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으로

그리스도인의 삶

무신론자의 믿음
by Glen Scrivener2022-06-20

나는 신앙인이고 회의론자이다. 내가 믿는 것이 (또는 의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 나는 신앙인이기도 하고 회의론자이기도 하다

Share this story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트위터로 공유하기

“너도 알겠지만 난 네 믿음을 절대로 가질 수 없어.” 내 친구가 편지에 이렇게 썼다. 이 친구는 자기 기질로 볼 때 뭘 믿는다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내 친구 중에 이렇게 생각하는 친구가 많다. 아마도 당신의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들은 자기는 신앙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 그리스도인은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터무니없는 사고방식이지만 흔한 사고방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로 이건 너무나 터무니없다. 왜냐하면 나는 신앙인이고 회의론자이기 때문이다. 내가 믿는 것이 (또는 의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 나는 신앙인이기도 하고 회의론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 친구도 마찬가지다. 내 친구는 (어떤 것에 대해서는) 신앙인이고, 동시에 (다른 어떤 것에 대해서는) 회의론자다. 우리는 모두 믿음으로 살고 있다. 우리 모두, 언제나, 그렇게 산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믿음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믿음의 두 유형


나는 우리의 믿음을 구분하여 “일상의” 믿음과 “가장 깊은” 믿음’이라고 부르곤 한다. “일상의” 믿음은 우리가 항상 실행하는 믿음이다. 이 믿음은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건 무엇인지, 사람을 움직이는 건 무엇인지, 사회를 작동시키는 건 무엇인지에 대한 우리의 도덕적 가정이 다. 이런 믿음을 우리는 거의 점검하지 않는다. 증명하려고도 정당화하려도 하지 않는다. 이 믿음은 그냥 우리가 숨 쉬는 공기다.


이런 믿음에는 “사람에게는 본질적인 가치가 있다” “사회는 가장 약한 구성원을 대하는 방식으로 판단해야 한다” “힘이 정의는 아니다” “모든 사람들은 세상에서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역사의 호(弧)는 길지만 정의를 향해 휘어져 있다” 같은 것이 있다.


이런 “일상의” 믿음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있다. 어떻게 우리가 다들 이것들을 믿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들을 믿는다. 내 친구들도 이것들을 믿는다. 현대 세계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것들을 믿는 것 같다. 이렇듯 정말로 우리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믿음으로 하나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우리가 “가장 깊은” 믿음 곧 실재의 근본적인 본질에 관한 형이상학적이고 종교적인 관점에 관해서 토론하지만 말이다. 크나큰 틈은 바로 이 수준에서 벌어진다. 


가장 깊은 갈등


리처드 도킨스가 보는 우주는 “근본적으로 계획도, 목적도, 악도, 선도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맹목적이고 무자비한 무관심만을 있을 뿐이다.” 반면에 모세는 “그 영원한 팔이 떠받쳐 주신다”(신 33:27)고 말한다. 그러니 골라잡아라. 무신경하고 잔인한 힘이 떠받치고 있는 우주, 아니면 사랑의 팔을 뻗고 계시는 영원한 하나님,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가장 깊은’ 수준에서 발생하는 믿음의 충돌은 화해가 불가능해 보인다.


이처럼 엄청난 차이이다 보니, 내 친구가 왜 내가 믿는 그런 믿음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맹목적이고 무자비한 무관심”과 “영원한 팔”을 펴시는 사랑 사이의 간극을 연결할 다리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틀을 바꿀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 두 개의 가장 깊은 믿음 사이에 존재하는 틈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에, 다른 불일치에 초점을 맞추는 게 어떨까? 왜냐하면 정말 연결할 수 없는 균열은 우리의 무신론자 친구들 ‘내부에 존재하는’ 균열이기 때문이다. 다음 문장들에 어떤 부조화가 있는지 살펴보자.


• 우리는 불가침의 인권을 가지고 있는 영리한 침팬지이다. 

• 우리는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볼 의무가 있는 생물학적 생존 기계이다.

우리는 무의미한 바위에 매달려 무의미한 우주에서 영원한 멸종을 향해 돌진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 행성을 우리가 물려받은 것보다 더 나은 상태로 물려주어야 한다.

• 적자생존은 인간 삶에 대한 가장 심오한 설명이며, 블라디미르 푸틴은 틀렸다.


내 친구들은 이 진술들에서 절반은 진심으로 믿는다. 나도 그렇다. 그리고 이러한 가장 소중한 직관들이 모든 수준에서 우리의 됨됨이를 형성한다. 정말이지 우리는 (증명할 수 없는) 이러한 믿음들에 목숨을 건다. 우리는 모두 믿음의 사람이다. 그러나 지적해야 할 진정한 불일치가 있다. 그것은 무신론자의 가장 깊은 믿음과 그리스도인의 가장 깊은 믿음 사이의 불일치가 아니다. 가장 극명한 불일치는 무신론자들 ‘안에’ 존재한다. 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직관과 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믿음 사이에 있는 간극이 그것이다.


예수 혁명의 영향을 받다


The Air We Breathe: How We All Came to Believe in Freedom, Kindness, Progress, and Equality(우리가 숨 쉬는 공기: 우리 모두는 어떻게 자유, 우애, 진보, 평등을 믿게 되었는가)에서, 나는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일곱 가지 직관이 어떻게 모두가 공유하는 가치가 되었는지 다루었다.

 

• 평등: 우리는 계급, 인종, 종교, 성별, 성(sexuality)과 무관하게 모든 인간 가족 구성원의 평등한 도덕적 지위를 믿는다. 

• 연민: 우리는 사회를 가장 약한 구성원을 대하는 방식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믿는다. 

• 동의: 우리는 힘 있는 사람이 자신을 남에게 강요할 권리가 없다고 믿는다. 

• 계몽: 우리는 모든 사람을 위한 교육을 믿으며, 완력이 아니라 설득과 논쟁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교육의 힘을 믿는다. 

• 과학: 우리는 과학을,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삶을 개선하도록 도울 수는 과학의 능력을 믿는다.

• 자유: 우리는 사람은 재산이 아님을 믿으며, 우리 각자가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해야 한다고 믿는다. 

• 진보: 우리는 역사의 호가 길지만 정의를 향해 휘어져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이러한 가치들을 창세기부터 조지 플로이드까지 독자를 초대하여 기독교 이야기의 맥락에서 탐구한다. 우리는 이 책에서 구약에서 시작하여, 신약으로 이어지고, 초기 교회의 성장, 중세 그리스도교세계(Christendom), 과학의 진보, 노예무역 폐지, 2차 세계대전과 민권운동을 거쳐 현재까지 살펴볼 수 있다.


각각의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가장 소중한 직관들이 당시에는 전혀 명백하거나 자연스럽거나 보편적이지 않은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이러한 가치들은 기독교 이전과 비기독교 문화권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분명히 말하건대, 이러한 믿음들은 모두 예수 혁명(a.k.a. 기독교)을 통해 왔다. 그리고 이것들은 예수 혁명을 빼고서는 거의 의미가 없다.


신앙인과 비신앙인 사이의 충돌에 집중하고 싶은 유혹이 들 때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모든 사람은 신앙인이다. 그리고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소중한 믿음들에 대한 놀라운 합의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입증할 수 없는 가치들이 기독교 혁명을 통해 우리가 숨 쉬는 공기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더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소중한 믿음들을 역설할 때마다, 우리는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충돌은 정말이지 비그리스도인 안에 존재하는 충돌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친구들이 (비록 스스로 불신자라고 주장하기는 하지만) 소중히 여기는 믿음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떼어놓고서는 성립하지 못한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견고한 토대다. 다른 토대는 모두 가라앉는 모래다.



편집자 주: 이 글은 Glen Scrivener의 The Air We Breathe(The Good Book Company, 2022)를 간추린 것이며, 이 책은 The Good Book Company와 협력하면 출간되었습니다. 


원제: Everyone You Know Is a Believer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김은홍

가장 극명한 불일치는 무신론자들 ‘안에’ 존재한다. 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직관과 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믿음 사이에 있는 간극이 그것이다

Share this story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트위터로 공유하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공유하기
  • 공유하기

작가 Glen Scrivener

글렌 스크리브너는 저술과 강연 및 온라인 매체를 통해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사역에 힘쓰고 있으며, 복음주의 사역 단체인 Speak Life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The Gift'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