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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신학

예수님에게 여자 제자가 있었을까?
by Rebecca McLaughlin2022-06-14

예수님에게 여자 제자가 있었을까? 그렇다.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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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예수님한테는 여자 제자가 없어요?” 아홉 살 엘리자는 언제나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그 아이가 던진 질문에 나는 주로 “글쎄, 잘 모르겠는데”라는 말로 시작한다. 부모의 책임 중 하나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엘리자가 여자 제자 질문을 했을 때, 나는 “예수님한테도 여자 제자가 있었어”라고 대답했다. 


엘리자가 이런 질문을 던질 만도 하다. 이스라엘 열두 지파는 아브라함의 손자 야곱의 열두 아들로부터 시작되었고, 예수님은 유대인 열둘을 “사도”(apostles)로 택하셔서 하나님 백성의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마 19:28, 눅 22:30). 마가는 사도를 이렇게 묘사한다. “예수께서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또한 사도라고 이름하셨다.] 이것은, 예수께서 그들을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그들을 내보내어서 말씀을 전파하게 하시며, 귀신을 쫓아내는 권능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막 3:14-15). 마가가 “제자”(disciples)라고 할 때는, 바로 이 열두 사도를 보통 의미한다.


예수님의 여자 제자들


하지만 누가는 열두 명이 단지 예수님 제자의 일부였다고 설명한다. 밤새도록 기도하신 후, 예수님이 “제자들을 부르시고, 그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는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다”(눅 6:13)라고 썼다. 그렇다면 예수님과 함께 여행한 더 큰 무리의 제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누가는 훨씬 더 큰 이 무리에 많은 여자가 포함되어 있음을 분명히 한다. 


죄인이라 욕먹는 여자를 용서하신 예수님은 그녀를 자의식에 빠진 종교적인 남자보다 더 칭찬하셨다는 이야기를 한 누가는 바로 이어서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그 뒤에 예수께서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그 기쁜 소식을 전하셨다. 열두 제자가 예수와 동행하였다. 그리고 악령과 질병에서 고침을 받은 몇몇 여자들도 동행하였는데, 일곱 귀신이 떨어져 나간 막달라라고 하는 마리아와 헤롯의 청지기인 구사의 아내 요안나와 수산나와 그 밖에 여러 다른 여자들이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의 일행을 섬겼다(눅 8:1-3).


누가는 예수님과 함께 여행한 많은 여자가 육체적으로나 영적으로나 예수님에게서 받았으며 또한 그들이 예수님의 사역에 재정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이것은 중요하다. 누가는 종종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에게 우리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는 예수님에게 끌린 부유한 여인들을 엿볼 수 있다. 예수님께 너무 매료되어 아예 집을 떠나 예수님을 따라갔다. 복음서 기자들은 예수님을 눈으로 직접 본 목격자의 이야기를 쓰는 경우에 그들의 이름을 정확히 언급했다. 누가가 특히 세 여자의 이름을 언급한 건 다름 아니라 그들이 그가 누가복음을 쓰기 위해 만나서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 중 일부라는 점을 암시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막달라 마리아


가장 먼저 등장하는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의 여자 제자들 중에서 단연코 가장 유명하다. 남편이나 아들의 이름을 언급해 여러 마리아를 구분하는 대신에 막달라 마리아는 고향으로 구별되었다. 마치 예수님을 때때로 “나사렛 예수”라고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이 마리아가 결혼했는지, 아이가 있는지 여부를 알지 못한다. 어떻게 생겼는지 또는 그녀의 성관계 이력에 대해서도 모른다. 그녀가 회개한 매춘부라는 생각은 그녀가 죽은 지 수 세기 후에야 생긴 것이다. 누가가 알려주는 건 단지 예수님이 그녀에게서 일곱 귀신을 쫓아내셨다는 것이다. 막달라 마리아는 악한 영적 세력에 휘둘려 완전히 황폐해진 사람이었다. 하나님의 아들이 만든 핵심 무리에 들어오기에는 가장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가장 어울리지 않을 사람을 즐겨 선택하신다.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과 내내 함께 사역을 했을 뿐 아니라, 나중에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악마의 놀이터에 있던 막달라 마리아는 이제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하나님의 계획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녀의 눈을 통해 우리는 어떤 예수님을 엿볼 수 있는가? 마리아의 삶을 완전히 변화시킨 분, 악마의 구덩이에서 끌어내어 헌신적인 제자로 서게 하신 예수님을 마리아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 


요안나


누가가 언급한 두 번째 이름인 “헤롯의 청지기인 구사의 아내 요안나”는 막달라 마리아보다 훨씬 덜 유명하다. 누가복음을 열 번 읽어도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누가복음을 면밀히 읽는 사람이라면, 세례 요한을 투옥하고 참수한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라도 요안나는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 헤롯은 예수님이 태어나셨을 때 통치했던 헤롯 대왕이 아니라 그의 아들 중 한 명인 헤롯 안티파스이다. 예수님이 사역하실 때 갈릴리를 통치한 왕이다. 누가는 예수님에 관한 소식을 들은 헤롯이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 했다고 말한다. “요한은 내가 목을 베어 죽였는데, 내게 이런 소문이 파다하게 들리는 사람은 누구인가?”(눅 9:9). 누가가 헤롯의 반응을 어떻게 알았을까? 요안나를 통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헤롯 집안의 관리인 구사는 헤롯 안티파스의 궁정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했을 것이다. 그의 아내는 궁중에서 오가는 수다에 접근할 수 있었을 것이고, 결국 논쟁의 여지가 있는 랍비 예수와 함께하기 위해 궁정의 안락함을 포기한 그녀는 사람들 사이에서 큰 화젯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사실,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로 한 요안나의 결정은 위험한 것이다. 예수에게 흥미를 느꼈지만, 헤롯은 동시에 예수를 죽이려고 했다(눅 13:31). 헤롯 궁정의 일원인 요안나는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렸고, 큰 위험을 감수했다. 헤롯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누가의 독특한 통찰은 아마도 그녀 덕분일 것이다. 


예수님의 사역에 동참함


요안나의 높은 사회적 지위는 여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여행한 이유가 단순히 잡일을 하려는 게 아님을 분명히 한다. 리처드 보컴은 이렇게 주장한다. “[누가복음 8:1-3의] 예수의 제자 공동체 내에 있는 여자들이 단지 일반 가정에서 수행했던 성별에 따른 역할에 할당되었다고 가정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방법이다.” 요안나 정도라면 당연히 집에 하인이 있었을 것이다. 오히려 예수님의 제자 중 부유한 여인들은 예수님의 사역에 자금을 지원했다.


물론 그렇다고 여자들이 잡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이 제자도의 본질임을 거듭해서 가르치셨다. 무릎을 꿇고 그들의 발을 씻기기까지 하셨다(요 13:1-17). 그러나 누가는 특히 요안나라는 여자를 언급함으로써 여자는 집안에서 남자들을 내조나 하면 된다는 관념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린다. 


요안나의 눈을 통해 우리는 어떤 예수님을 만나는가? 적의 궁정에서조차 자기 백성을 선택하여 그의 왕국에서 섬기도록 하시는 분이다. 그를 위해서라면 우리는 세상 모든 지위도 버릴 수 있고, 높은 지위에 있는 친구도 버릴 수 있으며, 모든 돈을 다 쓰고, 모든 위험까지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 


예수님에게 여자 제자가 있었을까? 그렇다. 확실하다. 누가가 누가복음 8:1-3에서 이야기하는 여자들은 “처음부터 말씀의 목격자요 전파자가 된 이들”(눅 1:2)이었다. 그리고 이천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에서 복음이 읽히는 곳마다 그들의 이야기가 들린다. 



TGC 편집자 주: 이 글은 레베카 맥클러플린(Rebecca McLaughlin)이 쓴 Jesus Through the Eyes of Women: How the First Female Disciples Help Us Know and Love the Lord(TGC, July 2022)여성의 눈으로 본 예수 그리스도: 우리는 어떻게 주님을 더 사랑할 수 있는가)에서 간추린 것입니다. 


원제: Did Jesus Have Female Disciples?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무제

누가는 특히 요안나라는 여자를 언급함으로써 여자는 집안에서 남자들을 내조나 하면 된다는 관념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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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Rebecca McLaughlin

레베카 맥클러플린은 런던 Oak Hill Seminary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Cambridge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TGC 정기 기고자이며, 대표 저서로 ‘기독교가 직면한 12가지 질문’(Confronting Christianity, 죠이북스 역간)이 있다.