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을 장례식에 데려가야 하는 세 가지 이유
by Ric Rodeheaver2018-11-28

자녀들을 장례식에 데려가야 할까? 아마 전이라면 아니라고 답변했을 것이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해야 하고, 어두운 현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장례식은 분명 어두운 현실이다.


자녀들을 보호하려는 이와 같은 마음은 일반적이기도 하고 현명해 보이기도 하지만, 성경 속 지혜는 우리의 관습적인 생각과는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자녀들을 장례식에 데려가야 하는 세 가지 긍정적인 이유를 생각해 보자.


1. 장례식은 죽음이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자녀들에게 알려 준다


우리 자녀들은 삶 속에서 죽음을 경험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의 아이들은 죽음을 비현실적인 단면으로 경험한다. 예를 들면, 컴퓨터 게임에서 죽음이 멋지게 포장되거나, 혹은 영화에서 수많은 죽음이 아무렇지 연출됨으로써 아이들은 죽음에 대해 점점 무감각해진다. 다시 말해, 우리 자녀들이 대중 문화를 통해 죽음을 많이 접하면 접할수록, 죽음이라는 개념은 그들에게 더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점점 더 죽음이 주는 슬픔을 지우는 문화가 발달함으로써 아이들은 죽음을 삶의 한 부분으로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의 예만 보아도 그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 ‘무덤’이라는 말이 ‘묘지’가 되었고, 이제는 ‘추모공원’이라는 장소도 생겼다. ‘장례식’은 ‘추도식’이 되었고, ‘생애 축하행사’라는 용어가 생겼다. 과거에는 묘지가 보통 교회 뜰에 있었기 때문에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교인들은 죽음이 언젠가는 우리 모두에게 다가올 현실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수많은 묘지들은 이제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더 깊이 숨어 들어가고, 그중 대부분은 사람들의 일상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우리의 문화가 갈수록 젊음, 건강, 활력, 그리고 죽음과 노화를 방지하는 음식 등에 집착하는 현상을 생각해 보라. 이러한 이유로 우리의 자녀들은 죽음이 세상에 실재하는 악이라는 사실을 잘 배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장례식은 자녀들에게 생명의 유한함과 그 무게를 충분히 깨닫도록 돕는다.


2. 장례식은 슬픔이 무엇인지를 자녀들에게 보여 준다


우리는 자녀들과 재미있게 노는 법을 알고 있다. 그에 반해, 그들과 함께 우는 법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자녀들을 삶의 기쁨에만 노출시키고, 시련은 철저히 피하도록 양육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죄의 결과로 신음하는 이 세상에서 그들을 제대로 준비시키고 있는 것일까(롬 8:28)? 죽음이 다가왔을 때, 우리는 슬픈 감정을 회피하거나 절제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완전히 감정적으로 무너져 내리거나 슬픔을 전혀 주체하지 못하기도 한다. 우리의 자녀들도 마찬가지로 삶 속에서 슬픔이나 절망의 감정을 경험하지 못한다면, 인생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훈련의 기회를 잃는 것이다.


자녀들은 상실을 느낄 필요가 있고, 솔직하게 그 감정을 겪어 나가야 한다. 또한, 우리가 슬픔에 빠져 있는 모습도 볼 필요가 있고, 어둠의 순간에도 부모가 하나님께 기대는 자세 역시 눈으로 봄으로써 배워야 한다. 상실을 함께 겪으면서 하나님의 ‘선하심’과 ‘주권’ 그리고 ‘고통’의 문제에 대해 자녀들과 대화를 시도하는 일은 그들의 신앙을 강화시킨다. 그 뿐만 아니라 그 세 가지 주제가 늘 등장하는 이 세상에서 자녀들을 미리 준비시킬 수 있는 적절한 훈련의 과정이 되기도 한다. 장례식은 죽음을 대면할 때 슬퍼하는 방법과 그리스도의 빛에 소망을 두는 방법을 알도록 돕는다(요 11:25).


3. 장례식은 자녀들이 어둠 속에서 복음을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삶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 가장 밝게 빛난다. 장례식보다 삶에 대해 더 명백한 깨달음을 주는 경우는 없다. 자녀들을 장례식에 데리고 갔을 때, 나는 그들에게 복음의 중요성에 대해 아무것도 가르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 장소에 참석함으로써 아이들 스스로 그것을 보고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리스도를 아는 사람들에게서 은혜와 소망의 결심을 볼 수 있었던 반면,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로부터는 엄청난 슬픔을 보게 되었다. 그들은 소망의 목소리와 더불어 절망의 흐느낌도 한자리에서 보고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어렸기에 이러한 차이점을 정확하게 분별해 낼 수는 없었지만,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표정과 눈빛은 그들이 근본적인 차원에서 이미 차이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바로 이와 같은 경험이 복음의 씨앗을 싹트게 하는 대화의 옥토를 만든다. 삶과 죽음, 영원, 그리고 예수님과 그가 주시는 구원이 왜 중요한지를 나눌 수 있는 대화 말이다. 장례식이 다른 경험과 차별되는 이유는 바로 이처럼 자녀들이 복음의 능력과 필요를 이해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장례식은 참석하기 쉬운 행사가 아니다. 장례식은 감정을 뒤흔들고 비극적인 죄의 결과를 상기시킨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자녀들의 마음에 지혜와 소망이 자라도록 하기 위해 바로 그와 같은 경험을 사용하실 수 있다(전 7:1-4). 부모로서 우리는 자녀들이 삶의 어두운 면을 보며 살아가기 보다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은총 속에 거하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우리는 죄악 된 이 세상에서 그들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고, 그로써 진정한 소망 안에서 담대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든 기회를 찾아보아야 한다. 그것이 장례식이더라도 말이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3 Reasons to Take Your Children to Funerals

번역: 정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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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Ric Rodeheaver

릭 로드헤버는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PhD)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라구나힐스에 위치한 Christ Community Church에서 장로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