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오해들
by 박태양2018-12-25

성탄절은 하나님이 사람이 되어 이 땅에 오심을 기념하는 날로서 부활절과 더불어 기독교 최대의 축일이다. 안타깝게도 성탄절을 기뻐하는 모습이 한 세대 전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약해졌다. 그렇지만 성탄 시즌이 되면 여전히 아기 예수님과 목자들 그리고 동박박사의 그림을 곳곳에서 볼 수 있고, 또한 미디어를 통하여 즐거운 캐럴과 경건한 찬송을 들을 수 있다. 


우리는 과연 예수님의 탄생에 대하여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사실 사람들이 성탄에 대해 상식으로 여기는 어떠한 것들은 오래된 오해이다. 그 중 몇 가지를 다음과 같이 살펴보고자 한다. 


오해 1. 예수님이 탄생한 해는 기원전 0년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대로, 기원전(Before Christ, BC)과 기원후(Anno Domini, AD)의 기준이 바로 예수님의 탄생인 것은 맞다. 그런데 사실 예수님은 기원전 5년경에 태어났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 시점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일까? 이는 중세 수도사였던 디오니시우스 엑시구노스(Dionysius Exiguus)가 예수님의 탄생 연도를 잘못 계산했는데, 이를 온 세계가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사용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범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성경과 일반 역사의 다양한 자료를 통해 예수님의 탄생 연도를 비교적 정확하게 유추할 수 있다. 


마태복음에 의하면, 아기 예수님은 악명 높은 헤롯 대왕(Herod the Great)이 죽기 얼마 전에 탄생했다. 헤롯 대왕이 죽은 때는 기원전 4년 4월로 기록이 남아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적어도 그 이전(기원전 5-8년쯤)에 태어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누가복음에 의하면, 예수님보다 6개월 먼저 태어난 세례 요한이 활동을 시작할 때가 로마의 디베료 황제(Tiberius Julius Caesar Augustus, 티베리우스) 재위 15년이었다. 그 시기는 기원후 26년이고, 예수님과 세례 요한의 사역 시작 시점이 30세 정도로 비슷했으므로, 결국 둘 다 태어난 시기가 기원전 5년 전후가 된다.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 요한은 그의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공생애 사역을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됐을 때 헤롯 성전이 46년 동안 지어지고(정확히 말하면, 증축되고) 있었다고 말한다. 헤롯 성전 확장 공사는 기원전 20년쯤 시작됐다. 즉, 예수님이 31세 정도일 때가 기원후 26년이니까 예수님이 태어난 때는 기원전 5년쯤 되는 셈이다. 이것 말고도 여러 자료를 통해서 학자들은 예수님의 탄생 연도를 기원전 5-8년 정도로 확신하고 있다.(참고로, 기원전 0년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원전 1년 다음은 기원후 1년이다.) 


오해 2. 예수님 탄생일이 12월 25일이다? 최소한 12월이나 겨울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예수님이 이 땅에 계실 당시, 이스라엘에서는 겨울철에 목자들이 밖에서 노숙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12월 25일을 성탄일로 지키게 된 것에 대해서는 몇 가지 근거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이것이다. 


교부였던 성 어거스틴(St. Augustine)이 “예수님이 3월 25일에 수태되고, 12월 25일에 탄생했다”라고 자신의 책에 기록했다. 사실 3월 25일은 당시 유럽 교회에서 그리스도 수난일로 지키던 날인데, 이날을 동시에 그리스도 수태일이라고 임의로 주장한 것이다. 그러면 12월 25일이 그리스도의 탄생일이 되는데 별 무리가 없었던 것이다. 기원후 350년에는 로마교회의 대주교였던 율리우스 1세(JuliusⅠ)가 성탄절을 12월 25일로 공식화했고, 이후에 지금까지 그렇게 지켜지고 있다. 


아마 어떤 사람들은 12월 25일이 고대 로마의 태양신을 섬기던 동짓날을 계승한 것이라는 주장을 들어봤을 것이다. 교회가 의도적으로 이방 신의 축제일과 같은 날로 성탄절을 정한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은 태양신을 섬기기 위함이 아니라 태양신 숭배를 없애기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결국 그 태양신을 섬기는 축제는 얼마되지 않아 완전히 사라지게 됐으니 말이다. 


오해 3. 세계 모든 국가들이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킨다?


그렇지 않다. 세계 3대 기독교라고 할 수 있는 개신교, 로마 가톨릭, 정교회 중에 개신교와 로마 가톨릭은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키고, 정교회는 1월 6일 또는 7일을 성탄절로 지킨다. 이렇게 구분이 된 것은 표준 달력이 율리우스력에서 그레고리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교회에 속한 러시아, 그리스, 이집트, 루마니아 등은 원래의 율리우스력으로 12월 25일에 해당하는 (그레고리력) 1월 7일을 성탄절로 지키는 것이다. 몰도바, 레바논, 벨라루스 등은 두 개의 날짜를 모두 성탄절로 지킨다.


오해 4. 동방박사와 목자들이 함께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목자들은 아기 예수 탄생 직후에 마구간에 가서 예수님을 만난 것이 맞지만, 동방박사들은 짧게는 수주 후 길게는 1, 2년 후에 예수님을 만났다. 성탄절 그림에는 종종 목자들과 동방박사들이 함께 등장하고 그것이 보기에도 아름답다. 그러나 헤롯 대왕이 동방에서부터 온 박사들을 만난 후 아기가 태어난 때를 자세히 묻고 얼마 후에 두 살 아래 유아들을 모두 죽인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동박박사들은 이미 아기가 탄생하고 시간이 꽤 흐른 뒤에 베들레헴에 도착했다. 


부가적으로, 성경은 동방박사가 세 사람이라고 어디에서도 말하지 않는다. 그들이 가지고 온 선물이 황금, 유향, 몰약 세 가지였지 사람이 셋이 아니었다. 


한 가지를 더 말하자면, 목자들이 동방박사들처럼 들에서 밝은 별을 따라 예수님이 탄생한 마구간으로 온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천군천사들이 나타나 다윗의 동네 곧 베들레헴에서 구주가 탄생했다는 말을 해줬고, 목자들은 별빛을 따라 간 것이 아니라 자기들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길을 따라 마을로 들어가서 아기를 찾은 것이다. 예수님은 집 안에서 탄생한 것이 아니고 집 밖에 있는 마구간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찾기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베들레헴은 아주 작은 마을이었고, 아마도 아기 울음소리도 있었을 것이다.


오해 5. 성탄절은 해피 홀리데이다?


그리스도, 즉 크라이스트(Christ)를 헬라어로 쓰면 맨 앞글자가 ‘키’라는 철자인데 이게 영어의 엑스(X)와 똑같이 생겼다. 그러나 이것은 엑스가 아니고 키, 즉 그리스도다. X-마스라고 하면 미지의 대상인 X를 마스(mass), 즉 예배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자리에 쾌락을, 돈을, 산타클로스를, 자기만족을 놓고 성탄절을 보내는 모습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외면한 채 평화를 말하고, 기쁨을 노래하고, 사랑을 외친다. 심지어 성탄절 조차도 구주의 탄생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는 공영방송이나 공공장소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이나 문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에 해피 홀리데이(Happy Holiday)라는 인사가 더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다. 성탄절은 그냥 행복한 공휴일이 아니다. 성탄절은 구주 예수님이 우리에게 오심을 즐거워하는 날이다. 이것을 망각하거나 외면하는 것이야말로 성탄절에 대한 가장 큰 오해의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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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태양

박태양 목사는 중앙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MDiv)를 받고, Full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석사과정(ThM)을 수료했다. 개명교회 담임목사였으며, 현재 TGC코리아 대표와 (사)복음과도시 사무총장으로 섬기고 있다. '눈먼 기독교'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