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에서도 예배를 드리라
by Heidi Carlson2019-01-29

왕복 티켓, 렌터카, 숙박. 이는 휴가를 위한 준비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항목이다. 혹시 그 목록에 주일 예배도 포함되어 있는가? 


그리스도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휴가지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일을 지키지 않는다. 해외 여행 중에는 더욱 그러하다. 물론 낯선 교회에서의 예배가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당신이 외부 사람이라는 사실이 단번에 드러나기 때문에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 더욱이 게으름이 허락되는 휴가 기간임을 고려한다면, 한 번쯤은 예배 대신 늦잠을 선택하고픈 유혹이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해외 여행을 생각 중이라면, 설교를 이해하지 못할 위험성도 보일 것이다. 예배에 참석하는 동안 처음 간 교회에서 아이들은 또 누가 돌본단 말인가? 이러한 이유들로 사람들은 휴가를 계획할 때 주일 예배를 배제하고는 한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이 문제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휴가 중 그곳의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를 하나의 기회로 여긴다. 낯선 그리스도인들과 아름답게 교제하는 기회 말이다. 그동안의 여행 중 기억에 많이 남고 또 영적으로도 재충전했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예배를 드리던 장면들이 많다. 그 시간 속에서 나는 하나님이 세상 곳곳에 퍼진 그분의 백성들에게 어떻게 역사하고 계신지를 듣고 또 보았다.


예를 들면, 나는 오래전 해외의 작은 현지 교회에서 주일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다. 성도는 대략 50여 명 정도였고, 우리 가족 외에도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있었다. 마침 그 주일에는 취약 계층을 돕기 위한 자금 마련의 일환으로 의류 기부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우리 가족도 처음 접한 그 구제 행사에 적극 동참하였고, 그로써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좋은 방법을 배웠다.


휴가지에서 교회를 찾는 방법


낯선 휴가지에서 교회를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당신은 ‘등록’할 교회를 찾는 중이 아니다. 한 번 혹은 두 번의 예배를 위한 곳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교회를 찾는 일이 조금 더 수월하게 느껴질 수 있다. 나는 주로 다음의 네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1. 가고자 하는 교회의 웹사이트에서 ‘목회 철학’을 미리 살펴보라


많은 경우, 각각의 교회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신앙관과 목회자들의 경력 및 출신 학파 등을 소개한다. 우리는 이를 통해 그 교회의 목회 방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섬기는 교회가 특정한 교단에 소속되어 있다면, 같은 교단의 교회를 찾는 것도 검색의 수고를 덜어줄 수 있다(만약 해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The Gospel Coalition의 홈페이지가 도움이 된다. 웹사이트의 “church directory” 코너에서 복음 중심적 교회를 찾을 수 있다).


2. 숙소 주변의 교회를 찾으라


숙소와 가까운 위치의 교회를 선정한다면, 헤매지 않고 예배에 수월하게 도착할 수 있다. 만약 일반적인 휴가보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해야 한다면, 이와 같은 선택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왜냐하면 머무는 동네의 이웃들과 신앙 안에서 교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3. 교단에서 파송한 선교사와 그분이 목회하는 교회가 있는지 파악하라


해외로의 휴가를 준비 중이라면, 당신의 교단에서 파송한 선교사가 해당 지역에 있는지 알아보라. 이 경우, 우리말 예배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나는 선교사의 딸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아버지는 주일마다 아침에는 현지 언어로, 또 저녁에는 우리말로 설교를 전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주일 저녁에는 그 지역의 교포들과 같은 언어로 예배를 드리고는 했다. 우리에게 모국에서 온 성도들은 늘 기쁨이자 환영의 대상이었다. 그들의 방문만으로도 교회는 큰 위로와 힘을 얻기 때문이다. 


4. 겸손한 태도로 지역 교회를 존중하라


낯선 교회에 가면 보통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부터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나 역시 그렇다. 예를 들면 피아노의 음이 맞지 않거나 주보에서 오타를 발견하면, 마치 그 교회가 사역 전체를 감당하지 못하는 공동체인 양 오만한 정죄를 하고는 한다. 때때로 투박한 설교를 들으며 촌스럽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찬양의 후렴 부분을 수없이 반복하는 상황에서는 은근히 모교회의 절제된 찬양과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성숙한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런 교만한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외지에서도 변함없이 믿음의 자녀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예배드릴 수 있음을 기뻐해야 한다.


5. 아이들과의 동행에 용기를 가지라


8세 미만의 자녀를 4명이나 기르는 엄마로서, 휴가지에서 아이들과 함께 낯선 교회를 방문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알고 있다. 가장 좋은 선택은 참석하려는 교회에서 돌봄 사역이 진행되는지를 미리 알아보는 것이다. 만약 감사하게도 그런 봉사를 제공하는 곳이라면, 조금 일찍 도착해서 아이들을 주일 학교나 돌봄 교실에 맡겨도 괜찮은지 문의하라. 하지만 교회에 따라 아이들을 위한 예배나 공간이 따로 없는 경우도 있다. 비록 이러한 상황일지라도, 그 교회에 원래 아이들이 여럿 있다면 어느 정도는 안심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곳의 성도들은 예배 중 들려오는 꼬마들의 장난 소리에 이미 익숙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지에서의 예배는 어른들 못지 않게 아이들에게도 좋은 기회이다. 자녀들이 그날의 예배를 통하여 교회에 대한 보다 넓고 깊은 이해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휴가지에서 쌓는 교제의 풍성함


여러 해 전, 나는 남편과 함께 꿈에 그리던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Prince Edwafd Island)으로 순례길을 떠났다. 주일이 되어 우리는 현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로 결정했고, 아침을 먹자마자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따라 운전을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지나 푸른 언덕의 꼭대기에 위치한 하얗고 조그마한 교회에 도착했다. 이미 예배가 시작된 터라 우리는 자갈밭에 급히 주차를 하고 서둘러 안으로 들어섰다. 당시 4개월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들도 함께였기에 살금살금 끝 좌석으로 들어가 최대한 조용히 앉았다. 그러나 워낙 작은 교회였기 때문에 그 안의 모든 눈이 전부 우리를 향할 수밖에 없었다. 누가 보기에도 우리는 틀림없는 외지인이었던 셈이다.


나의 모교회와는 다르게, 그곳에서는 찬양 시간에 아무런 악기도 사용하지 않았다. 성도들은 인도하는 목사를 따라 오로지 그들의 목소리만으로 하나님을 경배했다. 예배 후에는 우리를 반겨주는 현지 성도들과 낯설면서도 편안한 교제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친구와 나는 빈손으로 그곳에 갔지만, 돌아올 때에는 섬김과 환영이라는 풍성한 은혜를 선물 받았다. 그들은 우리가 순례길에 오른 여행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주일이 지나면 다시 볼 수 없음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하나님을 닮은 따스함으로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다. 그 때의 경험은 나로 하여금 하나의 분명한 진실을 마음 속에 새기도록 했다. 그 진실은 여행지에서의 예배가 그리스도인에게 축복이라는 사실이다. 이 은혜는 휴가지에서 교회를 찾을 때 수반되는 모든 번거로움을 압도한다.


돌아오는 연휴에 먼 곳으로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곳에서 예배를 통하여 당신이 알지 못했던 하나님의 백성들을 만나라. 그리고 그들과 함께 교제의 축복을 누리며, 그리스도의 일하심을 확인하라.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The Benefits of Going to Church on Vacation

번역: 정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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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Heidi Carlson

하이디 칼슨은 미국 U.S. Air Force Academy에서 안보문제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