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으로 기도해야 하는 일곱 가지 이유
by Christopher Ash2018-11-23

나는 모든 크리스천들은 시편을 통해 기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만약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시편으로 기도해야 하는 다음의 일곱 가지 이유를 읽어 보기를 바란다. 


1. 시편으로 기도하면, 기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다. 모든 크리스천은 기도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또 기도에 관해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눅 11:1). 비록 거듭난 후일지라도,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주님도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셨다. 주님이 가르쳐 주신 이 주기도문의 구조는 시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시편은 주기도문의 주제들이 더 확장되고 구체화된 기도이다. 물론, 모든 시편이 다 기도들로 구성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시편은 여러 측면에서 기도의 틀을 만들고 발전시키도록 도움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초대교회는 시편으로 기도했다. 우리 역시 그들의 모본을 따를 필요가 있다(엡 5:19).


마틴 루터는 그의 ‘시편’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이 모본을 작성하여 학생들에게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나 짧은 글을 어떻게 쓰는지 가르치듯이, 하나님도 시편을 통해 기도의 언어와 기도하는 방식을 미리 마련해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이를 통해 우리가 하늘 아버지와 기도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신다.”


2. 시편으로 기도하면, 풍성한 성경의 진리에 반응하며 살도록 훈련된다


하나님은 우리가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을 기뻐하며 사는 법을 배우도록 성경에 있는 모든 놀라운 진리를 시편 속에 가득 채워 놓으셨다. 초대교회 교부 아타나시우스에 따르면, 성경의 각 권이 각각의 특별한 과일을 가진 정원이라면, 시편은 성경 각 권에 있는 모든 종류의 과일들이 자라는 정원이다. 나는 이런 이유 때문에 여행자들이 과거에 성경을 통째로 들고 다닐 수 없는 곳에서는 신약과 시편을 가지고 다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편을 통해 성경 전체의 가르침에 반응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우리가 시편으로 기도하는 법을 배운다면, 기도 속에서 성경이 말하는 진리의 각 부분을 깨닫는 귀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3. 시편으로 기도하면, 인생의 모든 여정에서 항상 기도하는 균형 잡힌 기도자가 된다


시편은 모든 성경의 가르침을 축약해서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인간의 경험에 대한 다양한 측면을 드러내 주기도 한다. 내가 만난 어느 학생은 시편이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묘사하고 이해하며 느낄 수 있도록 감정의 색깔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팔레트와 같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그림의 기본만 배운 어린이는 그저 몇 가지 색만 사용하여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그림을 배우게 되면, 점차 자신만의 섬세한 색조를 나타낼 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정서도 시편에 점점 젖어 들어감에 따라 어린아이의 단순한 경험을 넘어서서 점점 더 풍부하고 복잡 미묘한 내면의 삶을 경험하는 쪽으로 나아가게 된다.


칼빈은 그의 ‘시편 주석’의 서문에서, 시편을 “영혼의 각 부분에 대한 해부”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시편은 어떤 사람이든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 가지의 감정만을 말하지 않고, 그 감정을 거울 속에 보이는 것처럼 고정되게 표현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시편에는 성령님이 각각의 사람에게 깨닫게 하시고자 하는 인생의 수많은 감정들이 표현되어 있다. 이 감정들은 모든 사람들이 삶 속에서 당면해야 하는,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고 우리 내면에 출몰하는 모든 종류의 고통, 슬픔, 두려움, 의심, 희망, 걱정거리, 혼란스러움 등이다.”


4. 시편으로 기도하면, 무질서한 애정(affections)이 하나님의 선한 질서 속에서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우리는 무질서한 애정을 너무 많이 가지고 인생을 산다. 싫어해야 마땅한 것들을 갈망하고, 깊이 갈망해야 할 것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여기서 문제는 우리의 의지가 본성이 원하는 대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행하실 가장 필수적인 일은 우리의 욕망을 변화시켜서 하나님 자신이 원하시는 것을 우리도 원하도록 만드시는 일일 것이다. 이런 하나님의 역사가 허락되는 때와 곳에서만, 우리의 마음이 변화하게 될 것이다.


영국 성공회의 ‘공동 기도서’(Book of Common Prayer)에 있는 고전적인 기도문 중 한 편을 살펴보자.


“전능하신 하나님, 죄인의 통제되지 않은 의지와 애정에 질서를 주실 수 있는 유일하신 하나님, 당신의 백성에게 당신이 명한 것을 사랑하고, 당신이 약속한 것을 갈망하는 은혜를 주십시오. 그래서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사는 우리가 참된 기쁨을 발견할 수 있는 곳에 우리의 마음과 시선을 확실히 고정하고 살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시편이 바로 이 일을 해 준다. 시편은 우리의 애정을 개선하여 우리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사랑하게 하며 복음의 약속된 축복을 깊이 갈망하게 한다.

 

5. 시편으로 기도하면, 쓰린 감정이 달콤해 질 수 있다


우리가 자신을 적대감, 괴로움, 분노 혹은 절망에 방치할 때, 이러한 감정들은 우리의 내면을 파괴하고 삶 전체를 씁쓸하게 만든다. 시편은 이런 어두움의 감정들을 기꺼이 수용해서 오히려 새로운 생명을 주는 정서로 변화시킨다.


칼빈이 언급하듯이, 시편은 우리에게 십자가를 지고 가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가르치며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도록 이끈다. 이런 훈련을 통해 우리의 본성을 가장 아프게 하고 쓰리게 하는 고난이 도리어 달콤한 경험이 되도록 각자를 성장시킨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한 이유는 그 고난이 그리스도를 따를 때 주어진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기 때문이다.


6. 시편으로 기도하면, 개인주의적 경건에 치우칠 위험에서 보호받는다


서구 문화에서 기독교는 ‘나와 하나님’ 사이의 관계를 중요시 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기독교는 ‘우리와 하나님’ 사이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여기서 ‘우리’란 모든 시대마다 세상에 존재해 예수 그리스도의 전체 교회를 의미한다. 시편을 바로 이해하고자 노력할 때, ‘우리’란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과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시편이 나에게 적용된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어느 학자는 이렇게 말한다.


“시편을 읽을 때마다, 당신은 지금까지 존재한 수많은 충성스런 증인들과 함께 기도하고, 함께 찬양하며, 함께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것과 같다. 당신이 지금 읽는 시편은 이전에 수천 번, 수백만 번 언급된 말씀이다. 당신이 시편을 읽거나 노래하거나 기도할 때, 당신의 오른편에는 모세와 미리암이 함께 서서 찬양하고 기도하고 있으며, 당신 앞에는 다윗과 솔로몬이 무릎을 꿇고 함께 기도하고 노래하고 있다. 또한 당신 뒤편에서는 제롬과 어거스틴의 목소리가 들려오며, 더 나아가 루터와 칼빈, 그리고 수없이 많은 신자들의 음성이 울려 퍼진다.”


7. 시편으로 기도하면,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욱 뜨거워진다


마지막으로, 시편은 그리스도와 함께 걷는 삶의 여정에서 우리의 차가워진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치료제이다. 우리는 복음의 진리와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이 나를 전율케 하고, 식어진 마음을 뜨겁게 해야 마땅하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때로 우리의 가슴은 매우 차갑고 무감각하며 열정과 뜨거움이 전혀 없을 때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차가워진 영혼의 상태가 다시 그리스도를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달아오를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예비하신 시편을 읽어야 한다.


나는 이 글을 통해 당신이 시편으로 기도하는 것을 시작하기 바란다. 또한, 내가 오랜 시간 시편을 통해 하나님을 향한 샘솟는 애정을 공급받았듯이, 당신도 동일한 복을 누리기를 고대한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7 Reasons You Should Pray the Psalms

번역: 김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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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Christopher Ash

크리스토퍼 애쉬는 영국 Cambridge에 위치한 Tyndale House의 전속 작가이다. '결혼, 그 아름다운 예배'와 'Psalms For You'를 비롯하여 다수의 책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