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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세우기

종교 개혁,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
by John Piper2019-10-22

근본적으로 개신교의 종교 개혁은 죽음과 죄의 상태에 있는 우리가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에 대해 로마 가톨릭교회와 벌인 논쟁이다. 종교 개혁자들은 우리를 죽음의 상태에서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오직 은혜’이고 우리의 형벌을 대신 받고 우리를 위한 완전함을 이루실 수 있는 분은 ‘오직 그리스도’뿐이라 믿었다.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졌고 하나님의 진노가 거두어졌다는 이 두 가지 기적은 오직 ‘믿음으로’ 받는 선물이었다. 우리 중 누구도 결코 그것에 대해 공로를 주장하거나 그것을 자신의 능력으로 얻어낼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이 ‘솔리 데오 글로리아(soli Deo Gloria),’ 다시 말해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게 되는 것에서 완결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1. 하나님의 영광이란 무엇인가?


‘거룩’의 기본 의미는 평범한 것으로부터의 “구별”이다. 그 정의를 모든 평범한 것들로부터 무한히 “구별”된 하나님께 적용해 보면, 하나님은 무한히 “독특한,” 말하자면 세상에서 가장 희귀하고 가장 완벽한 다이아몬드 같은 분이심을 알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성경을 관통하는 지배적인 본질은, 이렇게 무한히 귀할 뿐 아니라 무한히 순수하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독특성이 피조계를 통해, 또한 역사 및 구속 안에서 행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으로서 퍼져 나간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하나님의 셀 수 없는 완전함의 본질적 가치와 아름다움과 위대함이 밖으로 밝게 퍼져 나가는 것’이다. 


필자가 하나님의 “셀 수 없는 완전함”이 지닌 아름다움이 밝게 퍼져 나간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성경이 하나님의 권능의 영광과(살후 1:9) 하나님의 은혜의 영광(엡 1:6)을 말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모든 속성은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다이아몬드를 구성하는 면들이다. 하나님이 자신의 속성들 중 하나라도 잃으신다면 그분의 영광은 감소하는 것이다. 사실, 그렇게 되면 그분은 더 이상 하나님이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영광에 대해 말할 때, 나는 그것이 하나님의 본질과는 다른, 즉 하나님이 가지고 있는 어떤 것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 ‘자신’의 가치, 아름다움, 위대함이 밖으로 밝게 퍼져 나와 그분이 구속하신 백성들이 그것을 영적으로 목도하고 즐거워하는 것이다.   


2. 왜 하나님의 영광이 모든 것의 목적이 되어야 하는가?


하나님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셨다. 이것이 영원 전부터 있었던 하나님의 계획이었다. 이것이 모든 피조계, 역사, 그리고 구속을 향한 그분의 목적과 디자인이었다. 하나님의 영광은 그분의 창조하심, 만물을 붙들고 다스리심, 그리고 구원하심을 통해 드러난다.


시편 기자의 고백인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시 19:1)가 보여주듯 하나님의 영광은 창조의 목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피조물들 자체가 바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는 뜻이다. 이사야는 “내 아들들을 먼 곳에서 이끌며 내 딸들을 땅 끝에서 오게 하며 내 이름으로 불려지는 모든 자 곧 내가 내 영광을 위하여 창조한 자를 오게 하라 그를 내가 지었고 그를 내가 만들었느니라”(사 43:6–7)고 선언한다.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이 하시는 모든 일에 적용된다.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이의 계획을 따라 [중략] 이는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전부터 바라던 그의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엡 1:11–12).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롬 11:36). 


그렇게도 광활한, 아무도 살지 않는 은하(銀河)들이 셀 수도 없이 존재하는 이 우주에서 점 하나처럼 작은 지구에만 사람이 사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 우주가 사람이나 피조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광대한 우주를 보며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하고 광대한 분인지를 조금이나마 느끼게 하고자 하신 것이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광대하심을 완전히 느끼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나님은 경건치 못한 ‘솔리 데오 글로리아’들을 창조하셨고, 붙들고 다스리실 뿐 아니라, 그들을 의롭다 칭해 주신다.   


3. 하나님은 의롭다 칭함 받은 그분의 백성들을 통해 어떻게 가장 충만하게 영광을 받으시는가?


나는 기독교 희락주의자다. 나는 ‘하나님이 의롭다 칭하신 백성들이 하나님 안에서 가장 만족할 때 하나님은 그분이 의롭다 칭하신 백성들로부터 최고의 영광을 받으신다’고 믿는다. 또한, 웨스트민스터 교리 문답이라는 종교 개혁 신앙의 위대한 요약본을 만든 목사와 신학자들이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분을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이다”라고 썼을 때 내 생각과 똑같은 것을 표현한 것이라 믿는다. 


그들은 우리의 목적이 그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라고만 하지 않고, 그분을 영화롭게 ‘하고’ 그분을 즐거워하는 것이라 했다. 또한 그들은 영화롭게 함과 즐거워함이 독립된 두 목적이 아닌 하나의 목적임을 명시했다. 그들은 바울이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빌 1:21)라고 한 말의 의미를 깊이 고찰한 것이다. 그리스도의 최상의 아름다움과 가치가 가장 밝게 빛날 수 있는 길은 바울이 그리스도 안에서 최고의 만족을 누리는 것이었다. 심지어 고통 중에서도,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것이 죽음이라고 해도 말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당신의 영광 안에서 무한한 만족을 누리길 바라셨다. 우리가 행복해지는 것이 온 피조계의 궁극적 목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무한히 영광스러운 하나님, 온 우주의 궁극적 가치이신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에게 지극한 기쁨이 되실 때에 우리는 비로소 그분이 우리의 최고의 보화가 되심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4. 하나님이 모든 영광을 받으신다면, 우리도 영화롭게 될 것인가?


우리가 “솔리 데오 글로리아(하나님께만 영광을)”라고 말할 때 우리가 의미하는 바는 사람이 영광의 조각을 조금이라도 누릴 때 그 영광은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아 궁극적으로 만물의 원천이요 목적인 하나님의 영광만을 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나님의 영광으로 영화롭게 될 것이라고 놀랍도록 분명하게 말한다. 


우리가 다 수건을 벗은 얼굴로 거울을 보는 것 같이 주의 영광을 보매 그와 같은 형상으로 변화하여 영광에서 영광에 이르니 곧 주의 영으로 말미암음이니라(고후 3:18).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지금은 하나님의 자녀라 장래에 어떻게 될지는 아직 나타나지 아니하였으나 그가 나타나시면 우리가 그와 같을 줄을 아는 것은 그의 참모습 그대로 볼 것이기 때문이니(요일 3:2).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롬 8:30).


우리를 당신의 영광으로 영화롭게 하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의도는 왜 그토록 확고한가? 이유는 간단하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기쁨, 즉 하나님이신 그분의 기쁨이 우리 안에 있어 우리의 기쁨도 충만케 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를 향한 그분의 목적이라 말씀하셨기 때문이다(요 15:11; 17:13). 하지만 747 점보제트기 엔진을 자그마한 스마트카(Smart Car: 독일제 2인승 극소형 자동차-역주)에 장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나님의 기쁨이라는 화산(火山)을 아직 영화롭게 되지 못한 내 영혼의 찻잔에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한히 영광스러운 기쁨은 영화롭지 못한 사람들 안에 담을 수 없다. 우리는 영화롭게 ‘될 것이다.’ 그것만이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 가장 만족하여 하나님 한 분만이 우리 안에서 최고의 영광을 받으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요 17:24–26).


나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예수님께 이끌리어 믿음으로 그분을 영접하길 바란다. 우리가 지금껏 얼마나 죄인 된 모습이었든, 그를 믿는 우리 모두는 이제 어떠한 인간적인 공로도 아닌 ‘오직 믿음의 방편을 통해,’ 다른 어떤 희생이나 의를 근거로 삼는 것이 아닌 ‘오직 그리스도’만으로, 하나님의 호의를 누릴 자격이 없지만 ‘오직 은혜’로 의롭다 칭하심을 받았고, 마침내 하나님 한 분만을 우리 삶의 최고의 보화로 즐거워하게 될 그 날, 그리하여 모든 영광이 궁극적으로 하나님 한 분께만 속한다는 것을 드러내게 될 그 날을 고대하는 것이다. 




출처: www.9marks.org 

원제: The Reformation and the Glory of God

번역: 이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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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John Piper

존 파이퍼는 desiringGod.org의 창립자이며, Bethlehem College & Seminary의 총장으로 33년 동안 미네소타에 위치한 Bethlehem Baptist Church의 담임목사로 섬겼다. 대표작으로 ‘하나님을 기뻐하라’가 있으며, 최근 저술한 ‘내가 바울을 사랑하는 30가지 이유’​ 외에 5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