, 어찌할 바를 몰라 초조했다.


자녀의 우울증을 개인이 홀로 지는 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가족이 그 충격과 불안을 함께 겪게 된다. 우리 부부도 처음에는 아이가 겪는 아픔이 가족 모두에게 고통이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와 동일한 상황 속에서 “주님, 제가 무엇을 어찌해야 할까요?”라고 외치는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에 너무나도 공감한다.


나와 남편은 마치 여호사밧 왕처럼 “우리를 치러 오는 이 큰 무리를 우리가 대적할 능력이 없고 어떻게 할 줄도 알지 못하옵고 오직 주만 바라보나이다”(대하 20:12)라고 하나님께 외쳤다.


우리는 그렇게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른 채 주만 바라보았다.


하나님의 돌보심


찰스 스펄전(Charles Spurgeon)은 지친 엘리야를 돌보신 하나님에 관해 설교하며 이렇게 말했다. “영혼을 돌보는 모든 사람과 목회자들은 이제 막 시작한 젊은 의사와 같은 모습이어야 한다. 마치 그들이 자기 분야의 명의가 환자를 어떻게 돌보는지 하나라도 놓칠까봐 집중하여 지켜보듯, 우리도 하나님이 곤경에 처한 자녀를 어떻게 돌보시는지를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부부는 아이의 힘든 시간 속으로 들어가 그와 함께 하던 중, 상한 심령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탁월한 방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가 크리스천으로서 하나님의 그 지혜로운 돌봄을 배운다면, 우울증을 어루만지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1. 신체적 안녕을 간과하지 말라


이세벨이 목숨을 위협하자 엘리야는 그것을 감당할 수 없어 광야로 도망갔다. 그 절망의 한가운데서 엘리야는 하나님께 자신의 목숨을 거두어 달라고 절규했다(왕상 19:4). 그러자 하나님은 곧바로 그를 쉬게 하고, 음식을 먹이며, 그의 몸을 돌보셨다(왕상 19:5-8).  


주님은 엘리야의 신체을 신속히 돌봐야 한다고 여기셨고, 우리는 이 장면에 주목해야 한다. 엘리야가 그 몸을 돌봄 받았듯이, 우울증을 겪고 있는 아이들 또한 주치의의 의견에 따라 신체 검진 및 각종 검사와 같은 절차가 필요하다. 특히 자해나 자살 시도(혹은 둘 다)의 위험이 큰 위급 상황에서는 아이의 신체적 안전을 위해 응급 서비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2. 영적 안녕을 간과하지 말라


하나님이 니느웨 성 사람들의 회개에 자비를 베푸시자, 요나는 화가 나 “내 생명을 거두어 가소서”(욘 4:3)라고 외쳤다. 하나님은 깊은 절망에 빠진 요나와 계속 대화하며 그의 괴로움을 다루셨다(욘 4:4-11). 우리 부부 역시 대화를 통해 아이가 우울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자, 잠시나마 그가 얼굴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부모는 따뜻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질문을 통해 자신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아이가 어떠한 경험을 했는지 알아차릴 수 있으며, 동시에 겹겹이 쌓인 슬픔으로부터 자녀가 천천히 벗어나도록 도울 수 있다. 


더불어 시편 88편과 같은 애통의 노래도 도움이 된다. 영적 고통에 처한 아이들은 이러한 노래를 통해 그분께 "왜"라고 질문해도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시 88:14), 더 나아가 하나님께 대항하기보다 자신의 문제를 말하고픈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독교 상담 단체에 요청하여 우울증에 관한 성경적 자료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기독교 상담가들에게 지원을 요청하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끊임없이 불평하자 모세는 그 영이 꺾인 채 자신의 무거운 짐에 대해 하나님께 토로했다(민 11:11-15). 그는 민족을 이끄는 막대한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고 싶었고, “즉시 나를 죽여” 달라고 호소했다(민 11:15). 이때 하나님은 모세에게 신체적, 영적 필요만큼 절실하게 필요했던 한 가지, 바로 위기를 관리할 도움의 손을 붙이셨다. 즉, 존경 받는 칠십 명의 연장자를 모아 그들이 모세의 짐을 나누어지도록 일하신 것이다(민 11:16-17).


하나님의 명령을 통해 모세가 신앙의 리더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우리도 자녀의 회복을 도울 신앙적 상담사의 지원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이때, 그 상담사가 복음 중심적 상담을 진행하고, 성경 기반의 돌봄을 지향하며, 전문 자격증을 갖추었는지 등을 알아보아야 한다. 아이가 사회적 고립, 절망, 자해 충동, 혹은 두 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 감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가? 그렇다면 더는 늦추지 말라. 즉시 교회에 연락하여 교회 내 전문 기도교 상담사를 찾거나 관련 기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구하라.


4. 신앙 공동체의 지원을 얻으라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날 밤 느꼈을 깊은 슬픔에 대해 생각해 보라. 누가는 예수님의 영이 너무 힘겨워진 나머지, 그분의 땀이 마치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았다고 기록했다(눅 22:44). 땀이 핏방울처럼 떨어지는 증상을 혈한증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극한 정서적 괴로움을 겪을 때에 발생한다. 하나님은 그런 아들을 위해 하늘의 천사를 보내어 예수님이 갈보리 여정을 걸어가도록 힘을 주셨다(눅 22:43).


이와 같이, 실의에 빠진 우리 아이들도 하나님의 위로를 통해 그분을 신뢰하고 용기를 얻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늘로부터의 힘을 공급받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신앙 공동체에서 또래들과 교제하며 믿음을 키워가는 것이다. 우리 부부는 아이가 속할 공동체의 리더들과 가깝고 긴밀하게 협력하여 이 과정을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나와 남편은 아이가 사회적 환경에 단 한 발이라도 내딛을 수 있도록 그들과 함께 계획을 세웠고, 또래와의 공동체에 안정적으로 합류할 때까지 순차적으로 지원했다. 우리는 또한 중보 기도, 격려 카드, 가족 동반 행사 등을 통해 소그룹이 제공하는 다양한 유익을 얻었다. 


빠른 회복은 없다


우리 가족이 회복되기 시작한 지 수개월이 지났다. 아이는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좋아지고 있다. 실의에 빠진 자녀가 단번에 회복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아이를 향해 처음 지녔던 긍휼의 마음이 어느새 조급함과 괴로움으로 변질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는 부모로서 자신의 마음도 잘 살피고 지켜내야 한다. 이 여정은 당신이 그리스도를 닮아가도록, 즉 그분이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겸손하고 신실한 사랑을 품도록 우리를 성장시킬 것이다(엡 5:1-2). 우리는 자녀의 우울증을 ‘고치도록’ 부름받지 않았다. 그 우울증을 통해 아이를 사랑하고, 격려하며, 하나님 안에서 양육하도록 부름받았다(살전 5:14).


정신 건강과 관련된 아픔은 원래 복잡한 양상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편견까지 더해져 그 치료의 시기나 방법이 간과되기 쉽다. 그러나 성경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님은 각 인물의 상황에 맞도록 각기 다른 방법으로 그 슬픔을 다루셨다. 따라서 우리도 그분이 보여 주신 다양한 방법으로 홀로 아파하는 아이에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위에서 이미 언급한대로 인간은 몸과 영혼 모두를 가진 존재이고, 또한 우리에게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파하는 영혼을 하나님처럼 돌보게 해달라고 기도한다면, 우리는 어려운 부르심 앞에서도 소망을 갖고 담대히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주여, 우리가 처한 상황 속에서 주님의 은혜를 통해 도울 힘을 얻게 하소서!”




출처: www.desiringgod.org

원제: Walking Our Children Through Depression: Four Ways We Imitate God

번역: 정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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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Christine Chappell

크리스틴 채플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Trinity Point Church 성도로 TGC, Desiring God 등 다수 크리스천 매체에서 작가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Clean Home, Messy Heart and Help! My Teen is Depressed'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