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안을 확신하지 말라
by Matt Rogers2018-12-17

사라(Sarah)는 졸업을 앞둔 고등학생이다. 대학 선택을 앞두고 네 개의 대학 캠퍼스를 돌아본 후에, 그녀는 한 학교로 마음을 정했다. 부모님이 그 선택의 이유를 물었을 때, 그녀는 “그냥 마음이 편안해서요”라고 대답했다. 또 벤처 사업을 구상 중인 한 사업가는 “그 사업이 어느 정도 위험성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내 마음이 편안합니다. 그러니까 이 사업을 진행하는 건 옳은 선택입니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평안’이라는 내적 감각을 의사 결정의 궁극적인 이유로 내세울 때, 그 결정에 대해 아무도 당신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당신은 어쩌면 이 심리적 평화를 마치 하나님이 주시는 일종의 긍정적 사인(sign)처럼 생각할 것이다. 


하나님이 틀렸거나, 혹은 당신이 느끼는 그 평안이 틀렸다고 말할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결정 앞에서


결정해야 하는 일이 대학 선택이나 사업 추진처럼 윤리적으로 중립적인 사안인 경우가 있다. 이럴 때에는 심리적 안정을 따라가는 일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선택에 대한 그러한 접근을 삶의 다른 영역으로까지 광범위하게 적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교회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 목회자의 설교에서 복음의 선포를 들을 수 없고, 교회 행사의 많은 부분에서 거룩함을 찾아볼 수 없음에도, 만약 다른 이유로 당신이 그 교회에 편안을 느낀다면?


또는 배우자와 자주 논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혼자 지내는 것이 평화롭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을 속단한다면?


혹은 동성애가 당신에게 심적 안정을 주므로 하나님이 허락하신 관계라고 판단한다면?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당신은 이렇게 생각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이 평화롭기를 바라시지 않을까?’, ‘심리적 평안이 확실하게 주어진다면 이는 어디로 가야할지 알려주시는 하나님의 신호가 아닐까?’ 


설마 하나님은 우리가 평안을 느끼지 못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원하시는 분일까? 그것은 분명 아니다. 


고장난 나침반


불행하게도 우리의 마음속 나침반은 인간의 타락으로 인해 근본적으로 망가졌다. 그리스도와 함께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마음은 항상 거짓되고 부패한 상태로 있게 된다(렘 17:9). 이러한 타락한 본성은 하나님의 선한 계획에 반대되는 행동을 할지라도, 당신의 마음에 평안을 안겨 준다. 죄를 짓는 것은 곧 부패한 본성과 일치하는 행위이므로, 우리는 죄를 지을 때 내적 평화의 상태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성령님이 우리에게 역사하셔서 참된 복음을 알게 하신다면, 우리의 부패한 본성은 놀랍도록 거듭난다. 하나님께 순종하고 또 그분을 찬양하고자 하는 새로운 심령이 내면에 생겨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을 믿는 자가 죄를 짓게 되었을 때, 우리의 심령은 그 행위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게 된다. 결국 죄는 점점 더 당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내적인 평화는 사라진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바라볼 때, 당신이 크리스천이라고 확신한다면, 과연 스스로의 내적 평화가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을까? 과연 그 평안이 신뢰할 수 있을 만한 것인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애매모호한 답을 내놓는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 가능성 때문이다.


1. 어쩌면 우리는 아직 거듭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거룩하지 못한 행동을 하고도 마음이 아무렇지 않다면, 그 사람은 스스로 크리스천이라고 생각할지라도 아직 참된 회심이나 거듭남을 경험한 것이 아니다. 특히 거듭남은 신앙생활의 연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당신이 여전히 죄에 빠져 영적 죽음의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면, 그 마음은 의를 바라볼 수가 없다. 이러한 상태에서 느끼는 평안은 그저 당신이 거듭나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표시일 뿐이다. 


2. 우리는 언제든지 죄의 유혹에 넘어질 수 있다


거듭난 크리스천이라면, 과거에는 기쁨과 평안을 안겨 주던 죄에 대하여 불쾌한 감정을 느낀다. 과거에는 죄를 지으면서 쾌락을 느꼈겠지만 회심한 크리스천이라면 이제 쓰라림을 느끼게 될 것이다. 또한 과거에는 그저 순간적인 불안을 느끼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깊은 뉘우침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죄에 대하여 늘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거듭남을 경험했을지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저지른 죄를 합리화하는 크리스천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자. 처음에는 그 마음으로 죄를 명백하게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회심의 감동이 사라지면서 점차 내적 불안감은 사라지기 시작하고, 심지어 자신의 죄를 정당한 것처럼 생각하는 지점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특히나 하나님에 대한 순종에 불편함이나 거부감이 들 정도로 영혼이 메말라 버렸다면, 크리스천이라 해도 이전보다 쉽게 죄를 정당화할 것이다. 


이러한 두가지 이유로, 우리는 무언가 선택하기에 앞서 자신의 감정보다 더 신뢰할 만한 다른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은 '내 마음이 평화로운가?'라는 질문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1. 성경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는가


만약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성경이 그 답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면, 당신의 감정은 중요하지 않다. 성경은 늘 옳으며 변치 않는 진리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만약 죄악을 즐기려는 마음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 자신이 처한 상황과 비윤리적인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당신은 성경을 왜곡해서 바라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에 속지 말라. 하나님의 말씀은 당신이 보고, 느끼고, 소유하는 그 모든 감각보다 언제나 앞서야만 한다. 


예를 들어, 성경은 성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설령 이와 관련된 죄가 당신에게 내적 평화를 안겨 준다고 할지라도, 그보다는 성경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고, 개인적 욕망을 잠재우며, 죄를 회개해야 한다. 또한 성경은 크리스천의 이웃 사랑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말하고 있기 때문에, 원수 같은 이웃일지라도 그들의 필요에 관심을 가지고 또 사랑해야 한다. 그러한 행위가 비록 내게 심리적 피로와 고통이 된다고 하더라도, 예수님이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던 모습을 기억하면서 인내해야 한다.  


2. 교회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조언하는가


크리스천 공동체는 성경 다음으로 우리의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인간이 그 연약함 때문에 자신의 죄를 정당화하고자 쉽게 성경을 왜곡하려 하듯이, 크리스천 공동체에도 당신의 감정적 선택을 옹호하고 부추기는 몇몇의 사람들이 주위에 있을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은 자신의 죄에 대해서도 감정적 평안을 찾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크리스천들이 그리스도께 순종함으로써 기쁨, 평안, 만족을 찾도록 배워가는 곳이다. 교회는 크리스천들이 거룩함을 추구하도록 서로를 격려하고, 죄에서 벗어나도록 함께 힘써 나가는 곳이다. 우리는 교회 공동체에서 나의 연약함과 죄까지도 예수님 안에서 용서하고 다독여 줄 믿음의 지체들을 찾을 수 있다. 그러한 자들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라.


또한 신앙적으로 보다 성숙한 지체가 나의 잘못된 선택에 대해 조언할 때에, 이에 귀 기울일 줄 아는 당신의 마음가짐도 역시 중요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신의 마음에 평안을 주지 않더라도 말이다. 


올바른 질서, 올바른 평안


성경과 교회 공동체는 내면의 나침반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당신을 이끌 것이다. 성경이 우리의 선택을 격려하고 (또는 적어도 금지하지 않고), 동시에 믿음의 동역자들이 찬성하는 말을 보내온다면, 우리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다. '나는 이 결정에 평안을 느끼는가?' 혹은 다음과 같이 질문하는 것도 좋다. '내 안에 계시는 성령님은 이 결정이 옳다고 말씀해 주시는가?'


중요한 것은 질문이 아니라 질서다. 만약 당신이 내적 평안을 우선적으로 추구한다면, 분명 당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성경을 왜곡할 것이고 또 그것이 옳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찾아 위안을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먼저 구하고, 그 다음 크리스천 공동체 안에서 성숙한 지체들의 조언에 귀 기울여라. 선택의 질서를 그렇게 바로잡는다면, 분명 당신은 내적 평안과 옳은 결정이 한 곳에서 일치하는 아름다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삶을 형성할 여러 결정 사항들을 향해 자신 있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Don't Trust the Peace in Your Heart

번역: 이주일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공유하기
  • 공유하기

작가 Matt Rogers

매트 로저스는 Southeastern Seminary(MDiv, PhD)를 졸업했으며,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린빌에 위치한 The Church at Cherrydale에서 목사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Aspire: Develop and Deploying Disciples in the Church'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