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아내가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
by Shari Thomas2019-01-24

루카스와 미아는 트라이베카(Tribeca)에 있는 어느 작지만 성장하는 교회를 위해 준비된 사역자들이었다. 그 교회의 모든 교인은 그들의 활기찬 성품을 좋아했다. 거기서 루카스는 탁월한 리더쉽을 발휘했다. 미아 역시 냉소적인 사람들과 지식인들을 애교 있게 대하는 특별한 능력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뉴욕에 사는 엘리트 사업가들로 구성된 네트워크가 잘 성장하도록 큰 도움도 주었다.


그렇게 그 부부가 교회에 온 지 24개월 동안 교회는 건강하게 성장했다. 그런데 루카스와 미아의 삶은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다. 8개월 후에 루카스는 교회를 떠난다고 선언했고, 그 후 5일 만에 아파트를 비우고 말았다.


왜 이 부부는 그렇게 사역을 접고 떠났을까? 목회자가 교회를 떠나는 수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목회 사역이 그 목회자의 아내와 결혼 생활에 주는 어려움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건강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면 결혼한 당사자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교회 생활도 장기적인 면에서 건강한 생명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목회자 부부가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은 쉽게 간과하고 만다.


목회자와 결혼한 여성은 그녀에게만 해당되는 독특한 도전들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차원에서 만일 (목회자의 아내와 그녀의 결혼 생활을 위해 시간을 정하여 기도하는 일과 더불어) 다음 열 가지 사실을 마음에 간직한다면, 당신이 속한 교회는 더욱더 건강하고 생명력 있는 교회가 될 것이다.


1. 목회자의 아내도 자신의 인격과 개성을 지닌 사람이다


목회자의 아내는 목회자의 부속물이 아니다. 그녀는 목회자와 다른 정치적, 사회적, 성경적 견해를 지닐 수 있다. 그러나 목회자의 아내는 자신의 그런 견해를 공적으로 드러낼 때, 남편의 사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러므로 목회자의 아내가 지닌 고유한 모습을 헤아려야 한다. 그럴 때 당신의 생각과 다를 수 있는 그녀의 모습을 알아가는 놀라움과 기쁨도 함께 경험하게 된다.


2. 목회자의 아내도 소명을 가지고 있다


이 사실은 당신이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목회자의 아내는 현재 자신의 소명을 확실히 알지 못해서 그 소명을 확인해 가는 과정에 있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모들은 남편이 목회자의 소명을 받아 사역하는 과정에 참여할 때 남편과 함께 공동의 소명을 받은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모들도 있다. 또 어떤 사모들은 누군가가 목회자의 아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자신에게 이야기해줘서 다른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라기도 한다.


목회자의 아내는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시간을 보낼 때가 있다. 심지어 오랫동안 목회 사역에 헌신해 온 사모들도 그들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다고 절망스럽게 고백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사모들이 교회 안에서 그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열심히 섬기느라고 너무 바쁘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반대로 어떤 사모들은 교회 밖에서 이루어지는 소명을 따라 사느라고 교회 일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기도 한다.


3. 목회자의 아내도 재정 문제로 힘들어 할 수 있다


언젠가 한 사모 모임에서 재정적인 고충을 서로 나누며, 1달러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기발한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함께 웃었던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사례금이 적어서 무료 식품권을 받아가며 살아 본 사모가 있으면 손을 들어 보라고 했다. 참석한 사람 중에 절반이 손을 들었다. 거기서 나는 목회자의 아내가 재정적으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4. 목회자의 아내는 남편을 모든 교인들과 공유해야 한다


교회의 규모나 사역자의 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목회자는 하루 24시간을 대기하며 살아간다. 목회자는 어떤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가족 모임을 하고 있든, 그날이 공휴일이든 휴가 중이든 상관없이, 모든 일을 제쳐두고 달려가야 한다. 물론 이 가운데 어떤 일은 교인들의 무례한 요구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흔히 목회 사역은 이런 위기 상황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어려운 지역에서 목회할 때는 목회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자살하려는 사람이 생기고 교도소에 투옥되는 사람이 생길 때, 그리고 가정에서 학대를 당하는 교인이 있거나 이혼하려는 부부가 생길 때, 제일 먼저 그들을 만나야 하는 사람은 목회자이다. 거기다가 결혼, 체육 활동, 세례식과 같은 행사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는 그런 식으로 교인들의 삶에 개입해서 헌신하는 일을 영광으로 알고 살아간다. 따라서 그와 같은 여러 사역들을 위해 목회자의 아내는 부부 생활에서, 가족 생활에서 남편과 함께 누려야 할 많은 시간을 희생한다는 사실을 교인들이 알아야 한다.


5. 목회자의 아내도 험담 때문에 상처받는다


험담은 다른 사람의 사적인 일들에 대해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거나 소문을 퍼뜨리는 행위이다. 이런 행위가 악의적인 성격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단순하고도 중요한 원칙이 있다면, 다른 사람에 대한 험담을 하지 않는 것이다. 본인이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그 내용이 계속해서 회자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완곡한 표현을 준비하고 살아야 한다. 예를 들면, “당신도 알다시피, 그 사람은 자기이 직접 그 이야기를 하고 싶어할 거예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만약 악의적인 험담을 듣는 경우라면, 더욱 단호하게 말해야 할 것이다. “상황이 얼마나 악화되었든 간에, 저는 이런 험담에 참여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바로 이 험담을 시작한 사람에게 가서 더 이상 그 말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할까 하는데, 저와 함께 가서 도와주실래요?” 지금은 나도 한때 듣게 되었던 험담에 대해 웃어넘길 수 있지만, 과거에는 내 자신조차 모르는 문제에 대한 험담이 교회에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힘들어하기도 했다.


6. 목회자의 아내는 타인으로부터 비현실적인 요구를 받고 산다


물론 사람들은 여러 가지 요구를 받고 산다. 누군가의 엄마이든, 자녀이든, 상사이든, 이웃이든 간에, 모든 사람은 타인의 기대가 주는 부담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하지만 늘 교회와 교인들 그리고 목회와 관계된 일들을 마음에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은 그런 부담감과는 다르다. 목회자의 아내는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한다는 간섭까지 받고 산다. 목회자의 자녀들도 마땅히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요구를 받는다. 목회자는 사례비를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한다는 요구를 받는다. 그리고 자기 집에 교인을 초청해 자주 식사 대접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받는다. 그러면서도 목회자와 그 아내는 이러한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며 살지 못한다는 질책과 비난을 받기도 한다.


목회자의 아내는 끊임없이 일을 한다. 예를 들면, 각종 사역에 참여하고,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를 만나서 목회적인 상담도 하며, 지역사회의 행사에도 참여한다. 말 그대로, 사역으로 꽉 채워진 삶을 산다. 그러나 목회자의 아내에게도 필요한 일이 있다. 교회 안팎의 다른 요구들에 부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선적이고 중요한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하늘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7. 목회자의 아내가 교인과 친구 관계를 이루기는 매우 어렵다


목회자의 아내가 교회에서 친구를 사귀고 우정을 나누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남편이 교회의 목회자라는 이유로 사모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들과는 더욱 그렇다. 그런 경우에 남편이 그 교회를 떠나게 되면, 지금까지 친구처럼 지냈던 사람들이 실제로는 친구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동안 그들에게서 크리스마스카드를 받거나 그들의 모임에 초대되거나 또는 그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고 해변으로 놀러간 일들이 모두 친구 관계에서 일어났다고 목회자의 아내는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남편이 더 이상 그 교회의 목회자가 아닐 때, 그들과 가졌던 관계는 참된 친구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서 충격을 받기도 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교인들도 목회자 부부와 함께 사역하면서 자신들이 그 부부와 친한 친구들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교인들 역시 목회자 가정이 떠난 후, 그 부부와 진정한 친구 관계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픔과 충격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아픔이 목회 사역과 교회에서 일어난다. 물론 어디서든 풍성한 친구 관계를 누릴 수는 있겠지만, 그런 관계가 지속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성숙된 태도 역시 필요할 것이다.


8. 목회자의 아내는 남편이 비판받을 때 상처를 받는다


목회자는 가끔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거나, 잘 가르치지 않는다거나, 설교를 못한다거나, 교인 심방을 잘 안한다는 내용의 비판을 듣곤 한다. 보통 목회자가 부임할 때면 자신이 반드시 해야 할 일에 대한 목록을 교회에서 제공받기는 하지만, 거의 모든 목회자는 자신의 일에 대한 교회의 기대치에 온전히 부응할 수 없다. 목회자의 근무 시간은 일주일에 과연 몇 시간이어야 하는가? 50시간? 아니면, 80시간? 실제로 목회는 일이 너무 많아서 멈추기 힘들 때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목회자를 멈추어 쉬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그 아내뿐이다. 그런데 남편이 충분히 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아내가 알게 될 때, 그 아내는 자기 남편에게 건강을 생각하며 쉬면서 일해야 한다고 말한 일에 자책감을 느낄 수도 있다.


종종 목회자는 불만을 품은 교회 중직자들의 말이나 어떤 논쟁적인 회의에서 언급된 내용을 무심결에 자기 아내와 공유하게 된다. 대부분 그런 상황들은 시간이 지나며 해결된다. 하지만 목회자의 아내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회의나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 그 문제와 상황이 해결되었는지를 모른 채 답답한 마음으로 지낼 때가 많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상황과 부담을 혼자 짊어지고 해결하며 살도록 방치되기도 한다.


다른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배우자와는 달리, 목회자의 아내는 교회에서 함께 예배하는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어울려 지내며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만일 참으로 현명하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당신을 대하며 친절하게 진실을 이야기하는 목회자의 아내를 만난다면, 그녀는 고난을 통과해서 연단되고 성숙해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단순한 관찰을 통해서라도, 그녀로부터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기를 권한다.


9. 목회자의 아내는 스트레스와 모호함을 느끼며 산다


모호함(ambiguity)은 사역에 있어 고질적인 문제이다. 가령, 교회 조직 안에서 목회자 가족들의 위치는 모호하다. 이런 상황에서 목회자의 가족 구성원들은 직간접적으로 교회의 일에 다 참여하게 된다. 이때 교인들은 그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모범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이렇듯 목회자는 목회자대로, 그 아내와 자녀들은 그들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요구 받는 기대가 있다. 그런데 목회자의 가족들은 교인들이 요구하는 기대의 수준을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이런 역할이나 기대 수준에 대한 모호성은 목회자의 아내에게 고도의 스트레스를 가져다 준다. 그러므로 당신이 만일 최근에 어떤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에게 긍휼을 베풀었다면, 그런 긍휼을 목회자의 아내에게도 보여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대개의 사모는 그런 어려움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슬픔을 당한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자신의 아픔을 나눌 대상조차 없다.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의 고통을 교회에서 처리해 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다. 목회자의 아내는 신뢰했던 일꾼이 교회를 떠난다는 소식을 들을 때도, 교회의 핵심리더가 바람을 피웠다는 소식을 들을 때도, 교회가 세금을 탈세했다는 소문을 들을 때도, 자기 남편의 위치가 위태롭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교회를 그만 나오겠다는 말을 들을 때도, 그 모든 아픔을 혼자 끌어안고 살아야 한다.


하지만 목회자와 결혼한 모든 여성이 이런 일들을 다 떠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모들이 목회자 부부를 잘 돌아보는 훌륭한 교회 공동체 속에서 즐겁게 사역하기도 한다. 내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사모들도 자기 남편들과 동역하면서 하나님 나라가 그들이 사는 도시에서 확장되는 열매를 맛보며 즐겁게 사역하고 있다.


이처럼 목회자의 아내가 겪는 처지는 서로 다르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열거할 열 번째 항목은 그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요소이다.


10. 목회자의 아내를 의롭다 하시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이, 목회자의 아내는 사람의 판단을 통해 의롭다고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 그녀를 의롭게 하는 것은 얼마나 교회에서 열심이 일하며 해박한 성경 지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목회자의 아내가 자신의 구원을 위해 그리스도를 신뢰하고 있다면, 그녀에 대한 심판은 하나님의 법정에서 이미 선언되었다. 그녀가 가진 결점, 실수, 부족과 죄악은 모두 그리스도가 담당하셨다. 이처럼 예수님은 목회자의 아내가 받아야 할 저주를 대신 받으셨다. 그리고 그분을 신뢰하는 믿음 안에서 하나님은 그녀에게 그리스도의 의를 선물로 주셨다. 바로 ‘나의 사랑하는 의로운 딸’이라고 하나님이 법정 판결을 내리신 것이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10 Things the Woman Married to Your Pastor Wants You to Know

번역: 김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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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Shari Thomas

샤리 토마스는 공동 설립자로 참여한 Parakaleo의 수석 디렉터이다. 신학과 교육학 학위가 있다. 지난 34년을 남편과 동역하며 교회 개척에 매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