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방법
by Terry Glaspey2021-02-22

예술은 오로지 지금 이 순간을 묵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금 이 순간 속에 대충이 아니라 온전히 거하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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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과거에는 비싼 카메라가 필요했다. 그리고 초점을 맞추는 방법도 알아야 했고 현상을 하려면 암실도 있어야 했다. 사진은 까다롭고도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이 모든 게 바뀌었다.


이제 모든 사람이 거의 모든 것을 사진 찍는 세상이 왔다. 눈에 띄는 것이면 무엇이든 쉽게 찍어서 보관하고 또 공유할 수 있다. 그러나 사진을 많이 찍게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사진을 찍는 것은 아니다. 


좋은 사진은 느리고 신중한 접근을 필요로 한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눈앞에 있는 사물에 집중하며 모든 신경을 다 쏟아야 한다. 물체, 사람을 둘러싼 빛, 사진을 구성하는 방법, 접근 각도, 그리고 색상이 배경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한마디로 사물을 자세히 살펴보아야 함을 의미하고, 자세히 본다는 것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는 뜻이다. 


오늘날처럼 빠르고 과도한 자극이 넘치는 디지털 시대에 영적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훈련인 집중하는 능력이 심각하게 손상되었다. 그러나 예술은 우리가 이 중요한 능력을 회복하도록 도움을 준다. 


집중은 경건의 시작이다


스스로를 “관조 사진작가”라고 부르는 더크 데브리(Dirk DeVries)는 이렇게 썼다.


사진은 명상과 성찰의 수단, 기도의 방법, 상상력을 여는 열쇠, 그리고 고요함과 깊이 및 의미로 통하는 문을 제공한다. 이런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관조 사진은 속도를 늦추고 주변을 둘러보게 하며, 인식을 높이고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찾아내도록 도와준다. 사진은 명상 뿐 아니라 영적 훈련의 형태가 될 수 있다. 그것은 뭔가를 생산하고자 하는 욕망 대신 과정과 열림 그리고 현재 속에 거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언제라도 새롭게 되어 깨달음을 얻고자 할 때 가능하다.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동네를 산책하다 중간중간 멈춰서서 흥미로운 질감, 화려한 색상, 신기한 형태를 관찰하고 사진을 찍는 것은 좋은 영적 훈련이 될 수 있다. 당신의 눈을 사로잡는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고, 그것을 창조하신 하나님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노력하라. 낙엽의 복잡함, 나무 껍질의 문양, 그리고 야생화의 다채로운 색의 향연이 하나님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가? “여기는 사진 찍을 게 없네”라고 스스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당신이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자세히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카메라 없이도 얼마든지 이런 관조적 활동을 추구할 수 있다. 당신의 눈은 카메라 렌즈와 똑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속도를 늦추고 집중해서 사물을 보면서 사진을 찍는 바로 그 원칙을 육안으로 사물을 볼 때에도 똑같이 적용하는 것이다. 작업이 끝났을 때 자랑할 사진을 갖는 게 핵심이 아니라 사진작가처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내 눈을 훈련하는 게 핵심이다. 지금 바로 앞에 있는 사물에 주의를 기울이라. 당신도 그 사물의 존재 속으로 들어가라. 마치 실사 사진 같은 시를 쓰는 메리 올리버(Mary Oliver)는 “집중은 경건의 시작이다”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준다. 


단지 사진만이 우리의 스승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예술이 우리로 하여금 진정으로 인식하고 또 진정으로 존재하도록 가르침을 준다.


예술은 현재를 살도록 돕는다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현재, 지금 이 순간을 누리지 못한다. 예술은 오로지 지금 이 순간을 묵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금 이 순간 속에 대충이 아니라 온전히 거하도록 말이다.


영적인 글을 쓰는 장 피에르 드 코사드(Jean-Pierre de Caussade)에게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삶은 다름 아닌 진정한 현존(the Presence)의 의미다. 그는 이러한 인식의 태도를 '현재 순간의 성찬'이라고 부른다. 그는 하나님이 우리 각 개인의 삶에서 역사하고 계시며, 하나님은 우리가 보고 듣는 것 뿐만 아니라 모든 경험을 통해 항상 우리에게 말씀하신다고 믿는다. 충분한 주의를 기울일 때, 매 순간은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삶에서 만나는 가장 작은 것들은  하나님이 당신의 음성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잠재적 마이크의 역할을 한다. 


하나님의 임재를 실천하는 것에 대해 쓴 로렌스 형제(Brother Lawrence)라는 수도사가 있었다. 그의 목표는 하나님의 임재를 잃지 않고 매 순간 삶에서 역사하는 하나님을 인식하는 것이었다. 그는 수도원 부엌에서 겸손하게 일하면서 냄비와 프라이팬, 접시의 소란스러움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법을 배웠다. (아마도 그는 설거지에 대한 내 생각을 바꿀지도 모르겠다...)


이 위대한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우리에게 영적 체험을 위해 어떤 압도적인 경험을 추구할 필요가 없음을 알려준다. 평범하고 사소한 곳에서도 얼마든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사물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우리 삶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수 있다.


어떻게 깨어있을 것인가


우리는 집중해야 한다. C. S. 루이스(C. S. Lewis)는 이렇게 썼다.


우리가 무시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하나님의 임재를 피할 수는 없다. 온 세상은 하나님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신분을 감추고(incognito) 이 세상 모든 곳을 걷고 계신다. 아무리 신분을 감추었다고는 해도 하나님을 알아보는 게 반드시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기억하고 주의를 기울이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사실, 그것은 깨어나는 것이다. 또한 계속 깨어있는 것이다. 


위대한 예술가와 위대한 영적 작가는 다 한 가지 목표를 갖고 있었다. 우리로 하여금 깨어있도록 하는 것 말이다.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내면의 혼돈을 진정시킬 수 있다. 집중할 수 있다. 우리는 온전히 존재할 수 있다. 모든 것을 분석하고 평가하려는 경향을 제쳐두고 단지 존재하는 것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그냥 가만히 기다리자. 그리고 사물이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귀를 기울이자. 낡은 부츠, 단순한 흰색 그릇, 빗방울이 어린 잎, 일출, 새들의 노래 등등.


예술은 우리가 집중하도록 도움을 준다. 예술작품을 감상하거나, 음악이나 시를 듣거나, 소설의 문학적인 표현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것은 나를 느리게 만들고, 불안한 생각을 잠재우고, 또한 하나님의 선하심을 새롭게 엿볼 수 있도록 한다. 실로 평범함 속에 숨은 경이로움을 볼 수 있는 순간이다.


사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세상에 평범한 것은 없으니까.



* 이 아티클은 작가가 자신의 책 ‘Discovering God through the Arts: How Every Christians Can Grow Closer to God by Appreciating Beauty & Creativity' (2021)에서 요약한 것이다.




원제: In a Distracted Age, Art Helps Us Pay Attention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무제


평범하고 사소한 곳에서도 얼마든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사물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우리 삶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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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Terry Glaspey

테리 글래스피는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고 편집을 하면서 Northwind Seminary에서 가르치고 있다. 그는 '75 Masterpieces Every Christian Should Know,’ ‘Not a Tame Lion: The Spiritual Legacy of C.S. Lewis,’ ‘The Prayers of Jane Austen' 외에 다수의 책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