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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여, 전인적으로 적용하라
by Matthew Harmon2019-10-29

설교문을 작성할 때, 깊이 있고 정확한 요점을 들어 청중의 삶을 변화시키는 적용을 준비하기란 쉽지 않다. 흔히 본문을 힘들게 해석하고 그에 대한 신학적 분석을 마친 후에야 교회 안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본문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지만, 그에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가 거의 남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하나님은 설교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듣는 자들을 변화시키기 원하신다. 성경은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롬 10:17). 이처럼 말씀을 듣고 믿는 일은, 구원받을 때 일어나는 회심과 성령의 내주하심을 가져오는 데에서 더 나아가 지속적인 신앙의 성장을 이루는 원인이 된다(갈 3:1-5). 따라서 청중에게 말씀을 선포할 때, 우리는 그들이 말씀을 듣고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나며 성령의 역사로 변화되기를 바라는 것이다(고후 3:17-18).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은 영이요 생명이라”(요 6:63). 이와 같이 성령은 우리가 선포하는 말씀을 수단으로 삼아 죄인을 흑암의 권세에서 그리스도의 나라로 옮기신다(골 1:13-14). 또한 하나님의 백성이 된 자들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더욱 선명히 반영하며 살아가게 하신다(엡 4:17-24).


그러므로 성경의 특정 본문을 청중에게 적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보는 일이란 설교 준비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우리는 설교문을 작성하며 훌륭한 적용을 준비하기 위해 어떤 수고도 마다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기도 모르게 잘못된 습관에 빠지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예를 들어 더욱 ‘실제적인’ 설교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다 못해, 성경 본문에 반응하기 위하여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만 초점을 맞춘 적용을 급하게 준비할 수 있다. 이런 접근은 우리를 위해 그리스도가 무엇을 하셨는지가 아니라 우리 각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기독교 신앙이 근거하고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청중에게 전달하게 만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험하다. 그런 메시지는 예컨대 부지런히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에게는 율법주의에 기초한 자기 의를 추구하게 만들 수 있고, 그와 달리 올바른 신앙인에게 요구되는 기준을 스스로 만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낙심한 자들에게는 그 절망을 더 크게 불러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어느 경우이든, 본문을 적용하는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를 놓치는 결과만을 낳는다. 그 진정한 목적이란 다름 아닌 우리의 전인(entire being)에 영향을 미치는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령의 역사하심을 따라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적용을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전인적인 차원의 적용을 위한 네 가지 질문


성경에서 가장 큰 계명은 바로 전인격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이웃을 우리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가르침이다(마 22:34-40). 이런 점에서 우리가 시도하는 적용 역시도 청중으로 하여금 그와 같은 계명을 성령의 역사하심을 따라 실천할 수 있도록 제시되어야 한다. 아래에 소개되는 네 가지 질문은 그러한 목적을 실현하는 전인적인 차원의 적용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 하나님은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기를 원하실까?


하나님은 신자가 된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마음”을 주셨다(고전 2:16).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리스도를 알기 전에 생각하던 대로 사고하려는 유혹을 받는다(엡 4:17-19). 이런 이유로 하나님은 우리에게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으라고 요구하신다(롬 12:1-2). 올바른 설교는 하나님과 사람 그리고 주변 세상에 대한 그릇된 사고방식을 드러낸다. 그리고 청중으로 하여금 성경적 세계관을 갖추게 한다.


2. 하나님은 우리가 무엇을 믿기를 원하실까?


우리는 진리를 받아들일 때, 그 진리가 우리의 생활을 빚어내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믿지 않고 단순히 지적 수준에서만 이해할 수 있다. 예수님은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처음에는 기쁨으로 받되 이내 뿌리가 없어 넘어지고 마는 사람에 대해 언급하셨다(눅 8:5-15). 이런 사람의 문제는 이해의 결여가 아니라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지키”지 못한 데 있다고 할 수 있다(눅 8:15). 올바른 설교는 우리로 하여금 죄를 짓게 만드는 거짓 믿음이 무엇인지를 드러낸다. 그리고 우리 내면에 참된 믿음을 일으켜 하나님의 말씀을 단순히 이해하는 것과 실제로 믿는 것의 차이를 깨닫게 한다. 그뿐 아니라 비신자에게 도전하여 불신앙을 버리고 그리스도를 신뢰하도록 요청한다.


3. 하나님은 우리가 무엇을 갈망하기를 원하실까?


이 질문은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가 우리 행동의 근원이라고 파악한, 갈망, 의향, 감정, 의지의 결합인 ‘정서’(affections)의 변화를 추구하게 만든다. 하나님은 다른 어떤 대상보다도 그분 자신을 갈망하라고 우리를 부르시지만, 우리는 복음의 역사에서 멀어질 때 악한 일을 갈망하게 된다. 올바른 설교는 우리로 하여금 주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죄악된 갈망, 의향, 감정 등을 드러낸다. 그리고 경건한 갈망을 불러일으켜 우리의 정서가 다시금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지향하도록 만든다.


4. 하나님은 우리가 무엇을 행하기를 원하실까?


끝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 실제로 믿는 내용 그리고 갈망하는 대상을 올바로 회복시키면, 자연히 우리의 행동에도 실질적인 변화가 잇따르게 마련이다. 이러한 행동과 관련하여 성경은 우리에게 직접적인 명령을 주기도 한다(롬 12:9-17). 그러나 수많은 본문은 그보다 덜 직접적인 지침을 제공하며, 구속사에서 우리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여 구체적인 행동에 관해 주의 깊게 생각하도록 요구한다. 올바른 설교는 죄악된 활동이라든가 하나님의 방식에서 벗어난 행동 패턴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신자들로 하여금 말씀의 진리를 실천하도록 하여 하나님과 타인에 대한 사랑이 표현될 수 있도록 돕는다.


청중을 위해 적용의 모범을 보여 주기


우리는 설교 시간을 통해서든 개인적인 대화를 통해서든 하나님의 말씀을 누군가와 나눌 때마다 그 말씀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하는지 그에 대한 모범을 보여 주는 역할을 한다. 이때 전인적인 적용을 보여 줄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1. 위에서 소개한 질문을 설교 시간에 분명히 제시하라


본문 해설에서 적용으로 넘어가는 시간이 될 때, 위의 질문 가운데 한두 가지를 던지며 하나님이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기를 원하시는지 실제로 보여 줄 수 있다. 그렇다고 매번 설교 때마다 모든 질문을 곧이곧대로 사용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럴 경우 설교가 불필요한 형식을 과시하는 일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씩은 각 질문을 설교 곳곳에 전략적으로 배치함으로써 큰 유익을 끼칠 수 있다.


2. 해당 본문이 네 가지 질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이라


대체로 한 본문은 네 가지 질문이 다루는 적용 가운데 한두 가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해당 본문의 메시지가 (야고보서 1장 19-27절에서와 같이) 우리의 구체적인 행동에 비중을 두고 있다면, 우리에게서 나타나는 거짓말이나 그릇된 믿음 혹은 악한 동기를 지적하며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그런 죄악된 행동을 낳게 만드는지를 드러내야 한다. 또는 해당 본문이 우리의 믿음이나 갈망에 더욱 비중을 두고 있다면, 그러한 내적 상태가 어떻게 죄악된 행동을 구체적으로 야기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3. 네 가지 질문이 추구하는 전인적인 변화를 향해 나아가도록 적용을 준비하라


간혹 우리가 다루는 본문이 네 가지 질문의 적용을 분명히 다루고 있지 않을지라도 청중의 마음이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도록 설교할 수 있다. 이를테면 먼저 해당 본문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교훈을 취하여 우리가 그 가르침을 실제로 믿는 일에 어떻게 실패하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그런 후에 바로 그 실패가 드러내는 우리의 갈망에 대해 설명을 하고, 더 나아가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할 때 일어나는 참된 행동은 그와 어떻게 다를지를 묘사함으로써 전인적인 변화를 위해 적용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인생에 참된 변화를 가져오시는 분은 성령이다. 그런데 그 변화를 위해 그분이 사용하시는 주된 도구는 다름 아닌 올바른 설교와 적용이다. 이에 우리는 전인적인 변화를 위해 말씀을 적용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청중도 성경을 읽으며 동일한 방식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에게 적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www.9marks.org

원제: In Your Preaching, Aim for Holistic Application

번역: 장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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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Matthew Harmon

매튜 하몬은 Wheaton College에서 박사학위(PhD)를 받고, 현재 인디아나주 위노나 레이크에 위치한 Grace College and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약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 저서로 Jeremiah: A 12-Week Study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