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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삶

새해에 꼭 필요한 셀프컨트롤
by Jen Wilkin2020-01-01

새해가 밝았다. 올 새해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우리는 연말에 과식을 했다든가 이제부터 체중 관리에 좀 신경을 써야겠다든가 하는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을지도 모른다. 새해란 모름지기 셀프컨트롤에 다시 도전하는 시간이니 그런 대화가 이상할 것은 없다. 그런데 올해 나는 좀 다른 형식의 자기 훈련을 시작해 볼 참이다. 이 훈련은 허리 사이즈를 줄이려는 계획보다 더욱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작년 이맘때, 나는 우연히 어느 신문 기사에 실린 1930, 40년대 광고를 읽게 되었다. 그 광고는 살찌는 식품을 선전하고 있었다. 내용이 하도 진지해서 얼마나 코믹하게 보였는지 모른다. “일주일이면 당신도 5파운드나 살을 찌울 수 있다.” “나는 10파운드를 늘렸다. 그 결과 원하는 상대를 자신감 있게 만나고 있다.” 내가 이 광고를 딸에게 보여 주자, 이렇게 반응했다. “엄마, 믿기지 않는데요. 이거 진짜 광고인지 인터넷에서 확인하셨어요?”


물론 내용이 터무니없어 보이긴 했지만, 그 광고는 모두 진짜였다. 말하기가 좀 창피한데, 내가 그 내용을 읽으며 즉각적으로 보인 반응은 이랬다. “아, 나 너무 늦게 태어났어.” 오동통 살이 오른 부인이 매력적인 여성으로 존중받는 시대를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남미 여자들이 그 문화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몸매를 갖추려고 히프에 살을 찌운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혹한 운명이 있나! 여기서 태어나는 게 아니었어. 히프에 살이 쪄도 아무 문제가 없는 데서 태어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먼 옛날부터 모든 여자는 이런 생각을 마음에 품고 살아왔다고 볼 수 있다. 즉 이상적인 신체의 아름다움이 분명 존재하니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 말이다. 인류 역사의 상당 기간 동안은 여자의 몸이 풍만하고 곡선이 뚜렷할 때 아름답다고 여겼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나 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여성 조각상을 보면,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관점에서는 ‘대형 사이즈’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몸매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역사에서는 그렇게 살이 오른 여성이 아름답게 여겨졌다. 왜냐하면 한가하게 빈둥거릴 수 있는 부유한 여자만이 그런 몸매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그런 풍만한 육체가 다산을 상징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과거에 그런 풍만함은, 매일같이 잘 먹으면서 일은 안 해도 될 만큼 돈이 많지 않은 한, 대부분의 여자로서는 이룰 수 없는 꿈의 몸매였다. 오늘날에는 트랜스 지방이나 과당, 시럽 등으로 인해 그 꿈이 사라지고 말았다. 오히려 지금은 그와 반대로, 부유하고 한가한 사람들이 영양 결핍에 시달리며 과로한 상태처럼 보이려고 애를 쓴다. 그리고 우리 대부분도 그런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그렇다면 살찐 여성이 아름답다고 칭송받던 시대에 살았으면 정말 더 나았을까?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결국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는 ‘뚱뚱하냐 말랐느냐’가 아니라 ‘완벽하냐 그렇지 않냐’이기 때문이다. 여성은 언제나 세상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신체의 아름다움을 기준으로 삼아 자신을 평가해 왔다(혹은 스스로를 그 기준에 속박시켜 왔다). 그 기준은 시대가 흐르며 바뀌게 마련이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변하지 않고 있다. 그 아름다움의 기준이란 우리가 도달하기 힘든 이상을 제시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결국 우리가 이를 수 없는 상태에 이르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풍만하기 힘든 시대에는 풍만해지기를 원했고, 날씬하기 힘든 시대에는 날씬해지기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완벽한 몸매에 대한 기대 의식은 오늘날 여성에게 더 빨리, 그리고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 중학교만 들어가도, 여학생들은 이상적인 신체를 가져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중년의 부인도 마찬가지인데, 다만 의사에게 실제로 메스를 들어 자신의 몸을 시술해 주기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렇듯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실제로 육체의 살을 깎아 내며 몸에 새기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우상(몸)을 깎아 조각함으로써 스스로를 훼손시키고 있다. 현대 문화에서 완벽한 몸매는 과거 어느 때보다 여성다움을 더욱 드러내는 비결이 되었다. 이 비결은 엄마로부터 딸에게로 세심하게 전수된다. 이때 엄마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친절, 화평, 관용을 추구하며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내면의 아름다움을 갖추도록 본을 보이는 수고보다 더 정선된 말과 행동을 동원하여 그 비결을 전수한다.


이런 현상을 볼 때, 신자만이 누릴 수 있는 소망이 있다. 곧 때가 이르면, 자기 혐오감에서 완전히 벗어나 우리 자신의 겉모습을 기뻐하는 마음 가운데 살아갈 수 있다는 소망이다. 그날 우리에게는 썩지 않는 새로운 몸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 몸은 더 이상 무덤에 들어갈 필요가 없는 육체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날씬한 허벅지라든가 예쁜 외모에 마음을 뺏겨 장래의 소망을 놓쳐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런 허영심이 각자에게 얼마나 결정적이고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게 될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날까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당연히 우리 각자의 신체를 청지기로서 잘 관리해야 한다. 단순한 외모가 아니라 진정한 건강을 위해서 말이다. 두 명의 여자가 똑같은 러닝머신 위를 달릴 수 있지만, 그들의 동기는 전혀 다를 수 있다. 그렇게 뛰는 진짜 이유는 각자가 알 것이다.


이미 말했지만 1월은 칼로리와 운동 또는 체중 감량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이야기를 안 해 보면 어떨까? 허리 사이즈가 변했다며, 친구나 자녀들 앞에서 이런저런 변명을 늘어놓지 않는다면 어떨까? 더 나아가 부활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오늘부터 우리의 몸을 건강하고 바르게 관리해 보면 어떨까? 거울 앞에 설 때마다 절망적인 심정에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보다, 또는 그렇게 때가 이르면 우리의 몸도 순식간에 변화될 것이라며 미래의 소망에 호소하기보다, 그 영광스러운 진리 가운데 오늘을 똑바로 살아 본다면 어떨까?


그래서 올해는 단순히 식사량을 줄이기보다 외모에 관한 대화를 줄여 보면 어떨까? 당연히 헬스장에도 가고, 식단을 짤 때 채소와 과일 섭취량도 늘리며, 목부터 무릎까지 내려오는 운동복을 입고 하루에 10킬로씩은 달려야 할지도 모른다. 다만 그런 노력에 대해 떠벌리며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친구에게 야위어 보인다는 말도 하지 말자. 그 대신 그녀의 매력적인 정신이 참 좋다고 말해 주자. 그런 식으로 잠시 있다가 사라질 것보다 오랫동안 지속될 것을 추구하도록 상대를 칭찬해 주자. 만일 상대가 우리의 외모나 몸매에 대해 언급한다면, 고맙다고 반응만 하고 얼른 주제를 바꾸도록 하자. 자신의 연봉이 얼마나 되는지 또 인맥이 얼마나 넓은지, 이런 끝도 없는 대화의 리스트에 몸에 관한 이야기도 집어넣자. 그리고 우리가 운동하며 키운 자기 통제력을 입술을 다스리는 데도 적용해 보자. 올해부터 다른 지체들을 생각해서라도 이러한 실천에 힘쓰다 보면, 하나님의 은혜로 진정한 여성다움의 비결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탄수화물을 피하는 데보다 성품을 일구는 데 힘쓰고, 미모를 가꾸는 데보다 경건을 이루는 데 주력하는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지체들이여, 우리는 완벽한 몸매가 아니라 거룩을 이뤄 가도록 함께 부름 받았다. 그렇다면 새해에 우리는 어디에 에너지를 쏟아야 할까? 더 이상 체형이나 사이즈에 대한 이야기로 영혼의 식단을 채우지 말고, 진리의 말씀을 즐기며 포만감을 누려 보자. 우리 자신과 친구와 자녀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에게 한 해를 열어 주신 주님과 그분의 나라를 위해 그렇게 실천해 보자. 그러면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질 것이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New Year, New Self-Control

번역: 장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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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Jen Wilkin

젠 윌킨은 작가, 강연자, 성경 교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None Like Him: 10 Ways God Is Different from Us 등 다수의 책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