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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삶

‘희미하게 눈뜬’ 신앙의 사람들

신앙 재건: 새 시대에 걸맞은 기독교 만들기①

by Tim Keller2022-10-27

30년 전부터 맨해튼에 있는 우리 교회는 과거에 가졌던 믿음을 해체하고 재건하는 다양한 단계에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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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재건: 새 시대에 걸맞은 기독교 만들기


1. ‘신앙 해체’ 현상

2. 걸어 다니는 나무 같은 사람

3. 해체: 무너뜨림

4. 해체: 세움

5. 신앙의 재건이 일어나는 때

6. 신앙의 재건, 그리고 오늘의 문화

7. 두 번째 만지심

1. ‘신앙 해체’ 현상 


지난 몇 년에 걸쳐서 전혀 의심이라고는 모르고 복음주의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던 많은 사람이 믿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이런 추세에 맞춰서 실로 많은 이가 신앙에서 완전히 떠났다. 한편으로는 교파가 전혀 다른 교회로 옮긴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중 일부는 교회 내 성적 학대 또는 부패한 권력 남용의 희생자이기도 하다.[1] 그러나 그들이 교회를 떠난 가장 큰 이유는 그리스도인의 위선, 성직자 스캔들, 가혹하고 율법주의적인 가르침, 그리고 기독교와 정당 또는 전통문화와의 부적절한 결탁(marriage)이 가져다준 환멸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을 ‘신앙 해체’(faith deconstruction)라고 부른다. 이 용어는 전통적인 텍스트와 사회 제도 뒤에 숨겨진 권력 역학을 찾고 폭로하는 데 주력한 데리다(Derrida)와 푸코(Foucault) 및 기타 프랑스 포스트-구조주의자들(post-structuralists)의 작업을 떠올리게 만든다. 기독교 내 해체 운동을 이러한 사상가들과 연관시키는 것은 약간의 “포스트모던적 멋(chic)[2]을 제공할 뿐 아니라, 그것을 아주 새로운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효과까지 준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2. 걸어 다니는 나무 같은 사람


뉴욕시에서 리디머 장로교회(Redeemer Presbyterian Church)를 개척했을 때, 우리는 수적 부흥을 경험했다. 뉴욕에 사는 헌신적인 많은 그리스도인이 비그리스도인 동료와 이웃과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할 통로로 우리 교회를 소개했다. 그들을 예배에 데리고 왔고, 우리는 곧 예배 참석자의 무려 3분의 1이 사실상 과거에 교회 배경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종교적이지 않은(secular)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다른 3분의 1은 그리스도인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나머지 3분의 1이었다. 그들을 도대체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쉽지 않았다. 그들 중 상당수가 과거에 교회를 열심히 다녔고, 또 그들이 다녔던 교회는 대부분 보수 교회였거나 복음주의 교회였다. 그러나 뉴욕에 온 후 그들은 교회 출석을 완전히 중단했고, 더 나아가 아예 기독교를 떠났다. 그러니까 그들은 오늘날 알려진 용어대로 하면, 이전까지 자신들이 믿던 신앙을 ‘해체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내게 리디머 교회는 과거에 다녔던 교회와는 달리 믿을 만한(credible) 뭔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믿음과 불신앙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있다고 느꼈다. 그렇게 30년 전부터 맨해튼에 있는 우리 교회는 과거에 가졌던 믿음을 해체하고 재건하는 다양한 단계에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로이드 존스(D. M. Lloyd-Jones)는 이런 사람들에 관한 매혹적인 설교를 했다. 마가복음 8장 강해 설교, “걸어 다니는 나무 같은 사람”(Men as Trees, Walking)이었다. (로이드 존슨의 영적 침체: 그 원인과 치료(Spiritual Depression)에서 한 장을 이루는) 이 설교는 눈먼 사람을 손으로 만져 고치시는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이다. 예수께서 그 사람에게 지금 볼 수 있느냐고 물으시자, 그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나무 같은 것들이 걸어 다니는 것 같습니다”(24절)라고 대답한다. 즉, 움직이는 형태는 구분할 수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명확하게 볼 수 없었다. 예수님이 두 번째로 만지자, 그의 시력이 완전히 회복되었다(25절)


이 이야기를 하면서 로이드 존스는 예수님이 고치신 그 눈먼 사람처럼 교회에는 기독교 신앙에 감동을 받았지만 여전히 신앙과 씨름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고 지적했다. 목회자로서 로이드 존스는 이런 영적 상태에 있는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이 과연 그리스도인인지 아닌지는 로이드 존스도 확신할 수 없었고, 그건 당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세상이 주는 즐거움에 빠지지 않을 만큼은 기독교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스스로에 대해 행복을 느낄 만큼 충분히 알지는 못합니다. … 그들은 보지만,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실로 안타깝지만, 내가 그들의 상태를 이렇게 묘사하는 데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입니다.[3]


이런 사람들이 정말로 요즘 들어서 빠르게 증가하는 건지, 아니면 단지 좀 더 많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오랜 시간 함께했던 기독교 신앙이 그들에게 더 이상 신빙성(credible)이 없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고 있다. 



[1] 나는 기독교 공동체 내에서 성적, 신체적, 또는 여타 종류의 직접적인 학대의 희생자가 된 사람들이 믿음을 유지하거나 갱신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복잡하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글에서 그 부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루지 않는다. 


[2] Carl Trueman, “Josh Harris’s Message Remains the Same,” First Things, August 12, 2021.


[3] D.M. Lloyd-Jones, Spiritual Depression: Its Causes and Cure, Eerdmans, 1965, 40.



원제: Reconstructing Faith: Christianity in a New World

출처: quarterly.gospelinlife.com

번역: 무제


예수님이 고치신 그 눈먼 사람처럼 교회에는 기독교 신앙에 감동을 받았지만 여전히 신앙과 씨름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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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Tim Keller

팀 켈러(1950-2023)는 Gordon-Conwell Theological Seminary(MDiv)와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DMin)에서 수학했으며, 뉴욕 맨하탄 Redeemer Presbyterian Church의 초대 목사로 섬겼다. City to City와 Faith & Work, The Gospel Coalition을 설립하여 교회 개척, 복음 갱신, 복음 연합에 큰 역할을 했으며, ‘팀 켈러, 하나님을 말하다’와 ‘팀 켈러의 센터처치’ 등 다수의 책과 수많은 컨퍼런스 강연과 설교를 통하여 복음적 변증가로 자리매김하며 전 세계 목회자들과 그리스도인들에게 많은 울림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