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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미래가 ‘보이는’ 농촌교회

농어촌 목회가 블루오션이다

by 조성돈2023-04-22

지난 글에서 농어촌교회의 어려움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교회에서 점점 늘어나는 빈자리를 보며 공황장애까지 겪었던 한 목사를 소개했다. 인구절벽과 고령화의 위기 앞에 놓여 있는 한국 교회에 이 목사의 공황장애는 상당히 상징적인 의미를 던진다. 아마 이것이 현재 농촌교회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서 농어촌교회의 목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교회들이 있다. 이번 글에서부터는 그런 성공적 농촌교회의 모델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결성감리교회는 충남 결성에 있다. 결성면은 홍성군에 속해 있는데, 홍성은 홍주와 결성이 합치면서 이루어진 이름이다. 즉 과거에 결성면은 상당한 규모를 자랑했다. 그런데 현재는 인구 2천 명의 작은 마을이 되었다. 이곳에 결성감리교회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다. 교회당은 언덕 위에 아주 당당하게 서 있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교인들은 많이 줄어들었다. 현재는 약 70명 정도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결성감리교회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목회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주로 생각할 수 있는 것과는 구별되는 지점들이 있다. 첫째는 평화기도회이다. 한 달에 한 번 주일 오후 예배에 겸해서 드린다. 이 기도회에는 결성지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을 초청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도한다. 면장, 농협조합장, 양돈사업자, 복지사업가, 장애인공동체 운영자, 향토사학자 등등이다. 이분들이 와서 자기들의 사업을 소개하고, 때론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초청된 사람들이 모두 신자는 아니어서 교회로서는 주저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런 평화기도회를 통해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지역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회를 이어가고 있다. 교인들도 이러한 취지를 이해하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초청된 연사들도 아주 의미 있게 생각한다. 심지어 기도회에 참여인원이 30명 정도 되었는데, 연사는 60-70명 정도 모였다고 기억한다. 그만큼 이 자리를 귀하게 본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둘째는 기부봉사단이다. 교인들이 한 달에 1만 원씩 하는 기부금이 한 달이면 약 50만 원 정도가 모인다. 그 돈은 매달 결성 면민이나 교우 가운데 어려움을 당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 데 쓰인다. 때론 물품을 사서 드리기도 하고 현금을 지원하기도 한다. 가능하면 매달 이 모인 돈이 쓰이도록 한다. 이 돈을 쓰기 위해서 기부봉사단을 만들고, 위원을 두어서 운영한다. 큰돈은 아니지만 이렇게 써야 할 돈을 세워 놓으니 생각이 바뀌었다. 전에는 누가 교회에 도와달라고 하면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그런 부담이 없어졌다. 


“지금은 누구 도와줄 사람이 없을까? 이게 관심사에요. 왜냐면 내가 매달 해야 하니까, 그러니까 누가 어려운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예전에는 두려웠는데, 지금은 반가워요. 왜냐하면 내가 도울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매달 도움을 줄 사람을 찾아다니기가 쉽지 않아서 면사무소의 사회복지 담당팀과도 협조하고 있다. 요즘은 그러한 의도가 닿아서 추천을 잘 해준다. 특히 이런 담당자를 통해서 구체적인 정보가 온다. “이렇게 어렵습니다.” “이분은 쌀과 반찬이 필요합니다.” “이분은 돈이 필요합니다.” “이런 건 이분에게는 필요 없습니다.” “다른 지원이 있습니다.” 매우 구체적이다. 이렇게 면사무소와도 협조가 긴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는 공유냉장고이다. 한 번은 마을에 노숙인이 나타났다는 정보가 왔다. 농촌 마을에 노숙인을 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 마을에서는 처음이었다. 이야기를 듣고 그가 기거한다는 비닐하우스를 찾아갔다. 그가 있었다. 그냥 흙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기거하고 있고, 낮에는 노동을 하면서 살았다.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지적장애인이었다. 면사무소에 이야기해서 먼저 주거를 해결했다. 농촌지역에는 비어 있는 집들이 있다 보니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먹는 문제가 남았다. 직접 매번 해 드리는 것도 서로 부담일 것 같았다. 그래서 교회에 냉장고를 들였다. 교회와 교인들이 그 냉장고에 먹을 것을 채웠고, 그가 와서 편할 때 꺼내 갈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이때 홍성군에서 공유냉장고 사업을 시작했다. 같이 갈 마음에 신청을 했고, 홍성군 공유냉장고로 인정받았다. 이 냉장고는 이후 이분만 아니라 마을에 거하는 외국인들에게도 개방했다. 


2021년 언론에 인상적인 뉴스 영상이 나왔다. 한 외국인 여성이 현관에서 교회를 향해 깊은 절을 하는 장면이었다. 알고 보니 공유냉장고에서 먹을 것을 가져가고 고마운 마음에 아무도 없는 교회를 향해서 절을 하고 간 것이다. 당시는 코로나 상황에서 신천지의 방역 방해와 교회가 방역에 어려움을 가져온다고 해서 사회적 인식이 아주 안 좋던 시기였다. 그런데 뉴스에 이러한 것이 나왔으니 상당히 큰 반향이 일었다. 바로 이 교회가 결성감리교회다. 외국인 여성은 공유냉장고에서 음식을 가져가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로써 이 교회는 절 받는 교회가 되었다. 

 

결성감리교회 목사는 농촌교회가 지속가능하겠냐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했다. 


“농촌교회도 기본적으로 도시교회와 그 기본적인 어떤 영적인 욕구는 똑같아요. 그리고 이제 농촌교회가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여기 어떤 질문이 또 나올지 모르겠지만 창조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공동체 목회는 창조적으로 그래서 어떤 목회자의 은사나 이런 거를 잘 활용하면 오히려 목회자가 충분히 창조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들이 도시보다 많을 거예요. 또한 공동체의 규모가 작으니까 참여의 효과가 훨씬 좋은 것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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