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은혜를 주옵소서
by Jeff Robinson2018-11-01

나를 구원의 은혜에 머물게 하는 매일의 은혜에 대하여는 하나님께 거의 감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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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들뜬 마음으로 그녀의 페이스북 화면을 클릭했다. 그녀의 남편(내 오랜 친구)과 이젠 각자 가정을 꾸렸을 것 같은 그들의 두 자녀를 보게 된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오래전에 그 가정과 우리 가정은 한 교회에서 촉망받는 리더십 그룹에 속해 있었다. 당시 내 눈에 그 부부는 마치 영적 거인과 같았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나는 한없이 겸손해졌다. 그들은 성경을 깊이 알고 있었고, 매일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이후 우리 가족은 신학교에 가기 위해 그곳을 떠나게 되었다. 그 즈음 그들도 다른 도시로 떠나며, 그곳에서 더 큰 리더십을 맡게 되었다. 


20년 전에 우리는 그랬다.


그런데 그녀의 페이스북 사진들이 나를 적잖이 당황하게 만들었다. 남편은 사라지고 없었다. 다른 남자가 내 친구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그들의 두 자녀도 눈에 띄지 않았다. 안타까움을 몰려왔다. 페이스북 한 페이지에는 그녀의 인생철학이 표현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내용은 그리스도나 어떤 신앙의 대상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당신이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인생이 당신을 붙잡기 전에 당신이 그 인생의 주도권을 움켜쥐어야 한다.” 그곳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종교적 흔적은 어느 유명한 ‘번영’ 복음 설교자의 기사뿐이었다. 그 기사의 제목은 “더 멋진 당신 발견하기”였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두 번 더 클릭하자 그녀의 전 남편, 내 친구의 페이스북도 볼 수 있었다. 마찬가지였다. 새 여자와 새로운 세계관이 거기에 있었다. 아이들도 없었고, 하나님도 없었으며, 내가 전에 알던 가족이라고 인식할 만한 어떠한 내용도 없었다.


도대체 그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들의 자녀는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무엇이 그들의 결혼생활을 이토록 바꿔놓은 것일까? 무엇이 그들의 신앙을 변질시키고 멀어지게 했을까? 나는 진정 그들의 신앙과 가정이 그렇게 변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한 가지 깨달음이 내 머리를 치는 듯했다.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어. 우리 가족이 겪을 수도 있는 일이었어.’


물론 나는 그들의 마음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분명히 알 수는 없다. 언젠가 그들이 마음을 돌이켜 예수님을 다시 찾을지도 모른다. 내 인생과 그들의 인생에는 단 한 가지 차이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곧 하나님은 나와 내 아내에게 ‘끝까지 견뎌내는 은혜’(persevering grace)를 베푸셨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이 나를 구원하신 은혜에 대해 감사하는 일을 잊는 법이 거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나를 구원의 은혜에 머물게 하는 매일의 은혜에 대하여는 하나님께 거의 감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후로 옛 친구인 그들을 위해 기도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내 인생 기슭에 매일 같이 은혜의 파도가 밀려오게 하시는 은혜에 대해 주님께 감사하게 되었다.


견뎌낼 수 있도록 지켜주시는 하나님

 

하나님이 당신의 믿음을 지켜주시는 은혜에 당신이 가장 최근에 기뻐한 것은 언제인가? 나는 최근에 야고보서 4장을 설교하다가 “하나님께서는 더 큰 은혜를 주십니다”라는 6절 말씀에 이르게 되었다. 내가 계속해서 하나님을 믿고, 매일의 죄를 회개하고, 성경을 묵상하고, 말씀을 설교하며 가르치고, 하나님이 행하신 일에 관한 글을 쓰고, 또한 우리 가족을 사랑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하나님이 내 마음에서 당신이 사역을 지속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한번 구원은 영원한 구원이다’(once saved always saved)라는 명제나 ‘성도의 견인’(perseverance of the saints) 교리에 대한 논쟁은 흔히 그 미묘한 의미나 강조를 간과한 채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곤 한다. 나는 다른 글(“Perseverance of the Saints: Tertiary or Foundational?”)에서 참된 그리스도인은 결코 그들의 구원을 상실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성경은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답변을 주고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분명히 하나님의 말씀은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바뀌어 마침내 거짓 신자들이 밝혀질 때가 온다는 사실을 가르친다(가령, 요한일서 2:19이나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등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예수, 믿음의 용사


내가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머무를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의 아들이 나를 위해 기도하시기 때문이다. 바로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의 우편에서 나를 위해, 당신의 백성 모두를 위해 기도하신다. 주님의 대제사장 기도는 어떻게 예수님이 당신의 백성을 위해 간구하고 계시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예시이다. 


세상 중에서 내게 주신 사람들에게 내가 아버지의 이름을 나타내었나이다. … 내가 그들과 함께 있을 때에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보전하고 지키었나이다. 그중의 하나도 멸망하지 않고 … 내가 비옵는 것은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다만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 … 그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니이다. … 내가 아버지의 이름을 그들에게 알게 하였고 또 알게 하리니 이는 나를 사랑하신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나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 함이니이다”(요 17장).

예수님은 또한 사탄이 베드로를 밀 까부르듯 시험하리라는 사실을 아셨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돌아올 수 있도록 그를 위해 간구하셨다. 요한복음의 결론은 베드로의 회복에 대한 이야기다. 


당신이 낙담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지금 이 순간 예수님이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계신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길 바란다. 주님의 기도는 우리의 기도와 같지 않다. 주님의 기도는 뒤죽박죽 무질서하지도 않다. 주님의 기도는 그 동기가 복잡하지도 않고, 오류도 없다. 주님은 완벽하게 기도하시며, 하나님 아버지는 그 기도에 응답하신다. 매 순간 말이다. 다시 말하건대 우리가 은혜 안에 머물며 견뎌내고 있는 이유는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아버지의 우편에서 간구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넘치는 은혜 안에서 누리는 기쁨


물론 이는 성도의 견인에서 우리가 그저 수동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는 수많은 위험과 수고와 유혹을 거치며 그리스도를 신뢰하게 된다. 우리가 견뎌내고 있다는 말과 하나님이 우리를 견뎌내게 하신다는 말, 둘 다 온전히 성경적이다.


내가 살아오면서 겪은 힘들었던 전환점들을 돌아볼 때마다 하나님의 주권적인 손길이 함께하셨음을 깨닫는다. 대학 시절에는 나를 신앙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교수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여전히 더 위대하신 분으로 내 마음속 그 자리에 계셨다. 아버지는 대학 졸업을 6주 앞둔 갓 스물두 살이었던 나를 두고 갑자기 돌아가셨다. 일련의 사건들로 내 마음은 한없이 무너졌지만, 그리스도는 여전히 더 위대하신 분으로 항상 같은 자리에 계셨다. 우리 부부는 첫 아이를 유산했다. 말할 수 없이 슬펐지만, 그리스도는 여전히 더 위대하신 분으로 그 자리에 계셨다. 나의 첫 목회 현장은 시험으로 가득했고, 내 계획보다 훨씬 일찍 마침표를 찍고 말았다. 하지만 그리스도는 여전히 더 위대하신 분으로 그 자리에 계셨다.


난관과 고난을 겪으면서 여전히 예수님을 따르고 있는가? 눈앞에 있는 것을 거머쥐라는 수많은 유혹에도 불구하고 주님께 꼭 붙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이 참고 견뎌낼 수 있도록 지켜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라. 하나님은 지금까지 우리를 지켜주셨고, 앞으로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견뎌낼 수 있도록 우리를 지켜주실 것이다.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일을 완성하시고 우리가 하나님을 대면할 때까지 그렇게 우리를 지켜주실 것이다. 



원제: Give Us This Day Our Daily Grace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장성우

우리가 은혜 안에 머물며 견뎌내고 있는 이유는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아버지의 우편에서 간구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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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Jeff Robinson

제프 로빈슨은 The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박사학위(PhD)를 받고, 현재 미국 TGC의 편집장으로 섬기고 있다. 켄터키주 루이스빌에 위치한 Christ Fellowship Church의 부목사이며, Andrew Fuller Center for Baptist Studies의 연구교수이며, Southern Seminary에서 교회사를 가르치는 겸임교수이다. 목회 사역을 시작하기 전에 약 20년 동안 신문기자로 활동했다. 공저서로 한국어로 번역된 '천국 묵상'과 'To the Ends of the Earth: Calvin’s Mission Vision and Legacy'와 '15 Things Seminary Couldn’t Teach Me'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