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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타락한 교회 지도자의 리더십 회복
by Don Carson2021-03-02

라비 재커라이어스의 성적인 죄가 오랜 기간 지속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타락한 교회 지도자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들 수 있다. 이에 관해 돈 카슨 교수가 몇 년 전 쓴 글이 있어 소개한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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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기독교 지도자들이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회복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회복의 조건은 무엇인가?


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이 죄, 특히 성적인 죄에 빠져들고 그것이 백일하에 드러남에 따라 이 질문이 주는 긴급성이 심화되고 있다. 이 주제를 다룬 책들도 이미 많이 나왔기에, 필자의 이 짧은 글의 의도는 모든 관련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자 함이 아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고려해야 할 중요한 바가 무엇인지 네 가지 면에 있어 제시해보고자 한다. 


1. 구체적으로 질문하라


우리가 던지는 질문 자체가 때로는 애매모호하거나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기독교 지도자가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라고 질문하면 당연히 “무엇이 회복되는 걸 말하세요?”라는 반문이 돌아올 것이다. 성적인 죄라고 가정할 때, 회복이라는 것이 '가족 관계의 회복'을 말하는 것인가? 이는 해당 배우자에게 달린 것이고, 그 배우자의 반응에 따라 우리가 고려해야 할 많은 요인들이 있을 것이다. 그 질문을 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주님과의 관계 회복'을 의미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렇다”이다. 그 성적인 죄악이 얼마나 비통한 것이든 상관없이, 용서받지 못할 죄는 아니다.   


하지만 주님과 관계를 회복했고, 출교에 해당하는 징계를 받았지만 이제는 교회 회원으로서의 지위도 회복되어 성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교회에서의 리더십까지 자동적으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교회의 정회원이라고 해서 교회를 섬기기 위한 직분을 모두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경적인 이유로 누군가가 어떤 직분으로부터 제명되었다면, 그가 그 직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이제 그 사람이 해당 직분에 대해 성경이 요구하는 자격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 여부로 귀결된다. 

 

2. 그 직분에 대한 성경적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는가


그 사람이 그 직분에 대해 성경이 요구하는 자격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두 가지 관련 문제가 있다. 좀 더 실제적인 교훈을 배우기 위해, 간음의 죄로 징계를 받은 이전 목회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목사는 회개했고, 교회 장로와 목회자들의 감독을 받기로 동의했으며, 박탈당했던 교회 회원 자격도 다시 회복했다.   


이제 문제는 이 사람이 목회자의 직분을 다시 취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관련하여 생각해 볼 문제 두 가지는 아래와 같다.  


(가) 혹시 같은 죄를 다시 범할 위험은 없는가? 이에 답할 수 있으려면 그가 얼마나 깊이 회개했는지, 영적인 회복은 어느 정도인지, 그가 합의를 보았다면 그 합의의 내용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가 앞으로 어떠한 책무를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목회적 판단이 필요하다. 솔직하게 말한다면, 목회자를 포함하여 성적인 부분에서 죄를 범한 사람들이 다시 동일한 죄를 범할 확률은 지극히 높다.    

 

장로들에게는 성적 범죄 경력이 있는 목사로부터 양 떼를 보호해야 할 윤리적 의무가 있는데, 미국처럼 소송이 빈번한 사회에서는 장로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 의무를 실천한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죄를 범한 목회자가 같은 죄를 다시 범하지 않을 만큼의 도덕적 결단에 이르렀는지에 대해 목회적 결정을 내려야 할 의무도 있다. 성경적인 용어를 쓰자면, 장로들은 이 목회자가 이제 진실로 '절제'(딤전 3:2)하는 사람이 되었는지, 또한 자기 집을 잘 다스리는(딤전 3:4) 사람인지 판단해야 한다. 그가 간음함으로 감독, 즉 목회자가 되기에 부적합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 바로 이러한 영역들이기 때문이다. 


(나) 신자들 뿐 아니라 불신자들 사이에서도 그의 도덕적 죄가 그 목사의 신뢰성을 얼마나 망가뜨렸는가?


3. 신뢰도 측정


이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더욱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만일 타락한 그 목회자를 지지하는 이들이 간음은 용서받지 못할 죄가 아니기 때문에 그 목회자의 지위를 회복시키지 않는 것은 장로들이나 교회가 사랑이 부족하고 용서할 줄 모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항변한다면, 그들의 주장은 본질을 흐리는 논리라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공적인 신뢰성이다. 바울은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으며”(딤전 3:2)라 말하며 “또한 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라야 할지니”(딤전 3:7)라 가르친다. 


“책망할 것이 없으며”라는 말은 죄를 짓지 않는 완벽성을 추구하라는 것이 아니다. 목사가 될 자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책망하는' 도덕적 결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더 나아가, 이 목회자가 “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라야 할지니”라는 말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 어떤 교회는 목회자에게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묶여 있어, 그가 비통한 죄를 범했을지라도 그가 회개했다는 표시만 보여준다면 교회 안의 많은 이들이, 심지어 대다수가, 그가 계속 목회를 하도록 해준다.  


하지만 외인들은 어찌 할 것인가? 외인들이 그 목회자의 간음을 보고,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능글거리는 웃음을 지어도 괜찮은 일인가? 오늘날 그리스도의 이름이 조롱을 받는 것은, 목사 자신이 간음의 죄를 범했기 때문이라기보다 교회가 자기 정욕도 주체하지 못하는 목사로부터 영적 지도를 받아도 상관 없다고 말하기 떄문일지도 모른다. 이 목회자가 신뢰성을 심각하게 무너뜨렸기 때문에 그가 도덕이나 신뢰성에 관해서는 어떤 설교를 하건, 신자들이나 불신자들 할 것 없이 그의 설교를 결코 마음으로 받지 않고 듣는 척만 하게 될 수도 있다. 


4. 어려운 질문을 던지라


이 점에 비추어 봤을 때, 장로들은 이 넘어진 목회자가 개인적인 수준에서 잘 회복되고 있는지 뿐 아니라, 교회 및 외인들이 이제 그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해 쉽지 않은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전자의 영역에서 목회자가 잘 해내고 있다고 해도 후자의 영역에 대해 어려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시점에 이르면, 한때 넘어졌다가 현재 회복되고 있는 이 목사가 다시 목회 리더십을 수행할 수 있는지는 그가 공적인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나는 이 부분에 있어, 공적 신뢰도 손상은 영구적이므로 타락한 목회자는 결코 다시 목회 리더십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강경론자들과는 생각을 달리 한다. 이 강경론자들의 생각이 옳은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자기 마음대로 정한 세 달 근신 후에 이제는 사역을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고 했던 1980년대의 유명 사역자 지미 스웨거트(Jimmy Swaggart) 같은 경우는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바닥에서부터 작은 일들을 다시 신실하게 감당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재기하는 것을 통해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회 건물 청소, 연로하신 분들을 위한 교회 주차 봉사, 또는 기도회 참석 등으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어떤 구역 모임에 수년간 겸손하고 탁월한 자세로 참여하고 나면 종종 그 모임을 인도해달라는 요청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신실한 집사 같은 이가 되고, 더 많은 시간이 가면 그의 신실한 가정 생활과 그의 깊은 성경 지식이 합쳐져 더욱 많은 이들이 이 사람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게 할 것이다. 이제 가끔씩은 설교를 하기 시작할 것이고, 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자신감을 공적으로 회복하고 영적인 리더십을 수행할 수 있는 지위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목회직이 회복되는 것에는 두 가지가 암시되어 있다. 첫째, 타락 전에 가졌던 목회적 권위를 그대로 회복하지는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그 일을 완전히 잊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사람이 상당한 신뢰성을 회복했음을 모두가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가 그의 타락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거나 가르칠 때면 사람들은 항상 그 목회자의 끔찍한 잘못을 기억해낼 것이다. 둘째, 타락 전에 유명했던 목사일수록 공적으로 완전히 회복되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유명했기 때문에 그의 넘어짐으로 인해 더욱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았다. 그러므로 그의 완전한 신뢰성 회복은 더욱 어렵기 마련이고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원제: Can a Fallen Christian Leader Ever Be Restored?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이정훈

한때 넘어졌다가 현재 회복되고 있는 이 목사가 다시 목회 리더십을 수행할 수 있는지는 그가 공적인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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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Don Carson

돈 카슨은 캐나다 토론토 Central Baptist Seminary에서 석사학위(MDiv)와 영국 Cambridge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PhD)를 취득하고, 일이노이주 디어필드에 위치한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의 신약학 명예교수로 섬겼다. 팀 켈러와 함께 TGC를 설립하고 2019년까지 대표로 섬겼다. The Enduring Authority of the Christian Scriptures를 비롯하여 수많은 책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