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 쉐퍼, 2020년을 향해 경고했다
by Elliot Clark2020-12-28

쉐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닌, 일종의 문화 전쟁을 요구한다. 쉐퍼는 마치 영적 혁신(spiritual reformation)처럼 보이는 기독교 혁명(Christian revolution)을 요구한다

Schaeffer calls for a kind of culture war—though not the sort of battles we might be imagining. Schaeffer wants a Christian revolution, the kind that looks like spiritual re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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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프란시스 쉐퍼(Francis Schaeffer)가 남긴 기독교에 대한 공헌을 고려할 때, 우리는 종종 스위스 알프스의 라브리 공동체와 그의 주목할만한 저서 ‘거기 계시는 하나님(The God Who Is There)’, ‘이성에서의 도피(Escape from Reason),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How Should We Live?)’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그의 가장 잘 알려지지 않은 저서 중 하나인 ‘20세기 말의 교회(The Church at the End of the 20th Century)’는 아마도 2020년 말 현재 미국 교회가 처한 현실과 가장 깊은 관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확히 50년 전에 발간된, 1970년 수준의 보기 흉한 표지가 반영하듯 이 짧은 책 속에 담긴 내용은 상당히 올드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다루는 주제는 놀랍도록 현대적이다. 쉐퍼는 진리와 개인적 책임의 상실, 권위의 붕괴, 그리고 증가하는 폭력이 가져다주는 위협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는 또한 임박한 생태 재앙과 과학적 조작, 심지어 국가가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개발하고 무기화 할 가능성까지도 경고한다.


어쩌면 이런 점이 아마도 이 책의 가장 큰 약점일지도 모르겠다. 즉, 책의 진정한 가치가 쉐퍼가 제시한 경고 때문에 가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쉐퍼의 분석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교회에게 총체적이고 희망적이며 긍정적인 방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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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말의 교회

프란시스 쉐퍼


“우리 세대에 교회에게 미래가 있습니까? 나는 교회가 지금 정말로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고 믿습니다. … 우리는 현재 엄청난 압력과 더불어 미래의 조작이라는 위험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만날 위기는 너무나 엄청나서 지난 40년 간 교회가 치른 전투가 마치 어린아이 장난처럼 보이게 될 것입니다.”


오늘날 쉐퍼가 예측한 압력과 전투는 복음주의 교회 전체를 휩쓸고 있다. 그 위기는 주변 세계의 도덕적 부패에서 비롯되었다. 그 위기는 기독교적 원칙과 정치 이념 사이의 갈등에서 비롯되었다. 그 위기는 또한 교회 내부, 특히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도덕적 그리고 신학적 타협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만나는 쉐퍼의 통찰은 기독교인으로 하여금 이러한 전투를 이해하고 대처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IVP


쉐퍼 시대의 혼란


쉐퍼는 당시에 있었던 학생 혁명에 대해서 쓴다. 그가 살았던 시대에 미국과 유럽의 청소년 문화를 특징지었던 것은 부모와 정치 엘리트들의 권위주의를 보면서 느낀 그들의 환멸감이다. 그들은 그런 권위주의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 어떤 구속도 받지 않는 자유에 관심이 있었다. 거기에 끝없는 전쟁이 가져다 준 피로감도 있었다. 그리고 집에서, 특히 미국에서 학생들은 빈곤과 인종 차별이라는 두 가지 문제에 불안해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신 좌파(New Left)로 알려진 정치 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책의 서두에서 쉐퍼는 지금 사회가 양극화, 환멸, 희망의 상실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정치적으로 볼 때, 쉐퍼는 애초에 자유라는 개념을 탄생시킨 유대-기독교와의 분리를 통해 자주적 자유를 추구하던 고전적인 자유주의가 결국 종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게 된 환경을 한탄한다. 그는 또한 기본적으로 보존할 가치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탈 기독교 사회를 사는 상황 속에서도 개념상 현상유지(status quo)를 위해서 싸울 수밖에 없는 보수주의의 무익함에 대해서도 경고를 던진다.


1970년에 쉐퍼는 유럽 대륙뿐만 아니라 미국에게도 이미 탈 기독교 국가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는 문화적인 힘과 영향력을 상실해버린 역사적 기독교가 이제 서구에서조차 소수가 되어버린 현실에 대해서 묘사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쉐퍼는 복음주의자들이 처한 큰 위험을 지적하는데, 안위와 풍요함 그리고 개인적인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정치 엘리트의 편을 드는 바로 그 위험이다. 사회적인 혼란과 격변을 맞아 쉐퍼는 기독교인이 순간에 지나지 않는 안락함을 위해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놀랍도록 선구자적인 작업을 통해서 쉐퍼는 서구 사회를 떠받치던 기독교적 기반이 무너질 때 닥칠 수밖에 없는 자유의 상실을 계속해서 예언한다. 그리고 이에 대응하여 쉐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닌, 일종의 문화 전쟁을 요구한다. 쉐퍼는 마치 영적 혁신(spiritual reformation)처럼 보이는 기독교 혁명(Christian revolution)을 요구한다.


개혁: 더 나은 혁명 


오늘날과 놀랍도록 유사한, 그가 살았던 시대의 사회적, 문화적 현실을 감안할 때, 쉐퍼는 지금 교회에게 꼭 필요한 진정한 혁명의 세 가지 측면을 제시한다.


1. “기독교인들은 호전적인 사람이 되는 것과 동맹자가 되는 것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기독교인은 어떤 특정한 정치 진영의 편을 들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특정한 이상을 긍정하고 또 다른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그 이상의 실현을 이룰 수 있다. 쉐퍼는 이렇게 썼다. “사회적 불의가 있다면, 그렇다고 말하십시오. 지금 우리에게 질서가 필요하다면, 그렇다고 말하세요.” 우리 시대에도 이 점은 여전히 적용된다. 교회는 천국의 가치(예를 들어, 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 Black Lives Matter, BLM)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 하며, 동시에 여전히 지상 왕국의 가치, 판단 및 행동(예를 들어, BLM이라는 의제와 관련해서 문제가 되는 측면들)과 맞서 싸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쉐퍼가 살았던 시대와 마찬가지로 목사와 기독교인은 반드시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에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쉐퍼는 교회가 그리스도와 성경, 진리와 사랑을 대변하기 위해서라도 특정 정치적 세력의 편이 아니라 철저하게 외부 세력으로 남아야 한다고 믿는다. 즉 교회는 정치적 양극화와 문화적 종속(cultural capitulation)을 모두 거부하면서도 옳은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대를 이어 내려온 부모의 정치적 소속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을 가진 다음 세대를 향해서 던지는 쉐퍼의 호소일 것이다. 그런 현실이 50년 전에도 사실이었다면 오늘날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도 그건 바뀌지 않았다.


2. “기독교인과 교회는 진지하게 진리를 다뤄야 합니다”


이 혁명의 두 번째 구성 요소는 아카데미 차원에서 논의되는 신학적 자유주의에 대항하는 동시에 전도를 통해 세계를 품으려는 담대한 진리 선포(truth-telling)를 포함한다. 현대 교회는 초대 교회처럼 종교적, 세속적 세력 모두로부터 경멸을 당해도 기뻐할 정도로 진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다시 말해서 교회에게 필요한 것은 사도들의 정신(backbone), 변하지 않는 복음을 수호하기 위해 부끄러움과 거절을 기꺼이 감당하는 정신이다. 그러나 쉐퍼는 동시에 위선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진정성에 매력을 느끼는 문화일수록 비진리를 실천하는 얄팍한 교회를 기가 막히게 분별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쉐퍼는 말한다. “지금은 진리라는 개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세대에게 우리 기독교인이 진리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어야 하는 때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교리 뿐 아니라 삶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쉐퍼는 교회가 불신자들과의 깊은 대화에 참여할 것을 독려한다. 거대한 컴퓨터가 지배하는 “전자 마을(electronic village)”을 예측했던 캐나다 철학자인 마샬 맥루한(Marshall McLuhan)을 언급하면서, 쉐퍼는 기독교적 증언이 피상적인 의사 소통에 맞서 싸워야 할 뿐 아니라, 기독교는 언제나 “제대로 된 콘텐츠를 다뤄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하는 전도와 변증은 트위터의 몇 마디 또는 영감을 주는 인스타그램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끝없는 비난과 폭언의 시대에 기독교인의 반응은 깊은 관계성과 명백한 합리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2020년 현재, 쉐퍼가 던지는 위선에 대한 경고는 정치적 음모와 과학적 추측을 퍼뜨리려는 기독교인에게도 적용된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려고 한다면, 무엇보다 지적 진실성(intellectual integrity)을 통해 상대방의 신뢰부터 얻어야 한다.


3. “교회는 진정한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기독교인은 진리를 설교하고 비진리에 맞서야 한다고 쉐퍼는 말한다. 쉐퍼는 또한 기독교인이라면 세상을 향해서 “이 세상에서도 얼마든지 아름답고 특별한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교회에 도전한다. “세상이 기독교인의 인간관계에서 아름다움을 볼 수 없다면,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을 바탕으로 산다고 하면서도 기독교 공동체가 다툼과 싸움 그리고 내분을 멈추는 모습을 세상이 보지 못한다면, 우리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지 않습니다.” 교회는 하나의 대안적 공동체, 사랑으로 하나가 된 진정한 가족을 의미한다. 그리고 쉐퍼는 그러한 사랑을 증언하고 또 그러한 공동체를 육성하는 실질적인 수단으로서 타 인종 및 전혀 다른 사회 경제적 계급을 향한 급진적인 환대를 주장한다.


쉐퍼는 “그리스도인의 표시”(별도의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음)라는 제목의 부록으로 책을 마무리하는데, 다음과 같은 사랑을 호소한다. “우리의 사랑은 세상이 관찰할 수 있는 형태를 가져야 합니다. 세상이 우리의 사랑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오늘날 많은 교회 속에서 세상이 보는 것은 우리가 정치적 경쟁자나 이념적 반대자들을 향해 드러내는 사랑이 아니다. 정치적 싸움은 이제 교회 속으로까지 깊이 파고들었다. 내 기억에 올해처럼 교회가 갈갈이 찢어진 해는 없는 거 같다. 인종간의 긴장, 과열된 선거, 코로나 대응 방식, 심지어 마스크를 쓰느냐 마느냐와 같은 문제로 교회는 분열되었다. 우리가 전쟁을 벌이려면 그 전쟁은 우리 속에서 일어난 분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2020년 말 교회는 사랑으로 하나되어 회복을 경험해야 한다. 그리고 교회를 지켜보는 세상에게 아름다운 공동체의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원제: Francis Schaeffer Warned Us About 2020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무제

우리가 전쟁을 벌이려면 그 전쟁은 우리 속에서 일어난 분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If we’re to wage war, it needs to be on our divisiv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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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Elliot Clark

엘리엇 클라크는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MDiv)를 졸업하고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며 다문화 교회 개척 사역을 했다. 현재 Training Leaders International에서 해외 교회 리더들을 훈련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