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당신을 떠났을 때도 소망은 있다
by Craig Luekens2021-02-15

하나님은 지속적으로 나의 연약함을 드러내셨고, 내가 얼마나 절박하게 하나님을 필요로 하는 존재인지를 알게 하셨다

Share this story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트위터로 공유하기

나는 몇 가지 이유로 이 글 쓰는 것을 꺼렸다. 행여 이 글이 이혼이 내 잘못이 아니었다는 말을 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 정당화가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사적인 고충을 공개적으로, 그것도 유쾌하게 전달하는 이 시대의 가벼운 유행에 빠지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내가 느낀 연민이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고, 더욱이 가십거리나 중상 모략으로 독자들을 유혹할 마음도 없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것은 이혼이 끔찍하지만 동시에 너무도 만연한 문제기 때문이다. 죄는 우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교회와 목회자의 삶에까지 찾아오는 이혼의 현실을 정직하게 그려서, 이혼이 주는 잔혹한 아름다움 속에서조차도 그리스도의 자비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이 글이 당신으로 하여금 혼자가 아님을 알게 하고, 또 이혼의 아픔을 가진 다른 사람들을 더 잘 사랑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길 바란다.


기본적이고 또 공식적인 사실은 12년 간 나의 아내이자 세 자녀의 어머니였던 여자는 신앙을 버렸고 이어서 이혼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미 교회를 떠난 그녀는 이혼과 관련해 그 어떤 성경적 근거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그녀가 결혼 생활을 버린 것은 사실 내게 충격적인 일이 아니었고, 또한 내가 여러 면에서 그리스도와 같은 남편이 되는 데 실패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결혼 생활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작년에 이혼했다. 


이 과정에서 하나님이 내게 주신 여섯 가지 교훈이 있다.


1. 어떻게 슬퍼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했다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보다 애통하는 법을 알아야 하지만(우리 신앙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고난과 죽음이기에), 나는 사실 그동안 수많은 개인적인 고난으로부터 크게 보호받아 왔었다. 내가 겪은 슬픔의 과정은 여러 형태를 띄었고, 결코 일차원적이지 않았다. 어떤 때는 내가 지금 진짜 슬픈 것인지 의아할 때도 있었고, 또 당장 몇 분 후에 어떤 감정이 닥쳐올지 아예 예상조차 할 수 없었다. 


평생 가졌던 꿈의 상실, 내가 준비하던 계획의 종말, 이제 사라져버린 내 아이들과의 그 소중한 시간들, 오, 내 자식들! 가슴을 후벼파는 통증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시편 말씀과 더불어 '지친 영혼 피난처 있으니', '십자가를 내가 지고' 그리고 '주님께 물었네'와 같은 귀한 찬송이 없었다면 내가 예측할 수 없는 그 슬픔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지 상상하기 힘들다. 어떤 날은 시편과 찬송가 속 모든 가사가 내게도 진리로 다가왔다. 그러나 또 어떤 날은 찬송이 울려 퍼질 때면 바닥에 얼굴을 대고 따라 부르며, 그 속의 가사가 내게도 진리가 되기를 바라곤 했다. 또 어떤 날은 도무지 그 가사가 진짜라고 믿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진리라는 사실만으로 그 찬송을 듣기도 했다. 슬픔의 어둠 속에서 나는 그때처럼 절실하게 하나님을 필요로 했던 적이 없었다. 


2. 부당한 고통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특권으로 가득했던 내 삶에서 이혼은 내가 처음으로 만난 고통과 불의였다.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바꿀 수도 없던 고난에 시달리던 그때, 내 침대 옆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쓴 문학 전집이 쌓여 있었다. 나는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과 제임스 볼드윈(James Baldwin)을 재발견했다. 나는 그들이 말하는 모든 것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 작가들은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겪은 고통은 내가 개인적으로 겪는 슬픔과는 그 형태에서도 또 깊이에서도 차원이 달랐지만, 나는 고통이 삶의 일부라고 말하는 작가들의 생각을 통해 유대감이 주는 위로를 발견했다. 


비록 우리가 십자가에 못박히신 분을 따르는 제자라고 해도 고통을 추구하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고통이 알아서 우리를 찾아오기 때문이다. 부당한 고통을 겪는 내내, 나는 힘든 길을 걸어야만 했던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우고 또 위로를 받았다. 


3. 쓴 뿌리를 버려야 했다


나는 오랫동안 분노했다. 그 감정은 아직도 가끔 나를 찾아온다. 그러나 결국 나는 분노를 긍휼과 사랑으로 바꿀 수 있었고, 결국 나를 자기 연민이라는 감옥에서 해방시켰다. 거룩하고 죄 없는 분이 십자가에서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라고 하시는데, 내가 어떻게 마음에 쓴 뿌리를 계속 품고 있을 수 있겠는가?


성령께서 내 속에서 일하셨고, 나는 이제 좋은 마음으로 믿음을 가지고 전 아내를 위해서 기도할 수 있다. 정말로 100퍼센트 그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도달하려면 아직까지 멀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실로 놀랍게 내 마음을 어루만지고 부드럽게 하셨다.


4. 내 속에 깊이 숨은 죄를 대면해야만 했다


 “자기 자신을 영적 멘토로 택하는 것은 바보를 멘토로 삼는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교부가 있다. 또 누군가는 “자기 자신을 믿을 때 쓰러지지 않은 사람을 난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행히 나는 훌륭한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며, 진실하고 은혜로우면서도 의미 있는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너무도 자주 나 자신을 고립시킴으로써 죄의 기만적인 계획에 빠지곤 했다. 예를 들어, 새롭게 연애를 시작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을 때에도 나는 죄가 가진 커다란 힘에 관해서 여전히 순진했다. 하나님은 지속적으로 나의 연약함을 드러내셨고, 내가 얼마나 절박하게 하나님을 필요로 하는 존재인지를 알게 하셨다.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는 이렇게 썼다. 


“의인들 가운데 갑자기 진짜 죄인이 발견될 때,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겁에 질린다. 따라서 우리는 거짓과 위선 속에 살면서도 죄와 더불어 홀로 남아 있다. 그러나 사실은 우리가 죄인이다! [중략]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경건한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복음의 은총이다. 복음은 우리에게 진리를 들이대면서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죄인이다. 대단히 절망적인 죄인이다. 이제 죄인인 당신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로 나아가라. 하나님은 당신을 있는 그대로 원하신다. 그는 당신에게서 희생도, 공로도, 그 어떤 것도 원하지 않으신다. 그는 오로지 당신만을 원한다. “내 아들아 네 마음을 내게 주며”(잠 23:26).”


이혼을 통해 내가 죄인임을 깨닫고 또 내 마음을 하나님께 더 드릴 수 있다면, 나는 이혼의 고통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리라.


5. 결혼은 여전히 교회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드라마다


나는 최근에 이혼 이후 처음으로 결혼식 주례를 하는 놀라운 특권을 누렸다. 나는 그 부부가 나의 개인적인 상황을 혼전 상담이나 결혼식 주례자의 장벽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에 고무되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부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반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그 부부의 공개적인 결혼 서약을 목격하는 축복을 받았다는 것이다. 


내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결혼에 대한 나의 확신이 흔들린 것은 아니다. 건강한 결혼은 여전히 가능하다. 결혼은 변함없이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이다. 내 경험이 진리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 


6. 가장 힘든 시간에 나는 종종 하나님과 가장 가까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혼이 최종 확정된 후 사람들이 했던 이런 말을 나는 싫어한다. “이게 최선이었어. 이제 당신 두 사람은 각자 행복하기만 하면 돼. 애들도 잘 자랄 거야.” 나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복음은 우리에게 두 가지 진리를 동시에 단단히 붙들도록 요구한다. 죄는 끔찍하고 그에 따른 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분의 영광과 그분을 사랑하는 자녀들의 선을 위해 죄를 사용할 수 있으며 또 사용하신다. 나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혼하길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또한 하나님이 이혼까지도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그분은 나를 지키셨고, 내게 자신을 더 많이 보여주셨고,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예수님을 더 닮아 가도록 만드셨다. 


나는 이혼이 남긴 수많은 상처들이 너무도 싫다. 그럼에도 나는 시편 기자와 함께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시 119:71)라고 고백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자비의 아버지시요 모든 위로의 하나님이시며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고후 1:3-4)라는 말씀에 의지하면서 나는 이전보다 더 영적으로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분이 주시는 피난처에서 당신의 지친 영혼도 위로받기를 기도한다. 




원제: Hope When Your Spouse Divorces You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무제


결혼은 변함없이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이다. 내 경험이 진리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

Share this story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트위터로 공유하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공유하기
  • 공유하기

작가 Craig Luekens

크레이그 루켄스는 코네티컷 주 뉴헤이븐에 위치한 Christ Presbyterian Church의 부목사이다. Indiana University, Yale Divinity School(MDiv), Gordon Conwell Theological Seminary(ThM)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예일대학교에서 Athletes in Action의 코디네이터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